4월은 본격적으로 텃밭에 초록빛이 돌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지난 가을에 뿌려준 꽃씨들이 하나 둘 자라 꽃 봉오리를 달기 시작하고 그동안 성장이 멈춘것 처럼 보이던 식물들도 조금씩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쌈채소류를 조금 일찍 심었다면 조금씩 수확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조금씩 텃밭이 분주해 지기 시작하면서 월마다 쓰는 텃밭 일기나 텃밭 관련 포스팅이 점차 밀리기 시작하는 그런 시기이다. 세상에
4월이 되면 화원이나 모종 시장에 새로운 식물들이 많이 나온다. 3월부터 슬슬 나오기 시작하지만 사실 4월이나 되어야 다양한 식물들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번달에는 새로 구입한 모종들을 열심히 텃밭에 심어주기를 특히 많이 했다.
지난 11월쯤 텃밭에 구근으로 심었던 튤립이다. 2월부터 서서히 피기 시작해서 3월동안 예쁜 모습을 보여 주었는데 이제 슬슬 지려고 하는 기미가 보여서 아쉽다. 보통 튤립은 4월에서 5월이면 슬슬 지기 시작한다. 오후가 되면 곧 꽃잎이 떨어질 듯이 확 벌어지다가도 이른 아침에 보면 다시 꽃잎을 오무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꽃은 영원히 피어 있지 않고 지는 때가 있어서 참 아쉽다.
https://lifeisdelight.tistory.com/987
지는 꽃이 있으면 새롭게 피어나는 꽃도 있는 법. 올해 텃밭에 살아있는 피복 식물 심기 테스트 겸 중간 중간 딸기 수확을 목적으로 심어 주었던 관하딸기(사계 딸기라고도 불린다)에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언제 수정이 되었는지 이미 꽃이 떨어진 자리에서는 작지만 딸기 열매가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채 한달이 안되어 제법 그럴 듯한 딸기 열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은 화분에 있던 아이를 노지에 옮겨 심어 주었던 것인데 그동안 포기가 많이 커서 중간 중간 잎을 수확 해 먹을 수 있었다. 겨울동안 키웠던 유일한 상추였고 아직 다른 쌈채소는 덜 자랐던 시기여서 잎 한장 한장을 소중하게 뗴어 먹었다. 이른 봄에 심어준 상추는 4월에 열심히 수확을 해 주는 것이 좋다. 5월이 되면 날이 더워 금새 꽃대를 올리기 때문이다.
지지난 해 구근을 한개 구입해 심어 주었던 알리움이다. 첫 해에는 조금 빈약한 꽃을 피우더니 올해에는 자구까지 내어서 탐스러운 꽃 두송이를 볼 수 있었다. 아이 주먹보다는 조금 더 큰 사이즈로 딱 두송이만 있었음에도 텃밭의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참고로 꽃이 진 후 구근을 따로 캐내지 않고 그대로 텃밭에 두고 있었는데도 썩지 않고 두개로 번식까지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소모성 구근이라고 했는데 소모하지 않고 증식했다!
4월은 확실히 다양한 모종이 나오는 시기여서 주말마다 근처 모종을 파는 곳에 가서 꽃구경을 하고 갈때마다 한 두개씩 구입해와서 텃밭에 심어 주었다. 텃밭이지만 이렇게 사이 사이에 꽃이 있으면 여러모로 좋다. 첫번째로는 확실히 미관상으로 좋다. 초록초록하기만 한 텃밭에 알록달록한 예쁜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텃밭에 다양한 생물들을 유인해 준다. 다양한 곤충들의 존재는 텃밭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든다.
'제로마일 푸드 프로젝트 - 집에서 마트 신선코너 키우기'로 시작한 샐러리인데 한동안 뿌리가 나지 않더니 4월이 되어서야 작은 뿌리가 빼꼼 나오기 시작했다. 겉 잎들이 한장 한장 물러지고 있던 시기여서 더이상 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안심이다. 한번 뿌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니 최소 바로 죽지는 않을 것이다.
https://brunch.co.kr/@sg2716/94
3월 말 하순에 심어준 젤리 방울 토마토도 부지런히 자라고 있다. 발아를 하고 처음에는 더디게 자라더니 역시 4월에 접어 들어서 제법 큰 잎들을 내어 주고 있다. 다른 여러 종류의 토마토도 심었지만 현재는 젤리 방울 토마토가 1등을 달리는 중. 옆에 있는 용과는 발아는 진작 했는데 자라는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원래 더디게 자라는건 예상했는데, 이건 예상을 뒤엎는 느림. 언제 화분에 옮겨 심게 될까.
블루베리는 4월부터 꽃을 하나 둘 피우기 시작했다. 올해로 3번째 봄을 맞고 있는 블루베리인데 꽃이 굉장히 많이 피었다. 가지마다 다글다글하게. 그리고 열매로 변할 수 있도록 벌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수정 중이다. 만일 블루베리를 실내에서 키운다면 붓으로 이꽃 저꽃 돌아가며 꽃속을 살살 문질러 주면 된다. 이제 5월즈음이 되면 이 꽃들이 다 떨어지고 그 자리에 올망졸망한 블루베리 열매가 달릴 것이다.
*참고 : 블루베리는 산성을 띄는 '블루베리 전용토양(피트모스)에서 키워야 하는데 만약 그렇지 않고 일반흙에서 키울 경우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lifeisdelight.tistory.com/795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올해는 유난히 더 많은 새싹들이 나왔다. 그 주인공은 깻잎과 방울토마토. 두가지 모두 우리나라의 겨울 환경에서는 노지 월동을 하지 못하는 고온성 작물이다. 여름에 특히 잘 자라는 이 아이들은 다행스럽게도 씨를 뿌린 그 해 열매(혹은 먹을 수 있는 잎)를 제공해 준다.
깻잎은 작년에도 직접 심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나는 이유는 옆집 텃밭에서 여름에 깻잎을 어마어마하게 심기 때문이다. 아마 가을에 수확할때 내 밭쪽으로 씨앗들이 많이 떨어졌나보다.
방울토마토는 작년에 심었던 아이들 중 저절로 떨어지거나 벌레가 먹은 열매들을 따로 버리지 않고 텃밭에 두었는데 그 자리에서 이렇게 싹들이 난 것 이다. 문제는 내 생각보다 열매가 많이 떨어졌다는 것. 마치 줄뿌림한 상추들을 솎아 주듯이 방울토마토들을 솎아 주고 있으며 일부는 작은 화분에 담아 모종으로 만들어 주위에 나누어 주었다.
이곳에 이사를 올때에 키우던 식물을 다 뽑아(?)오지는 못하고 아쉬운대로 애플민트와 레몬밤 줄기를 꺾어서 들고 왔다. 당시는 12월 이었고 이미 서리도 내려서 일부 잎은 얼어 있기도 했던 상태. 그래도 열심히 물꽂이 하면서 뿌리를 내리게 했고 생명력이 강한 이 아이들은 그렇게 뿌리를 내리더니 결국 텃밭 한쪽을 차지 하게 되었다. 화분에서 첫번째 겨울을, 그리고 노지에서 지난 겨울을 보낸 애플민트와 레몬밤. 너무 잘자라서 이제는 죽을까하는 걱정도 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왕성하게 자라면서 점점 잡초(라고 불리는 다른 풀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애플민트를 노지에 심을 경우 땅에 닿는 줄기마다 뿌리를 내려 번식하기 때문에 이런 점이 싫다면 화분에 심는 등 일정 구역을 제한 해 주어야 한다.
https://lifeisdelight.tistory.com/798
작년에 분명 결실주를 구입했는데 꽃한송이 보지 못했던 샤인 머스캣이어서 올해도 별 기대 하지 않았었는데 줄기 사이에 저렇게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저 자리에 이제 포도 송이가 달리는 것이다.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100L 흙이 들어가는 화분에 키우고 있음에도 시들지 않고 잘 자라는 중인 샤인머스캣이다. 샤인머스캣 덕분에 박각시 나방 애벌레같은, 마치 만화에서 본 것 같은 벌레도 처음 경험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직접 키우는 샤인머스캣을 먹어 볼 수 있는건가?
4월은 본격적으로 텃밭이 푸릇푸릇해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덩달아 더 바빠지는 시기랄까. 이제부터 수확할때까지 부지런히 심어주고, 수확하고를 반복해야한다. 집에서 직접 키우고 또 건강하게 키운 작물의 열매들을 바로 수확해서 먹는 재미를 느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다른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어서 텃밭관련 글을 많이 쓰지 못해서 밀린 글들이 많은데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겠다고 느끼는 4월이다.
나누는 씨앗 중에 혹시 키워 보고 싶은게 있다면 신청하세요.
형식 : 반송이
신청방법 : 아래 신청서 작성(반송이 보내는 법도 링크를 걸어 두었습니다)
https://forms.gle/G7CojNH3G6BVQSVH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