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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오 Aug 01. 2022

남자의 구두

브로그 없는 옥스포드


남자라면 검정 구두 한 켤레쯤은 있어야 한다. 옷차림이 가벼워진 시대라지만, 살면서 정장에 구두를 신어야 하는 날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검정 구두는 옥스포드를 뜻한다. 구두 앞쪽에 가로 스티치가 새겨져 있는 기본 형태이다. 영화 킹스맨에 나온 "Oxfords, not brogues(브로그 없는 옥스포드)"라는 대사가 이 구두를 가리킨다. 괜찮은 것을 하나 구비해두면, 두고두고 신을 수 있다. 이번 글은 구두의 본고장인 영국의 구두 브랜드를 다룬다.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세 곳을 선정했다.






헤링슈 Herring Shoes



양품. 영국의 구두 브랜드, 헤링슈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헤링슈는 잘 만들어진 구두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많은 사람이 질 좋은 구두를 부담 없이 경험하게끔 하는 것이 이들의 과업이다. 해당 모델은 헤링슈의 스테디셀러인 '나이트브릿지(nightbridge)'이다. 토룸(앞꿈치가 자리하는 곳)에 공간이 있어서, 발볼이 넓은 한국인이 신기 좋다. 가죽의 광이 은은하고 밀도가 두텁다. 바깥창과 구두 안창은 튼튼하게 박음질되어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모양새이다. 나이트브릿지는 상위 옥스포드 구두보다는 부족한 점이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 신기에 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만듦새, 가격 접근성, 브랜드 이미지가 평균 이상이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가격은 한화로 약 30만 원대이다.


구매처

국내 - 알렉스 슈즈

해외직구 - herringshoes



크로켓앤존스 Crockett and Jones


맵시. 크로켓앤존스는 맵시 있는 구두 브랜드이다. 영국 구두는 대체로 보수적이다. 예리함이 적어서 튀지 않는다. 크로켓앤존스는 그런 구두에 기교를 부린다. 옥스포드 구두 본연의 정통성은 유지하면서 군데군데에 멋을 새기는 것이다. 이 구두는 크로켓앤존스의 간판인 '오들리(Audley)'이다. 나이트브릿지에 비해 구두 앞쪽이 길고 허리는 잘록하다. 곧게 뻗되 오목하고 볼록하여 구두가 입체적으로 보인다. 밑창을 보면 그 입체감이 짙게 드러난다. 마치 굴곡진 바이올린을 닮았다. 광은 밝은 편이고 가죽은 유연한 축에 속한다. 과하지 않는 맵시, 그래서 세련된 느낌이 나는 구두. 꾸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오들리는 적합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가격은 한화로 약 80~90만 원대이다.


구매처

국내 - 유니페어

해외직구 - pediwear, crockettandjones



에드워드 그린 Edward Green


절제. 정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해서 제한함을 뜻한다. 절제는 에드워드 그린의 바탕이다. 에드워드 그린은 구두에서 사족을 덜어낸다. 사족을 덜어내되  자리에 품위를 입힌다. 품위를 입히되, 교만이 더해지지 않도록 . 고상함과 단순함이 병존하는 격이다. 에드워드 그린의 구두가 간결하고 우아해 보이는 이유이다.  구두는 에드워드 그린을 대표하는 '첼시(Chlesea)'이다. 가죽은  브랜드 중에서 가장 고급이다. 가죽의 질감은 묵직하고 솔질만으로도 맑은 광이 올라온다.  바느질을 보면 간격과 모양이 일정하다. 숙련된 장인들의 솜씨이다. 에드워드 그린은 도리를 다한다. 원부자재와 제조 수준을 극대화함으로써, 자신들의 철학을 증명하고 있다. 기본 구두의 급을 확실히 높이고자 한다면 첼시를 추천한다. 가격은 한화로  150  내외이다.  


구매처

국내 - 유니페어

해외직구 - edwardgreen





본인의 취향, 경제적 여건 등을 살펴보고 구두를 구매하면 된다. 다만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마음에 가는 구두여도 족형에 어긋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브랜드별로 주력을 삼는 구두 패턴이 다르다. 여러 브랜드의 구두를 신어보고 나의 발 모양에 맞는 것을 골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에 통증이나 티눈, 굳은살이 생길 수 있다. 같은 옥스포드류이지만 저마다의 특색이 있다. 그 특색을 내세우며 세 구두 제조사는 오랜 세월을 건너왔다. 그들의 자부심을 당신도 한번 경험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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