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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PA 프로개꿀러 Mar 10. 2024

공무원에게도 적용되는 I love Seoul

잘 다니고 있던 세무공무원 퇴사 계기

지금은 회계법인의 공인회계사로 살아가고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서울지방국세청(이하 '서울청'이라고 함) 소속의 세무공무원이었다. 

공무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문제는 없었고 아주 평온하게 잘 다니면서 사무관 승진도 하고 지금처럼 잘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는데 급작스럽게 잘 다니던 서울청에서 나오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계속 서울에서 근무하고 싶어서였다. 오잉? 서울청 소속 공무원이 서울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어서 퇴사를 한다니?


평생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는 세무공무원

공무원에게는 순환근무라는 게 있다. 보통 세무공무원들은 소속 지방국세청이 정해지면 그 안에서 돌기 때문(예시 : 강남세무서 -> 성동세무서 -> 반포세무서 등)에 순환근무라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소속 지방국세청 안에서 권역별로 돌 수 있는 것은 내가 퇴직한 직급인 6급까지이다. 사무관부터는 소속 지방국세청에서 근무하는 게 그리 녹록지 않다. 

게다가 나처럼 세종시 본청에서 승진한 사람들은 자의던 타의던 세종 본청 생활을 주기적으로 하게 되는 환경에 처해진다. 한번 근무해 봐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다시 전입하는 게 좋을 거라는 주변의 평가로 인해..^^ 그런데 만약 세종에 다시 가야 된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예를 들어 다시 세종에 가야 한다면 6급 때 4년 세종 근무 후 승진, 서울에서 사무관 임관까지 1년 대기, 사무관 임관 후 지방 근무 1~2년, 세종 본부로 다시 전보되면 서기관 승진할 때까지 4~5년이 지나간다. 결국 앞으로 최소 10년 간 또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보람도 좋지만

물론 조직에서 필요하다면 세종에서 근무할 수도 있고, 지방에서 근무를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예전에 세종에 근무할 때와는 나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는데, 가장 큰 차이는 이제는 나에게 가정이 생겼다는 것이다. 혼자 지낼 때는 여기서 근무해도 상관없고, 저기서 근무해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가정이 생기고 난 이후에는 어딘가에서 정착을 해야 하는데 그게 세종이 되기에는 쉽지 않다. 

웬만한 사기업 직장이 서울에 있는데 어떻게 세종에서 정착을 할 수 있으랴. 그렇다고 예전에 지방이나 세종에서 근무할 때처럼 또 오피스텔 생활을 전전하는 것도 이제는 나의 근무환경만 앞세우는 것 같아 배우자에게 못할 짓인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에 없던 퇴사를 결심했다.


서울에서 근무를 지속하니 좋은 점

이제는 회계법인에서 근무를 하니 서울에서 벗어날 일은 없어졌다. 회계법인들은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계법인은 집에서 거리도 가까워 요즘 이야기하는 Door to Door(문 앞에서 회사까지)로 30분 정도면 도착한다!

그동안 집에서 안정적으로 다닌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몰랐지만 지금은 여실히 알게 되었고 매우 평온하다. 이래서 요즘은 집에서 평생 출퇴근할 수 있는 지방직 공무원이 더 선호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게 되었다.

공무원 생활을 계속하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쉽지만 안정적인 서울 근무를 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아쉬움을 조금은 달래 보면서 회계법인에서 잘 지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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