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리는 결국 마음이다

마음 깊은 곳에 다가와 위로와 따뜻함을 전한다

by 기록하는최작가

물리적인 파동의 흔들림일 뿐이라 여겼던 소리가, 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얼마나 깊이 감싸고 있는지 우리는 종종 잊곤 한다.

땀이 흐르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 순간, 어디선가 들려오는 경쾌한 음악은 지친 다리에 다시 한번 힘을 싣는다.
절망의 골짜기에서 무너지듯 주저앉을 때, 잔잔히 흘러나오는 선율은 우리 마음의 어두운 물결을 천천히 가라앉힌다.
갓 태어난 아기가 세상의 소리에 울음을 터뜨릴 때, 백색소음은 자장가처럼 그 작은 생명을 품에 안아준다.
이처럼 소리는 단순히 귀로 듣는 물리적 현상을 넘어서, 마음 깊은 곳에 다가와 우리를 어루만지고, 감싸고, 일으켜 세운다.

그래서 나는 ‘소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다.
그것은 귀에 들리는 것에 그치지 않으며, 눈에도, 손에도 잡히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형의 힘이다.
실체는 없으나 그 영향은 뚜렷하다.
어떤 소리는 기억 속 오래된 감정을 불러오고, 어떤 소리는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준다.

그러니 소리를 단순히 들리는 것이라 말할 수는 없다.
소리는, 어쩌면 마음의 메아리인지도 모른다.
이지 않지만 마음과 마음 사이를 건너는 다리, 손 대신 건네는 온기, 말 대신 전하는 숨결 같은 것이다.

이쯤에서 나는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과연 어떤 소리를 내고 있는가?
우리는 종종 듣는 소리에만 집중하고, 내가 내는 소리에 대해선 무심하다.
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들, 감정, 한숨, 웃음, 그 모든 소리들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울림을 남기는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나의 소리가 누군가의 어두운 하루에 작은 빛이 되길 바란다.
때로는 주저앉은 이의 등을 떠밀어주는 소리, 외로움 속에 고요히 곁을 지켜주는 소리, 그리고 때로는 삶을 변화시키는 결기의 소리로 존재하고 싶다.

소리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마음에 담긴 생각이 입을 통해 흘러나와, 또 다른 마음에 닿는다.
거기엔 계산도, 억지도 없다.
진심은 진심을 알아보고, 따뜻한 마음은 따뜻한 이의 가슴에 닿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내는 모든 소리가 곧 내 마음의 파장이라 믿는다.
내 마음이 밝고 곧게 설 때, 내 소리는 누군가의 어깨를 다정히 감싸는 바람이 될 수 있다.

나는 바란다.
내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나의 마음이 담긴 그 울림이
누군가에게 긍정이 되기를. 작은 희망이 되기를. 그리고 살아갈 용기를 건네는 따뜻한 손길이 되기를.

왜냐하면,
소리는 결국 마음이기 때문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