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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빛을 발하는 건

과거와 현재가 같은 강줄기를 흐르고 있을 때다

by 기록하는최작가

경험은 시간 속을 떠도는 별과 같다.

그 별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이유는, 우리가 지나온 하늘과 지금의 하늘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지혜는 그와 닮은 오늘을 만났을 때 비로소 다시 숨을 쉬고, 빛을 낸다.



그러나 세상의 물줄기는 끊임없이 흐르고, 같은 강이라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물의 색이 바뀌고, 바람의 결이 달라졌는데도 여전히 옛 노를 움켜쥔 채 강을 건너려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경험이 아니라 고집이다.

과거에 몸을 싣고 무사히 건너던 그 배는, 지금의 물살 앞에서는 종이배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여전히 낡은 지도 한 장을 펴들고, 이미 사라진 등대의 불빛을 찾는다면, 그것은 길을 묻는 것이 아니라 길을 외면하는 일이다.



세상은 변화한다.

그 변화는 때로 조용히, 때로 거칠게 다가와 모든 것을 다시 쓰게 만든다.

한때 유용했던 지혜는, 지금 이 순간엔 무게만 남은 짐일 수 있다. 그 무게에 짓눌려 한 발짝도 내딛지 못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길을 알아왔는지, 얼마나 많은 해를 건너왔는지를 자랑하는 건 마치 비에 젖은 날개를 펴고 하늘을 논하겠다는 새와 다르지 않다.



진정한 경험이란, 시간을 견딘 앎이 아니라, 변화를 품는 지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줄 아는 태도다. 과거는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불빛에 눈이 멀면 정작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보지 못하게 된다.

경험이란, 언제나 다시 써야 하는 이야기다.



그것은 고정된 진리가 아니라, 흐르는 시간에 따라 매번 다시 조율되어야 하는 선율이다. 지금 이 순간의 세계는 어제와는 다른 리듬으로 울리고 있다. 그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경험을 진짜 빛으로 바꿀 수 있다.



과거를 품되, 현재를 살아야 한다.

흘러간 기억 위에만 머무르며 오늘을 잃는 자는 결국 어제에 갇힌 사람일 뿐이다. 그가 들려주는 경험이 아무리 화려해도, 그것은 멈춘 시계의 종소리처럼 지금의 시간과는 맞물리지 않는다.

경험은 살아 있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

살아 있다는 건, 끊임없이 새로워진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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