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3
목차에 넣을 정도로 애초에 계획했던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국으로 장기간 떠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하여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미리 생각했던 게 아니라서 무작위로, 생각의 흐름대로 정보를 기록합니다. 그동안 글에서 영단어를 직접 사용하는 것을 자제해 왔는데, 이 글에서는 정보의 전달이 중요하니 편하게 쓰려고 합니다.
미국은 "미국"이라는 단어로 동일시 또는 획일화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미국에선 xx 한다, 미국 사람들은 xx 하다"라는 말은, 그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입니다. 미국 현지인들도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NYC에서 LA까지의 거리는 서울에서 태국 방콕까지의 거리와 맞먹습니다. 역사와 기후에 따라 한국과 태국의 사람 사는 모습이 다르듯이, 미국이라는 한 나라 안에서도 서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은 아예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미국이어도 북서부 Montana에 사는 사람은 남동부 Alabama 사람들의 삶을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인은 미국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한국에서 보고 듣는 정보는 미국 전체를 결코 대변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남기는 정보는 제가 살던 곳 기준(Upstate NY)으로 설명되었고 스스로 공부하고 여행을 통해 얻게 된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구체적인 법규, 숫자, 절차 등등은 State 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심지어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글에 담긴 내용은 상식 수준으로 참고만 하시고 중요한 것들은 본인의 상황에 맞게 현지 관공서, 로컬 뉴스 홈페이지 등에서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뉴욕 주 운전면허 취득에 대한 정보 : 12. 뉴욕 운전면허 취득기
이민자의 배우자가 미국 운전을 하며 겪은 이야기 : 21. 20년 장롱면허 그녀의 뉴욕 운전 이야기
0과 5로 끝나는 Interstate는 미국 고속도로들의 주축이 되는 중요 도로다. '0'번대 도로들과 '5'번대 도로들은 마치 바둑판처럼 미국 전체를 연결하고 있다. (그림 참고, 짝수는 동서, 홀수는 남북 방향.)
10,20,..., 90처럼 '0'으로 끝나는 Interstate는 미국 대륙 전체를 동서방향으로 가로지르는 주축 고속도로다. 10번은 제일 남쪽이고 번호 순서대로 북쪽임을 의미해서 90번이 제일 북쪽이다. (예. I-90 : Boston, MA ~ Seattle, WA). 참고로 50과 60번은 기존 도로와의 번호 중복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5, 15,..., 95처럼 '5'로 끝나는 Interstate는 남북 방향 주축 도로이고 5번은 제일 서쪽, 95번은 제일 동쪽이다. (예. I-95 : Miami, FL ~ Houlton, ME, 미국-캐나다 국경)
세 자리 번호로 된 Interstate는 두 자리 번호 본선에서 분기된 짧은 고속도로다. 예를 들어 I-787은 I-87을 본선으로 하는 짧은 분기선을 말한다. 본선은 여러 주를 지나는 긴 도로가 많지만 분기선은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동일한 세 자리 번호로 매겨진 Interstate가 미국 내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I-95는 미국 전체에서 단 하나뿐이지만 그 분기선인 I-295는 미국 전체에 총 8개가 존재하는 식이다. 도로마다 개별 번호를 주었다면 숫자가 모자랄 것이다.
세 자리 번호 Interstate 중 첫자리가 짝수면(예. I-'2'95) 본선의 순환 또는 우회도로를 의미한다. 따라서 본선과 분기선은 같은 방향의 도로이다. 분기선의 시작점과 종점이 모두 본선에 있기 때문에, 본선으로 가는 차량은 분기선을 타지 않아도 경로가 거의 유사하게 된다. 하지만 첫자리가 홀수라면(예 I-'7'87) 본선에서 멀어지는 일반 분기도로를 의미한다. 만약 분기점을 놓치게 되면 빨리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
나들목(Exit)은 한국과는 달리 이름 대신 숫자를 붙이는데 이 숫자는 사실 도로의 시작점으로부터의 거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Exit 4는 도로의 시작점에서 4마일 떨어진 지점의 나들목임을 뜻한다. 모든 마일마다 나들목을 항상 만드는 게 아니니까 번호가 순차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Exit 4의 1마일 지난 곳에 Exit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면, Exit 4 다음 나들목은 5가 아니고 6이나 그 이상의 번호가 된다. 반대로 1마일 이내에 나들목이 여러 개 필요할 땐 Exit 4A, B, C 등으로 알파벳을 추가한다.
여러 State를 지나는 Interstate 나들목 번호는 State 경계에서 초기화된다. 예를 들어 I-95 플로리다 북쪽 마지막 나들목 Exit 380을 지나가면 조지아 주 Exit 1이 된다. 그렇다고 Exit 1이 항상 주의 경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예. I-87의 뉴욕 주 Exit 1은 주 경계에 있지 않고 중앙에 있음. 두 개의 서로 다른 도로를 연결하여 하나의 Interstate로 만든 것이기 때문.)
교외지역에선 위치의 기준을 '도로'와 '나들목 번호'로 말하곤 한다. 어디 사냐고 물으면 "Near Exit 8 on I-87"라고 말하는 식이다.
Interstate를 타고 State 경계를 지날 땐 해당 State를 진입했음을 알리는 Welcome Sign이 있고, 많은 경우 여행 안내소 겸 휴게소인 Welcome Center가 Exit 1에 위치해 있다. 무료로 제공하는 정보 또는 기념품이 있으니 꼭 들러보기를 권한다.
- Toll & EZ Pass(뉴욕) : 뉴욕 대부분의 Interstate에서는 EZ Pass(한국의 하이패스에 해당)로 Toll Fee(통행료)를 지불한다. EZ Pass는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Kit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우편으로 오기 때문에 며칠 기다려야 한다. 마트에 가면 직접 구할 수도 있지만 보증금을 $20 정도 낸다. 컴퓨터 마우스 크기의 흰색 Kit를 차 앞유리에 붙이고, EZ Pass 홈페이지에서 Kit정보, 차량 및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Toll을 지날 때마다 자동 결제된다. State 별로 Toll 시스템이 각각 달라도 뉴욕 EZ Pass는 동부 거의 모든 State에서 호환되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문제없이 다닐 수 있다. EZ Pass가 아직 없거나 Toll 호환이 안 되는 지역을 지나면 사진으로 번호판 인식을 해서 집으로 고지서를 보내준다. (그러니 남에게 EZ Pass를 빌리는 짓은 제발 하지 말자. 그 자체로 교통법규 위반이다.) Toll Fee는 State마다, 하나의 State에서도 도로마다, 하나의 도로에서도 구간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다른 state에서 온 차량에게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하는 곳도 있었고, 한국처럼 모든 Exit마다 Tolling을 하는 곳도 있었고, Express Lane을 이용하는 경우만 Toll Fee를 받는 곳도 있었다. 물론 전혀 없는 곳도 있다.
- HOV (High Occupancy Vehicle) Lane : 한국으로 치면 버스 전용차로, 다인 탑승 차량 우선 차로를 말한다. 보통 고속도로의 대도시 통과 구간에 설치되어 있고 보통 2~3명 정도만 타도 HOV Lane으로 운행할 수 있다. 검은 바탕에 흰 선으로 된 마름모가 Traffic Sign이고 HOV 2+, HOV 3+와 같이 숫자와 함께 표기된다. 숫자는 최소 탑승 인원을 의미하는데, 예를 들면 'HOV 2+'는 2명 이상 탄 차량이 HOV Lane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속하는 장면을 몇 번 보았다. 어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미국의 과속 단속과 고속도로 경찰 : 대도시 시내를 제외하면 무인 단속 카메라는 없다. (비용 및 Privacy 문제가 주된 이유) 그래서 교통 위반 단속을 경찰관이 직접 하게 되는데, 도로의 갓길이나 중앙분리 영역(Median Strip), 잘 보이지 않는 모퉁이 같은 곳에 경찰이 숨어 있다. 경찰관이 차 안에서 Radar를 사용해서 차량 속도를 재고 있는데 밤에도 단속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고속도로 운전 중 최대 위험 요소 중 하나가 경찰이기 때문에 경찰차가 어디 있는지 항상 잘 보면서 다녀야 한다. 차랑의 모델이나 외형 특징을 잘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내 경험상, 지붕 위의 경광등은 켜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았지만 경찰차 특유의 범퍼가드는 멀리서도 잘 보였다. State별로 경찰차의 모델이 다르긴 해도 검은색 범퍼 가드는 거의 동일하게 하고 있었다. 나는 검은색 범퍼가드를 하고 있는 Dodge Charger(뉴욕의 State Police 차량 모델)가 멀리서 보이기만 해도 길을 비켜줬고, 저 멀리 후미등만 보여도 추월하지 않았다.
미국에선 경찰이 경광등을 켜고 다가오면 '미국 경찰님께서 차선을 바꾸시지 않고 바로 지나가실 수 있도록' 내가 다른 차선으로 비켜줘야 한다. 경찰이 갓길에서 딱지를 떼고 있으면 갓길의 바로 옆에서 지나는 차들은 서행하거나 한 칸 옆으로 차선 변경해서 가야 한다. 미국에선 경찰이 공무 집행 중 위협을 느꼈다고 생각하면 쫓아와서 딱지를 떼기 때문이다. 갓길에 경광등을 켜고 서 있는 경찰차를 보면 거의 모든 차들이 차선 변경을 하려고 한다. '위협을 느낀다'는 것은 경찰관의 주관적 판단이니, 가능하면 아예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혹시 차선 변경을 못하게 되면 정말 천천히 지나가야 한다.
- 고속도로에선 전화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 : 큰 도시를 조금만 벗어나도 전화나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고속도로 구간이 많다. 그래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손전등, 먹을 물, 약간의 식량 같은 것을 항상 차에 싣고 다녀야 하고 가급적 주유도 절반 이하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부분 자체 내비게이션 없이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쓰게 될 텐데, 로드 트립을 갈 땐 예상 경로를 따라 모든 구간의 오프라인 지도를 미리 다운로드하는 걸 권한다. 도서관 할머니/할아버지들에게 이런 잔소리를 처음에 들었을 땐, 이 무슨 과도한 걱정들이신가 생각했었다. 하지만 고속도로 중간에 차를 세우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이게 얼마나 현실적인 조언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가로등도 없는 밤이나 눈, 비 같이 날씨 문제까지 더해지면 상황에 따라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TV 뉴스에서 이동 중 조난, 실종, 사망 기사를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미국이다.
(낯선 이를 차에 태워주는 히치하이킹은 이제는 미국에서도 흔한 것 같지 않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분위기가 있다. 곤란에 처한 사람을 차에 태워주지 않으면 길에서 죽을 수 있기 때문이어서가 아닐까. 유튜버 '빠니보틀'이 사막 길을 걸어가는 미친 에피소드를 본 적이 있는데 다행히 인심 좋은 미국 할아버지가 그를 구출해 주었다. 영상 속 할아버지도 얘기한 것이지만, 그런 지역에서 인적 드문 길을 걸어가다 차에서 튄 돌에 맞거나, 벌레/동물이나 나쁜 사람을 만나서 다치기라도 하면 도움을 요청할 방법 자체가 없다. 아마 그 자리에 버려진 채 죽게 될 것이다. 영상 속 빠니보틀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었고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빠니보틀 : 미국 민속촌에 가보다 [아메리카 8] 10분 40초부터)
- 자원봉사 모집 : 'Adopt a Highway' : 고속도로 운전을 하다 보면 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 도로교통부)에서 광고하는 'Adopt a Highway'라는 간판을 많이 볼 수 있다. 고속도로 관리 자원봉사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는 2 miles 정도의 거리를 1년 동안 수차례 청소 및 조경관리 등을 해야 한다. 그 보상으로 도로상에 광고를 게시할 수 있게 해 주거나 소정의 봉사료를 지급하는 등 혜택을 준다.
- 비보호 좌회전 : 별도의 좌회전 신호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거리는 비보호 좌회전이 된다. 비보호 좌회전은 직진 신호일 때 반대편에서 차가 오지 않으면 좌회전하는 것이다. 규칙은 한국도 똑같은데 한국에선 신호 받은 좌회전이 기본이다 보니 안 해봐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한국과 다른 한 가지는, 미국에선 사거리에서 비보호 좌회전 대기할 때 아래 왼쪽 그림의 (1) 번 위치처럼 사거리의 한복판에 차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가 아니라면 신호 체계가 직진 위주고 좌회전 신호는 아예 없기 때문에 직진차가 많아서 비보호 죄회전이 어렵게 되면 교통체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아래 그림처럼 비보호 좌회전 차를 사거리 한복판으로 우선 진입시켜서 직진신호 직후 사거리에 대기하던 차량 한 두대의 통행은 보장하는 것이다. 현명하다. (그림의 상하 방향 직진이 끝나면 좌우방향 직진이 되는데, 사거리에 좌회전 대기차량 때문에 좌우방향 직진 차들은 (1) 번 차량이 좌회전을 마쳐야 통행이 된다)
정지신호일 때는 정지선 뒤에 대기 -> 직진신호가 되면 사거리 중앙에서 대기 -> 반대편 직진 차가 오지 않거나 황색신호로 직진 차가 멈춘 것을 확인 -> 좌회전 통행. 운전면허 실기시험 감점 대상 중 하나다.
- Stop Sign과 우회전 : 미국에선 Stop Sign 앞에서 반드시 3초 이상 멈췄다가 가야 한다. 한국도 동일한데 한국에서는 엄격하게 다루지 않아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3초를 세는 것은 주관적일 수 있기 때문에 학원에서는 차를 세운 뒤 'Mississippi'를 소리 내어 세 번 외치고 지나가라고도 한다. 누가 봐도 완전히 & 충분히 정지했다 출발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야 하는 게 포인트. 앞차가 일시정지 했다고 해서 그냥 가면 안 된다. 모든 차들이 다 3초씩 정지선 앞에서 정지했다가 출발해야 한다. Stop Sign은 흔히 저지르는 교통위반 항목 중 하나이다. 참고로 신호등 정지신호가 점멸하고 있는 것은 Stop Sign과 똑같은 신호다. 일시 정지후 지나간다.
2023년에 한국 우회전 규정이 개정되면서 미국과 규정과 같아졌다. 왼쪽 그림의 (2) 번 차량 위치에서 직진신호라면 그냥 우회전하면 된다. 만약 정지신호 혹은 신호기가 없는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해야 한다면 3초 일시정지 하고 가야 한다. 바퀴가 완전히 멈추고 'Mississippi' 세 번 외치고 우회전. 앞차가 정지선에서 3초 멈추고 우회전하면 나도 정지선에서 3초 멈추고 우회전이다. 우회전 이후 만나는 횡단보도가 보행신호면 횡단보도 앞에서 기다렸다가 간다. 우회전은 사실상 Stop Sign이라는 걸 꼭 기억해야 한다.
- Center Lane : 중앙 그림 예시와 같이 좌회전을 위한 양방향 중앙 차로를 말한다. 가운데 한 개 차로를 양방향의 좌회전 차량이 공유하는 차로이다. 직진 차량 우선의 신호 없는 넓은 길에 좁은 골목 진입로가 자주 있을 때 설치된다. 비보호 좌회전 하려는 차량들은 중앙차로에 차를 세우고 직진차가 오지 않을 때 좌회전한다. 유턴은 할 수 없는데 유턴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일단 골목으로 좌회전을 한 뒤 차량 소통이 많지 않은 작은 길로 들어가서 3-point turn (k-trun, 주택가 도로 같은 좁은 길에서 하는 유턴을 의미함)으로 돌려서 나온다. 중앙차로에선 무조건 좌회전을 해야 하고 원래 차로로 복귀하면 안 된다. 즉, 추월차로로 사용할 수 없다.
- Traffic Circle : 회전 교차로. 이 역시 한국에도 있지만 흔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Traffic Circle에서는 무조건 회전하는 차량이 우선이다. 회전하고 있는 차는 정지해선 안 되고 대기하는 차는 회전 차량 앞으로 끼어들면 안 된다. 도착한 순서대로 가는 곳이 아니고 왼쪽에서 차가 안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운전할 때, 회전 중인 차가 끼어들려는 차에게 양보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는데 정말 이러면 안 된다.
- 시내에서 주차하기 : 시내에서 주차하려면 크게 세 가지의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1) 사설/공용 Parking Lot : Spot Hero나 Parkopedia 같은 주차장 어플을 통해 원하는 곳을 미리 예약하고 사전 결재하는 방식이다. 도시에 있는 주차장들은 예약 시간 동안에 자유롭게 넣고 뺄 수 있게 해 주는 게 아니고, 한번 차를 빼게 되면 다시 넣을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차를 한번 주차하면 집에 돌아갈 때까지는 차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건 돈이 제일 많이 드는 방법이지만 정확히 그 시간 & 그 장소에 내 자리가 확정적이고 관리자가 지키는 곳이라서 내 차가 가장 안전하게 되는 방법이다. NYC나 보스턴, 워싱턴 DC 같은 곳을 갈 때 이런 식으로 몇 시간 또는 며칠 내내 주차를 했고 대중교통이나 Uber/Lyft를 타고 다녔다.
2) Metered Parking : 길가에 차를 세우는 미터기 주차이다. 옛날에는 25센트짜리 동전을 넣는 방식이 많았지만 요새는 대부분 카드나 주차장 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빈자리에 주차하고 나서, 미터기를 찾아 차량 번호를 입력하고, 주차 시간을 미리 예상해서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차 안 대시보드에 올려놓으면 된다. (주차관리원이 다니면서 결재여부를 확인하기 때문) 주차장에 비해 주차비는 훨씬 저렴하지만 결제할 때 정해 놓은 시간에 늦으면 안 된다. (대개 만료 15분 이내) 앱 결제가 되는 곳에선 앱으로 시간 연장이 가능한 곳도 있었다. 한 시간에 $1 안팎일 때, 나는 그냥 넉넉하게 주차비를 결재하곤 했다. NYC나 보스턴도 그렇고 꽤 많은 곳에서 일요일 및 공휴일엔 미터기 주차가 무료였다.
3) Free Street Parking : 길 위 빈자리에 주차하는 것. 잘 찾아보면 주차 시간, 요일, 조건 등이 적힌 안내문이 있는 도로변이나 주택가 무료 주차 자리가 있다. 그림으로 첨부한 주차 표지판 예시를 보자. 빨간색에는 주차를 금지하는 조건이, 초록색에는 주차를 허용하는 조건이 적혀있다. (표지판 둘 중 하나만 있는 곳도 있다.)
A. "No Parking 4AM to 5AM" : 오전 4시에서 5시 사이엔 주차가 불가능하다. (아마 청소차가 오는 듯)
B. "2 Hour Parking 9AM to 6PM"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최대 2시간 주차가 가능하다. 2시간이 지나면 차를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표지판에 지정되어 있지 않은 그 외의 시간은 무제한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이를테면 이 자리에 오후 7시에 주차를 하고 나면,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차를 빼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예로 오후 4시 15분에 주차한 경우라면, 기본으로 2시간을 허용하니까 표지판의 제한시간인 오후 6시가 주차 후 2시간이 되기 전이기 때문에 연속적으로 오전 4시까지 주차가 가능해진다. 같은 개념으로 아침 5시에 주차하면 아침 9시에 2시간을 더해서 11시까지 주차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Except Sunday', 일요일엔 빨간색 표지판의 오전 4~5시 주차금지 제한도, 초록색 표지판의 최대 2시간 제한도 적용되지 않는 무제한 주차를 허용한다는 의미이다. (상당히 후한 주차 조건인 것 같다. 아마도 다운타운 외곽 지역 주택가 같은 느낌이다.)
Metered Parking이나 Street Parking은 사람이 다니는 길거리에 주차하는 거라서 차 안에 아무 물건도 없어야 한다. 차량 털이범들이 밖에서 볼 때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라도 하면 유리창을 깨고 가져간다. 그래서 귀중품만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차 밖에서 그냥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무료인 Street Parking 보다는 그나마 Metered Parking이 낫다고 생각했다. 놀러 와서 차에 문제 생기는 것만큼 골치 아픈 것도 없다. NYC조차 한국 같은 CCTV가 없는 곳이니 일단 차가 털리면 수리비는 내가 떠안게 된다.
길거리 주차에 주의해야 할 것 또 한 가지는 빨간색 Curb(차도 연석)인데 주차금지 구역을 의미한다. 보스턴 갔을 때 주차 자리가 없어서 빙빙 돌다가 한 자리가 있어서 가 봤더니 딱 그 자리만 빨간 Curb로 되어있었다. 소화전이 설치된 자리였는데 여기에 차를 대면 $200 정도의 과태료를 내야 하고, 만약 이 자리로 소방차가 출동하게 되면 차가 박살이 나도 책임은 운전자가 져야 한다.
- 미국에 단기간 여행을 온 게 아니라면 가급적 내비게이션의 언어를 영어로, 거리는 Mile로, 온도는 화씨로 설정하는 걸 권하고 싶다. 지명이나 도로 명칭을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말할 수 있게 되고 미국 단위로 표시된 숫자가 주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다면 일상 모든 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경찰 또는 보험회사 직원과 대화해야 하는 당혹스러운 순간이 갑자기 닥치게 되면 유용할 것이다.
- 뉴욕에서 차의 앞유리(Windshield)와 운전석/조수석 틴팅은 불법이다. 경찰관이 멀리서도 운전자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선글라스를 끼고 운전하는 사람이 많다.
- 비상등(Emergency Flasher)은 정말 비상시에만 켠다. 비상등으로 고마움 또는 미안함을 표현하는 문화는 미국에 없다. 앞유리로 운전자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냥 표정과 손짓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 같다.
-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 사람이 서 있을 때, 차를 멈춰서 일단 길을 건너게 해줘야 한다. 나는 횡단보도 아니어도 누가 길을 건너려고 하면 다 건너게 해 주었다.
- 보통의 경우 특별히 금지하지 않으면 적신호시 일시 정지후 우회전이 가능하지만, NYC에서는 적신호시 우회전 금지가 기본이다. (NYC 진입 시 명시되어 있음)
- 경찰차/소방차/구급차가 경광등을 켜고 다가오면 도로의 '양방향 모두' 갓길에 차를 세우고 비켜줘야 한다.
- 스쿨버스가 아이들을 태우거나 내릴 때 버스 옆으로 접혀있던 Stop Sign이 펼쳐지는데 도로의 양쪽 방향 차량 모두 멈춰야 한다. (아이들이 버스에서 내려서 길을 건널 수도 있기 때문) 스쿨버스의 Stop Sign에는 단속카메라가 숨어 있기도 하니 꼭 멈춰야 한다.
- 미국 화물 기차는 100량이 넘는 것도 많다.(참고로 서울 지하철은 10량) 운전하다가 기차 건널목에서 기차가 오는 신호를 들었다면 빨리 우회로를 찾도록 하자. 생각보다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한다. 기차 길이만 2.5~3.5 mile (~5.5km)에 달하는 것들이 있다.
- 중앙선을 넘어서하는 추월 : 로드 트립을 하다 보면 도시 외곽의 주요 간선 도로가 편도 1차선으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화물차, 캠핑카 같이 덩치가 큰 차들이 가고 있으면 반대편에 차가 오지 않을 때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해서 가면 된다. 한국에서도 동일한 통행 규정이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중앙선 추월 허용 방향을 점선으로 표시해 놓은 구간이 있다. 중앙선이 점선으로 그려진 쪽의 차량들은 반대편 차량이 없으면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하는 것이 허용된다. 화물차 바로 뒤에 있는 차들부터 차례대로 추월해 지나가면 된다. 간혹 순서가 왔음에도, 건너편에서 차가 오지 않음에도 추월하지 못하는 차들이 있었다. 바로 뒤차가 자기 순서에 추월을 하지 않으면 그 뒤의 차들은 한꺼번에 두 세대씩 추월하려고 시도를 하기 때문에 대기 줄에 서 있는 모든 차들이 위험하게 될 수 있다. 순서가 오면 추월을 꼭 해야 한다.
- 주유소 관련 : 미국에서 주유소는 기름만 넣는 곳이 아니고 휴게소이고 편의점이며 식당이기도 하다.
미국은 디젤이 가솔린보다 비싸다. 디젤은 큰 트럭들이 쓰고 대부분의 차들은 가솔린을 쓴다. 한국에서 가솔린은 옥탄가에 따라 일반과 고급 이렇게 두 등급으로 나뉘어 있는데 미국에선 최소 3개 등급이상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옥탄가가 낮고 제일 값이 싼 'Regular(=87)'를 썼고 연비는 26.5 mi/gal (=11.3km/L)이었다. 한국의 일반 휘발유는 미국 기준으로 '91' 정도에 해당하는 Premium 등급이라고 한다.
미국의 주유소는 대부분 셀프서비스로 운영된다. 주유기에 카드를 꽂고 바로 주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가끔 결제를 주유소 점원에게 직접 해야 하는 곳도 있었다. 편의점 내의 점원을 찾아가서 Pump(주유기) 번호를 말하고 주유 금액을 결제하고 주유기로 돌아와 주유를 하면 된다. 결제된 금액보다 적게 넣었더라도 결국 카드엔 실제 주유한 금액만큼만 지불된다.
뉴저지 주는 미국 내 유일하게 셀프 주유가 법으로 금지된 곳이다. 차 안에서 주유원에게 'Regular, Fill it up. Please' 정도 얘기할 수 있으면 된다. 주유를 하는 동안 주유원이 유리창을 닦아주기도 하는데 현금 $1 정도의 팁을 주곤 했다.
셀프 주유소의 주유기 옆엔 물세제가 담긴 통과 Glass wiper가 있다. 로드트립을 하면 벌레 자국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아주 유용했다. 내가 주유를 하는 동안 아내는 차 유리를 닦았다.
타이어 공기를 보충할 수 있는 Tire Inflator는 정비소가 아닌 주유소에 있다. 첨부한 사진과 같은 예전 아날로그 방식이 많이 있는데 압력을 보는 것은 무료이고 공기를 넣는 것은 $1 정도 돈을 내야 한다. 사진 속의 검은색 호스를 타이어 에어 노즐에 연결하면, 흰색 금속뭉치 속의 압력 Gauge가 나오면서 타이어 공기압을 눈금에 표시해 준다. 동전 또는 카드 결제를 하면 금속 뭉치 위의 레버를 눌러서 몇 분간은 공기를 넣을 수 있다. 차를 빌릴 때 공기압이 낮았던 경우가 몇 번 있었는데 유튜브에서 미리 봐둔 게 유용했다.
(여기서의 Ticket이야기는 Reckless Driving(난폭운전)이나 DUI/DWI (음주 또는 약물 운전) 수준의 내용을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는 그런 경우에 처리가 훨씬 복잡할 것이라고 예상할 뿐입니다. 여기서는 단순 교통 위반에 대한 처리를 얘기하는 것이고 이것은 '범죄'라는 항목에 들어가지도 않는 일상적인 위반을 의미합니다.)
만약에 당신이 단속에 걸렸다면
'Speeding', 'Running a Red Light', 'Failing a Complete stop at Stop Sign' 같은 교통 위반을 해서 단속에 걸리면 경찰차가 경광등을 켠 채로 뒤에 따라붙고 갓길에 차를 세우도록 한다. 얌전히 차를 세우고 핸들 위로 두 손을 모두 올려놓자.(총기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함)
경찰이 천천히 다가오면 창문을 열고 먼저 인사를 하자. "Hello, Officer." 경찰관도 단속을 할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 말 끝마다 공손하게 'Officer'를 붙여주면 경찰관이 당신에 대해 갖고 있을 수도 있는 경계심을 낮출 수 있다. 최대한의 예의를 보여주면 경찰도 당신을 공격적으로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찰관은 어디를 왜 가는지 묻고 License와 Registration(렌터카라면 렌트서류)을 달라고 한다. License는 면허증이고 미국 면허증이 없다면 여권+한국면허증+국제면허증을 세트로 줘야 한다.
Registration은... 2년에 한 번씩 DMV에 차를 등록하면 앞유리에 붙이는 등록 스티커를 받는데, 그 스티커 말고 옆에 같이 있던 메모지 크기 종이가 바로 Registration이다. 이것은 항상 차에 보관해야 한다.
여기까지 아무 문제가 없으면 경찰관은 단속의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두 가지 선택의 길이 있다.
경찰관이 실수했다는 확신이 있거나 Dash Cam 같은 증거가 있다면 경찰관에게 억울함을 토로한 뒤 '어차피 법원에 가서 따질 거야'라고 말해 볼 수는 있겠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딱지를 떼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그런 생각이 없다면 굳이 아무 말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경찰관은 기계적으로 Ticket을 뗄 뿐이고 변명은 해당 지역 법원에 가서 할 수도 있다. 안 해도 되고.
어쨌든 모든 과정이 다 끝나면 경찰관은 "Drive, Safely"라고 하면서 B5 두 장 정도로 길게 프린트된 Ticket을 주고 면허증과 등록증을 돌려줄 것이다. 이러면 일단 Ticket을 받는 과정은 끝났다. 마음을 추스르고 현장을 천천히 벗어나자. 경찰은 당신이 떠날 때까지 그 자리에서 지켜보고 있다.
경찰이 차를 세웠을 때 실내에서 술이 발견되면 안 된다. 심지어 병이나 캔이 개봉되어 있다면 실제로 운전자가 먹은 게 아니어도 DUI(또는 DWI) 즉 음주운전으로 적발된다. 술을 샀을 땐 단 한 개라도 실내 좌석에 놓지 말고 반드시 뒷 트렁크에 넣어라. 신고하는 사람도 있으니 절대로 주의. 당신이 관광객이라면 DUI로 여권을 뺏기게 된다.
Traffic Ticket의 처리 과정
Ticket의 내용을 보면, 본인의 개인정보, 단속 경찰의 이름, 소속, 단속 내용 그리고 사건을 담당하게 될 Town Court의 이름과 주소 같은 것들이 적혀있다. 그리고 'Plea of Guilty(위반 인정)'와 'Plea of Not Guilty(위반 불인정)'를 선택하도록 되어있을 것이다. (위반 정도나 횟수에 따라 선택의 기회 없이 바로 재판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Plea of Guilty'를 선택하면 단속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더 이상의 절차 없이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 벌금과 벌점이 부과되고 끝난다. 'Plea of Not Guilty'를 선택하면 법원으로 출두해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된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빈칸을 작성한 뒤, 선택하지 않은 쪽에는 크게 'X"라고 표시하고 담당 법원으로 우편을 보내면 Ticket에 대한 회신 처리가 끝난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 Ticket을 회신을 하고 나면 법원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 3~4주는 초조하게 기다려야 할 것이다. 한국에선 1주일도 안 걸릴 일인데 교통 딱지 하나 때문에 한 달도 넘게 신경 써야 하니 이 자체로 형벌이다.
만약 Ticket을 정해진 기간 내에 법원으로 회신하지 않으면 위반 내용은 자동 인정된다. 그래서 그에 따른 벌금, 벌점이 부과되는 게 당연하고 거기에 더해서 미회신에 따른 추가 벌금, 면허 정지, 심한 경우 체포까지 될 수 있다. 반드시 회신해야 한다.
1) 'Plea of Guilty'를 선택한 경우엔 법원에서 보낸 확정된 벌금 고지서를 받아서 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벌금은 우체국에 가서 Money order로 납부하거나, 수수료를 더 내야 하지만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서도 납부할 수 있다. 보통의 교통 위반이면 정도에 따라 $200~1,000일 듯하다. 납부하고 며칠이 지나면, DMV 홈페이지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벌점이 확인되면 완전히 상황 종료된 것이다.
Ticket을 처음 받은 경우라면, Ticket을 받고 벌금을 내기까지의 한 달여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처음 Ticket을 받은 사람이라면 벌점 여유가 충분히 있는 것이기 때문에 벌금만 감당할 수 있다면 굳이 심각한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벌점이나 벌금에 대한 부담은 제각각일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벌점의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뉴욕의 경우 18개월 동안 12점 이상을 받으면 면허가 정지된다. 12점은 일반 Traffic Ticket 최소 두 건만으로도 채워질 수 있는 점수이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DMV를 찾아보면 위반 사항에 따른 점수표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과속의 경우, 제한 속도 초과 정도에 따라 최대 11점까지 벌점이 매겨진다. 대중교통이 있는 도심지와 달리 교외 지역에 살면서 면허 정지를 받으면 모든 일상이 그냥 정지된다고 봐야 한다. 운전을 못하면 직장을 나가는 것은커녕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3년에 한 번 Defensive Driving Course를 수강하는 것으로 벌점을 4점까지 삭제할 수도 있다. 이미 쌓인 벌점 때문에 이도 저도 안되면 결국 법원으로 가야 한다. 미국에서 운전을 못하게 되면 굶어야 하니까.
2) 'Plea of Not Guilty'를 선택하면 법원에 출두해서 재판을 통해 판사에게 직접 사정을 설명하고 최종 판결을 받는다. 재판일엔 Ticket을 받은 수십 명이 오기 때문에 재판은 수 분내로 끝난다. Ticket을 발부한 경찰관도 그날 법원에 출두해서 진술하는데 운이 좋게 경찰관이 출석하지 못하면 해당 Ticket은 무효화된다. 반대로 내가 못 나가면 유죄 확정이고 Plea of Guilty 했을 때 내야 할 벌금에 추가 벌금을 더해서 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집에서 먼 County 또는 다른 State에서 Ticket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내가 사는 County나 State로 재판을 이관할 수 있나?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럴 수 없고 적발된 곳의 Town 법원에서만 재판이 된다. 그래서 'Plea of Not Guilty'를 선택하면 적발된 지역으로 가서 재판해야 하고 운이 좋은 경우 온라인 진술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고 듣기는 했다.
그런데 아무리 짧은 재판이라고는 해도, 검사와 협상을 해서 벌점이나 벌금을 조정하거나, 일반인이 스스로 자신을 변론하거나,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법원에 출두하는 것이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그래서 미국엔 이런 복잡한 처리를 대신해 주고 법원에도 대신 나가 주는 Ticket 전문 변호사가 있다. TV나 라디오, 고속도로 광고판에서 변호사 광고는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를 고용해서 무죄를 받게 된다 하더라도 법원 수수료와 변호사 수임료를 내고 나면 비용면에선 벌금 낸 것보다 오히려 손해일 수도 있다. 물론 벌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면 돈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다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
Fondly,
C. P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