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 동안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 왔나요?

인터뷰 프로젝트의 시작

by 코코넛 노무사






지금으로부터 칠 년 전,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스물 다섯 살의 나는 매사 심각하고 늘 최악을 먼저 떠올리는 성격이었다. 사람도 제품도 톡톡 튀는 콘텐츠 제작회사에서 나는 가장 건조한 문서를 다루는 법무팀에서 일했다. 계약서를 검토하고 크고 작은 사건사고를 수습하며 사회 초년생 시절을 보냈다.


삼 년 차가 되는 해에 이직 대신 시험 준비를 선택했다. 노무사가 되면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될 거라고 믿었지만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노무법인과 기업에서 짧은 근무를 마친 뒤, 나는 다시 긴 공백기를 보내고 있다.


마지막 직장을 퇴사한 이후, 머릿속에서 같은 질문이 반복되었다. 대체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해온 걸까. 무엇을 선택했고, 무엇을 포기한 걸까.


문득 수험 시절 공부했던 ‘1만 시간의 법칙’이 떠올랐다. 어떤 분야든 1만 시간을 들이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 그렇다면 나의 1만 시간은 과연 어떤 세계를 만들어 놓았을까.


자연스레 이 질문은 나에서 우리로 확장되었다. 첫 회사에서 함께 출발한 입사동기 일곱 명. 혈액형보다 MBTI로 성격을 설명하는게 더 익숙하고, 인터넷 없이 자랐지만 SNS 알고리즘에는 결혼식 하객룩과 육아템이 슬그머니 뜨기 시작한 1990년대생 MZ세대 여성들.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삼 년이 채 안 되던 첫 회사에서 우리는 매주 함께 점심을 먹고, 한 명 한 명이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될 때마다 작은 축하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누군가 퇴사할 때는 더 성대하게 떠나보내며 동기에서 친구가 되었다.


입사 후 칠 년. 순수 근로시간만을 계산하면 대략 1만 시간이 흐른 지금. 종업원 백 명 남짓의 스타트업이었던 첫 회사는 어느새 어엿한 중견기업이 되었다. 우리 중 일부는 아직도 그곳에 다니고 있고, 누군가는 이직을 선택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나처럼 완전히 다른 직업을 택했다.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한 사람들의 세계는 1만 시간이 흐른 뒤에 어떻게 달라졌을까. 우리는 무엇을 선택했고, 무엇을 잃고 얻었을까. 무엇을 고민했고, 지금은 어떤 질문 앞에 서 있을까?


인생이 그렇듯, 인터뷰는 화려한 성공담이나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같은 시간을 통과한 사람들이 각자의 선택과 우연, 책임과 망설임 속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이 되어왔는지에 대해 물을 뿐이다. 다만, 우리의 이야기를 통해 당신 역시 자신의 1만 시간을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친구들을 만나 물었다.



1만 시간 동안 당신은 어떤 길을 걸어 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