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과
올해 2월 6일 고용노동부의 통상임금 노사지도지침 변경으로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다.
재직자 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 등 조건부 지급의 수당도 통상임금이다.
그럼 없애야지.
상품권이나 복지포인트로 지급하면 될까.
고정 연장수당으로 지급하면서 할증을 70%로 해줘.
식비나 교통비는 사후에 실비를 영수증 처리 하도록 해.
정기상여금이나 조건부 수당을 전부 통상임금에 반영하면
문 닫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중소기업을 탓할 수 없다.
문제는 잘못된 노동법에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법은 그대로 둔채 해석과 적용은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다르게 판단한 데 있었다.
2013. 12. 13. 있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며 쓴 글이 있어
다시 또 통상임금 논쟁을 보며 들춰본다.
통상임금은 시간 외 근로수당(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과 해고예고수당, 연차수당 등 각종 임금을 산출하는 기초 개념으로서 수단이자 도구에 해당한다. 수단으로서 통상임금은 명확히 예측 가능해야 할 뿐만 아니라 노사 모두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종 수당을 간소화 하는 노사 간의 자율적 노력에 더하여 임금법제를 개선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러한 방편으로 여러 입법적 해결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이미 논의된 방안 중 집단적 노사자치주의의 근간을 해치지 않는다거나 이를 존중하자는 태도에 대해서는 재고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일찍이 노동조합 운동이 시작된 다른 외국에 비해 현저히 낮을 뿐만 아니라, 이에 비례하여 단체협약의 적용률 역시 낮은 것이 사실이다. 노동조합의 단결력이 약한 위치에서 근로조건의 중핵인 임금제도의 결정권을 노사자치에 맡기는 것은 다시금 사적자치의 원칙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이다. 이는 초기 산업자본주의 출현 당시 빚어졌던 과오에 대한 반성을 망각하자는 주장과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노동조합의 조직률이나 협약 적용률을 떠나 살펴보더라도, 노사협의회가 설치된 사업장 대부분이 형식적으로 노사협의회를 운영하고 있거나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이 전체 근로자의 총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의 현실에 있어서 근로자 대표기구 또는 법적 의미에서 근로자대표는 유명무실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통상임금의 범주를 노사자치주의에 맡기는 것은 이러한 모든 문제를 선결한 다음에야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
다음으로 각종 수당을 통합하여 기본급 등으로 전환함으로써 임금 구성항목을 단순화하는 것이 긴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임금 구성항목의 단순화는 국가가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닐 것이다. 지금껏 실질적인 내용도 알 수 없는 수십여 가지의 수당이 생겨난 배경에는 정부가 총액임금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통상임금의 범주를 둘러싸고 정부와 사법부의 해석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임금체계 간소화의 첫 출발은 통상임금과 평균임금, 기타 금품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 임금의 개념을 폐기하고 그 개념을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다. 어떠한 법정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산정하고 또 어떠한 급여는 반드시 평균임금으로 산정해야 할 법적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없다고 본다. 이미 판례 법리로 확립된 임금일원론에 기초해서 본다면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지 않는 임금은 없는 것이다. 모든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은 임금이고 근로의 대가가 아닌 것은 임금이 아닌 것이다. 많은 회사에서 정기상여금 또는 성과급이라는 법 외적인 임금제도를 설정하고 있는 임금지급 실태와 관행에 비추어, 통상임금은 1년을 산정대상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을 통해 1년간 근로했을 경우 지급할 것이 확실히 예정되어 있는 모든 금품을 365일로 나눈 다음, 그 1일의 임금을 8시간으로 다시 나눈 금액을 시간급 통상임금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임금에서 제외되는 금품의 범위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자기 비용으로 지출한 출장비, 식비 등에 대해 사용자가 사후에 그 실비를 정산하는 실비변상적인 금품, 회계연도별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지급금액의 변동이 300% 이상인 경영성과급, 현물로 제공하는 식사나 유류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노동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직업인 나는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 것이 너무 싫다.
의견을 제시하면서 지도와 조언을 하면서 그때그때 다를 수 있다고 말하는 나는 양치기 소년과 다르지 않다.
사용자도 근로자도 불확실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노동법을 싫어 한다.
이제 더는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도록 임금의 개념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하나로 통일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