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구치 류스케 작품에 대한 글인 줄 알고 헐레벌떡 뛰어온 당신, 죄송한다는 말 먼저 전합니다. 저는 영화를 못 봤습니다)
어제(1시간 전) 도서관에서 빌린 책 사이에서 별안간 한 장의 사진이 발견했다. 갈대밭을 배경으로 얼듯 말듯한 강의 풍경을 담은 한 장의 사진.
누가, 왜, 어디서 찍은 것일까? 만약 사람이 찍혀있었다면 그럭저럭 탐정 흉내를 낼 수도 있었겠지만, 이건 풍경이니 이내 포기했다. 어쨌든 이로써 나의 역사 안에 미제사건이 추가된 건 사실이다.
최근 들어 나는 알지 못하는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다. 나를 괴롭히지 않는 선에서.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쌓아둔 채 실마리 찾기를 기다리는 미제사건 전담 수사반처럼 말이다. 그건 ‘모르는(척하는) 게 나아’ 같은 회피를 전면 부정한 채, 언제든 내 안에서 돌고 있게 만든다. 그것을 둘러싼 모든 것을 궁금해하고 상상하면서. 그렇게 살아가다 실마리 비슷한 것이라도 보이면 내 모든 감각을 집중해 곁에 있을 것이다.
오늘 나에게 우연히 들어온 이 이미지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 사진과, 이것을 찍은 사람과, 당시의 풍경에 대한 역사를 궁금해해야지. 그리고 언젠가 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는 계기가 온다면, 온 우주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건인 것 마냥 경청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