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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Nov 17. 2023

최선을 다한 실패가 성공보다 중요한 이유

TOP 매출 빌드업 ④

저는 도전을 좋아합니다. 도전하는 것 자체가 성장의 발판이고 그것이 곧 성공으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관성을 거스를 때 발전하게끔 설계되어 있거든요. 식습관을 바꾸기 위해 독하게 저항하는 과정을 거쳐야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운동 습관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근육이 자라는 것처럼요. 관성을 거스르면 반드시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에요. 인간의 뇌가 편리함과 편안함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죠.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때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을까요? 고통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기에 더 불편하고 더 어려운 쪽을 선택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 아닐까 싶어요. 인간의 본성은 더 편하고 더 쉬운 쪽을 택하기 마련이거든요. 본능에 충실한 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 남는 건 지방 덩어리밖에 더 있을까요?     



사회 초년생일수록 실패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임자의 자리가 아닐 때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해 봐야 경험치가 쌓이고 실력으로 남거든요. 또 아무리 실패한다고 한들 최악의 경우는 직장에서 잘리는 것밖에 더 있겠어요? 널리고 널린 게 직장인데 잘리면 다른 데 가면 되잖아요.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닌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TV 프로그램 중에 〈서민 갑부〉를 저는 무척 즐겨봅니다. 지금까지 수십 편을 봤는데 자수성가한 서민 갑부들의 공통점이 바로 실패한 만큼 성공했다는 겁니다. 실패를 많이 해본 사람이 결국은 나중에 성공했을 때 그 성공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내공을 쌓게 되더라고요. 저는 집에 압류 딱지가 붙고 빚쟁이들한테 쫓길 정도로 실패해 보진 못했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실패한 경험들이 거울이 되어 내가 어떤 인간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알아가도록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실패를 알지 못하면 성공을 알 수 없다     

한 번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최단기간 주간 매출 1억 원을 달성한 브랜드 N의 월간 목표를 10억 원으로 잡고 팀장에게 당장 다음 달에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큰소리를 친 적이 있었습니다. N과 물량, 마케팅 등 사전 협의가 끝난 상황이었기에 이상하게도 자신이 있었거든요. 결과는 월 매출 1억 3천만 원으로 목표 달성률 10%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해외 생산 공장에서 물류 이슈가 발생해서 상품 입고가 지연되었기 때문인데 제가 큰소리쳤던 것의 몇십 배 더 큰소리로 팀장에게 혼났던 기억이 나는군요.    


 

당시에는 잘해보려고 한 행동이었고 목표 달성을 못한 것이 100% 내 잘못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사람을 잡아먹을 듯이 혼내는지 억울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일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안일했었는지 깊이 반성하게 됐지요. 그때의 저는 일단 질러 놓고 안 되면 말고라는 식의 사고가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패기와 열정도 중요하지만, 용기가 무모함이 되지 않으려면 목표 달성을 위해 끝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끈기가 필수라는 것을 후에 배웠습니다. 실패해 보지 않았다면 절대 뼈저리게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또 하나의 실패담은 커리어와 관련된 것입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8년쯤 했을 때 매너리즘에 빠져 ‘나의 강점 찾기’라는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했었거든요. 그 과정을 통해  의 강점은 소통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고, 전문적인 소통의 영역에 발을 담그고 싶다는 마음에 사내 공모를 통해 홍보실로 팀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러고 나자 제가 8년간 MD 경력을 쌓아온 상태에서 생뚱맞게 홍보실로 이동하는 바람에 커리어가 꼬여버린 거예요.     



홍보실에서 1년 정도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하다 보니, 실제 업무와 제가 머릿속으로 그렸던 소통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가는 MD 경력 단절에 연봉 또한 점핑하기 힘들 것 같다는 판단이 섰고요. 이상과 꿈을 좇아 도전했지만 결과가 이러니 후회부터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저는 홍보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관련 경력도 없었을뿐더러 당시에 아이도 태어났던 터라 뭔가 내가 잘못된 선택은 했나 겁이 덜컥 나더라고요.     



다시 MD 업무로 복귀해서 다행이지만 지나고 보면 그때 그 과정이 있었기에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었고, 현실 속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덕업일치라는 말은 이상적이지만, 또 이상적인 만큼 현실적으로는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으니까요. 취미가 직업이 되는 순간 흥미를 잃기 마련이거든요.   


  

홍보실에는 신문방송학과, 문예창작과, 국문과를 나와서 글 쓰고 책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진짜 글 쓰는 거 좋아했는데 이 일을 하다 보니 글을 쓰고 싶지가 않아요. 원래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렸었는데 이제는 매일 업무로 글을 쓰는 것에 질려서 블로그도 못 하고 있어요.” 이 말을 듣고 취미는 취미대로 남겨두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홍보실 이동이 잠시 동안의 시행착오였고 실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저는 홍보실에서 1년 동안 콘텐츠는 어떻게 구성하는지, 대내외 홍보는 어떻게 하는지, 썸네일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등 감각을 키울 수 있었고 책을 쓰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저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매가 최고의 약     

그런가 하면 학창 시절에도 받아보지 못한 최악의 평가를 직장 생활에서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스톡옵션을 하나도 못 받고 연봉도 동결되었죠. 평가 기간에 육아휴직을 썼거든요.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상사와의 갈등이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상사의 폭언과 가스라이팅에 정신이 피폐해져 있었거든요. 다 필요 없고 일단 살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육아휴직을 질렀는데 이게 정말 큰 실수였고 실패였어요.  


   

지금에 와서 말하는 것이지만, 동료들이 받은 스톡옵션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습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한참이 지난 후에 동료들의 스톡옵션 소식을 들으며 조금 더 버텼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오더라고요. 한 가지 스스로 위로했던 건, 설사 알았다 한들 당시의 저는 금융 문맹이니 제대로 그 가치를 알지도 못했을 거라는 사실입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결국은 내 잘못인 거예요.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던 나의 선택이었으니까요. 나의 무지를 탓하며 나 자신을 향한 분노로 저는 열심히 재테크 공부를 하게 되었고, 복직 이후에는 일에도 더욱 충실히 집중하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게 최악의 평가를 줬던 상사가 어느 날은 회의 때 동료들 앞에서 제가 일하는 것을 본받으라며 공식적으로 칭찬을 다 하더라고요.     



결론적으로 최악의 매가 최고의 약이 되었습니다. 만일 어설프게 주식도 받고, 성과급도 받았으면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회사에 다녔을 것 같아요. 재테크 공부도 별로 하지 않고 일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채 적당히 시간만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큰 수업료를 치렀다고 생각해요. 지나고 보니 성공도 성공이고, 실패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유행어처럼 상황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자세로 일할 것인지에 대한 태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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