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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Apr 24. 2024

책 쓰기 9. 머리와 꼬리까지 달면 화룡점정

※ 지난 시간 미션 점검! 

"현재 내가 책 쓰기를 위해 확보할 수 있는 시간대는 언제인가? 평일과 주말로 나누어 최대한 확보해 보자. 방해요소는 무엇인가? 방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리, 몸통, 꼬리 중에 가장 맛있는 부위는 어디일까? 보통 몸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어두육미'라는 말이 있다. 물고기는 머리가 맛있고 고기는 짐승의 고기는 꼬리가 맛있다는 뜻이다. 아니, 몸통에 있는 꽃등심, 안창살보다 더 맛있는 부위가 머리와 꼬리라고?  


책도 마찬가지다. 적확하게 이야기하면 '독자에게 선택받는 책'은 머리와 꼬리가 맛있어야 한다. 서점에서 책을 골랐던 경험을 떠올려보자. 가장 먼저 표지 디자인과 제목에 눈길이 간다. 그다음 목차를 보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읽는다. 이렇게 하면 대충 책의 주제와 콘셉트, 흐름을 파악하고 구매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물론 남들이 많이 선택한 베스트셀러를 따라서 사거나 자신이 추종하는 인플루언서가 추천한 책을 사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의 머리에 해당하는 프롤로그, 꼬리에 해당하는 에필로그가 책 전체의 맛을 짐작하게 해 주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어떻게 쓰는가? 일단 몸통(초고)을 완성하고 난 후에 쓰는 게 좋다. 그래야 독자에게 몸통을 음미하기 전에 어느 부위를 어떻게 먹어야 맛있고, 먹고 난 후에는 무엇을 맛있게 먹었는지 기억하게 할 수 있다.  


1. 프롤로그 쓰는 법

독자가 프롤로그만 읽어도 책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쓰는 것이 좋다. 영화로 치자면 예고편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야 독자가 기대하며 읽을 것이고 구매할 것이다. 요즘 시대에 이론이야 얼마든지 검색하면 나오니 바로 실전 예시로 들어가겠다. <서른 넘어 찾아온 다섯 가지 기회>에 실린 프롤로그 내용이다.


프롤로그. ‘지금의 나’와 ‘나의 지금’을 사랑하는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서른이 나에게 엄습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3으로 시작하는 나이가 되자 문득 두렵고 서글펐다. 어른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어리고, 젊다고 하기에는 이미 나이 든 ‘어른이’가 되었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막상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었다. 막연히 20대에 상상한 30대는 꽃길이었지만 현실은 여전히 흙길이었다.

어른들이 말한 대로 열심히 노력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초, 중, 고 12년간 입시의 노예로, 대학 4년간 스펙의 노예로 살아온 것도 모자라 다시 회사의 노예로 살아야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만, 기업의 반민주적인 행태에 괴리감을 느끼며 무력한 김 대리가 되었다.

‘나는 지금 잘 사는가?’라고 시작된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따라다녔다. 직장과 가정, 현실과 이상, 그리고 관계 속에서 고민은 계속되었다. 머릿속을 괴롭히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고 싶었다. 서른과 마흔 사이에서, 서른 넘어 삶이 던지는 마흔 가지 고민에 하나씩 답해보기로 했다. 《서른 넘어 찾아온 다섯 가지  기회》는 평범한 대한민국 84년생 직장인이 고민을 기회로 바꾸고자 꿈틀대는 과정을 그렸다. 이 과정을 상황과 주제에 따라 ‘일’,  ‘현실’, ‘관계’, ‘결혼’, ‘꿈’으로 구성했다.

직장에서 30대는 위에서 눌리고 아래에 치인다. 후배에게는 ‘상사와 다를 바 없는 젊은 꼰대’ 취급받지 않으려고, 상사에게는 ‘후배와 다를 바 없는 무개념’으로 찍히지 않으려고 외줄 타기를 해야 한다. 첫 번째 ‘일’에서는 취업의 꿈을 이루었지만,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에게 직장 내 관계와 처세, 자세와 성장 등에 관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리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설문 결과 전 연령대 중에 가장 우울한 것으로 드러난 30대를 한 심리학자는 공포 세대라고 정의했다. 두 번째 ‘현실’에서는 불안과 공포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현실을 고발했다. 왜 공포가 극대화되는지, 왜 자꾸만 피로한 지 등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을 살펴보며 어떻게 극복할지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30대가 되면 여러 관계가 생겨나는 동시에 정리된다. 취업과 승진, 결혼과 육아 등 인생의 변화가 많은 시기에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세 번째 ‘관계’에서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한 관계에 대한 자세를 다루었다. 어떻게 나 자신과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고 친구와 이웃, 공동체와의 관계를 재조명할지 함께 생각하고자 한다.  

이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다. 요즘 30대의 절반이 결혼을 포기하거나 비혼을 선언한다. 네 번째 ‘결혼’에서는 비혼 시대 속 결혼의 의미와 결혼 생활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초짜 부부가 초짜 부모가 되는 좌충우돌의 과정을 그리며 어떻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지 진지하게 고민했던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고자 한다.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7포 세대가 등장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다섯 번째 ‘꿈’에서는 고민에 빠진 우리가 내려야 할 꿈의 선택을 토로했다.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를 선택하기도 어려운데 삶의 문제를 놓고 우리는 꿈을 향해 어떻게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인가? 삶의 고수들이 토해내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생 각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의 메시지는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나의 지금을 사랑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남과 자신을 비교할 때가 아닌 나 자신을 극복할 때 진정한 만족을 느낀다. 지금 부족하더라도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할 때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의 내가 된다. 이렇게 ‘지금의 나’를 사랑하면 ‘나의 지금’을 사랑하게 된다. 내가 지금 만나는 사람, 하는 일, 추구하는 가치, 열망하는 꿈, 함께 사는 공동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좀 더 어른이 되어 가지 않을까?

앞이 보이지 않는 직장 생활을 경주마처럼 달려온 지 어느덧  10년이다. 영업직의 특성상 그동안 직장인 수천 명을 만났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직장인으로 살아가기가 정말 녹록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특히, 현실과 타협하며 꿈을 잃어버린 채 ‘꿈보다 밥’을 선택한 수많은 직장인을 보았다. 직장 생활을 거듭할수록 나 역시 그들 중 한 명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졌다.

‘이렇게 일만 하다 죽으려고 태어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던 어느 날, ‘밥보다 꿈’을 선택하기 위해 작은 용기를 냈다. 육아 휴직을 통해 직장 생활 10년을 돌아보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삶이 나에게 던지는 고민에 성실히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정 한 나를 만나고자 몸부림쳤다. 나 자신과 직면하며 발견한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나의 지금’을 사랑하기로 했다. 

이 책은 크게 성공한 저자가 쓴 일반 자기 계발서와 다르다. 평범한 30대 저자가 30대와 함께 밤새 나누고 싶은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디 이 책이 일과 현실, 관계와 결혼 그리고 꿈의 선택지에서 고민에 빠진 독자에게 말벗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다. 친구와 함께 커피 한잔, 술 한잔을 마시며 고민을 나눌 때 작은 위로와 용기를 얻듯이 말이다. 


물론 내가 쓴 프롤로그가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의도에서 썼고 어느 독자에게 필요하며 어떻게 읽어가면 좋을지 상당히 친절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나는 프롤로그만 읽어도 독자의 머릿속에 밑그림이 그려지길 바랐다. 다음은 <매출 1등 MD는 이렇게 팝니다>의 프롤로그 내용이다. 


프롤로그. 정답이 없는 MD, 성과가 답이다 

저는 15년 차 MD입니다. 주변에서 무슨 일을 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MD라고 답하면 하나 같이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MD가 뭐예요?” 사실 MD인 저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는데요. MD는 ‘Merchandiser’의 약자로, 상품 기획 또 는 상품화 계획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너무 포괄 적이죠? 그래서 MD가 ‘뭐든지 다 한다’ ‘모두 다 한다’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습니다. MD 업무를 해본 사람을 알 거예요. 업무의 경계가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모르기에 정답이 없다 는 것을요.

그렇다면 훌륭한 MD는 어떤 사람일까요? 결국 ‘성과’를 잘 내는 사람, 즉 상품을 통해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극대화하는 능력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과주의 사회에서 성과로 증명하 지 못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헛수고일 뿐이니까요. 시시 각각 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성 과를 거두기 힘듭니다. 정답이 없는 MD 직무를 처음 하다 보면 매일 현타가 오는 것이 당연할 거예요.

저는 그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MD로 일하면 서 압도적인 성과를 냈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과 내는 MD’가 되고자 하는 이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성과 내는 MD의 가장 중요한 자질을 딱 세 가지로 압축하면 분석력, 설득력, 실행력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세 가지 역량을 강화하는 레벨업 스터디를 이 책을 통해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현직 MD이 거나 MD를 꿈꾸는 사람,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영업사원이나 마케터라면 대환영이에요. 또한, 현재 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거나 사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인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알차게 내용을 구성했습니다. 커머스의 핵심인 MD의 기능을 얼마나 이해하냐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좌우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 책은 총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첫 번째 장 ‘시장 및 업계 파악’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머스의 생태계를 조망하며 커머스 감각을 익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 장 ‘최고 매출을 위한 기본기 셋’에서는 성과 내는 MD의 가장 중요한 역량 세 가지인 분석력, 설득력, 실행력에 관해 핵심 노하우를 전수해드리고자 했어요. 
세 번째 장 ‘사고 사고 또 사는 상품의 비밀’에서는 매출 1등 협력사, 매출 1등 상품을 만든 실제 사례를 통해 상품 관점으로 성과를 내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나누고자 했습니다. 
네 번째 장 ‘매니지먼트의 달인, MD가 관리해야 할 세 가지’에서는 분석력, 설득력, 실행력을 종합하여 어떻게 협력사를 매니지먼트하는지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 노하우를 아낌없이 녹여내고자 했어요.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장 ‘일 잘하는 사람의 한 끗, 소통의 기술’에서는 대상에 따라 성과를 창출하는 실전 소통법에 대해 쉽게 이해하도록 거들고자 했습니다.  

이론 중심의 딱딱한 기존 직무서와는 다르게 실제 사례를 중 심으로 꿈틀대는 현장감을 담아내고자 노력했어요. 현장에서 도제식으로 선배의 노하우를 하나하나 배워간다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본다면 지루할 틈이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물론 제가 정답은 아니겠지만, 성과라는 목표와 정답이 있기에 이 스터디가 MD라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이들에게 참고할만한 하나의 부표가 되길 바랍니다. 자, 지금부터 각자도생의 차가운 전쟁터 같은 커머스 세계에서 따듯한 멘토링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가져볼까요?


큰 틀에서는 두 책의 프롤로그 모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느껴지는가? 프롤로그에 감사하고 싶은 사람을 먼저 언급하는 경우도 많은데 나는 독자가 온전히 책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롤로그에는 책과 관련된 내용만 썼다. 대신 에필로그에 감사하고 싶은 사람을 썼다. 그렇다면 이제 에필로그를 살펴보자.


2. 에필로그 쓰는 법

책을 쓴 저자라면 독자가 책을 읽고 나서 꼭 기억하길 바라는 핵심 내용이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을 에필로그에 요약해서 다시 한번 간단히 설명해 주는 것이다. 에필로그는 책을 다 읽은 독자에게 "이 책의 주제와 메시지는 이것입니다"라고 각인시켜 주는 역할을 하면 좋다. 또한 책을 쓰며 느낀 저자의 감정과 감사 인사 등도 담아낸다. 바로 실전 예시 <서른 넘어 찾아온 다섯 가지 기회>의 에필로그 내용이다.


에필로그. 진짜 나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회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는 ‘Chance’와 ‘Opportunity’가 있다. Chance는 운으로 얻은 기회, Opportunity는 만들어낸 기회를 의미한다. 즉 Chance는 우연성, Opportunity는 필연성을 내포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신경과학 박사 티나 실리그는 20년 넘게 기업 가 정신에 대해 강의해 왔다. 그는 행운과 불운은 절대 우연이 아니며 운은 계속해서 부는 바람과 같다고 말한다. 그래서 운 속에서 기회를 찾아 행운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 비결은 세 가지다. 위험을 감수하고 감사하는 습관을 들이며 아이디어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는 것이다. 

행운은 우연을 필연으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Chance를 Opportunity로 만드는 일은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서른 넘어 시작된 고민은 나를 변화시켰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면 ‘나의 지금’을 사랑하게 된다. 어느 날 불어온 고민에 나만의 비결을 찾고자 몸부림치니 기회가 되었다. 나의 다섯 가지 기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보는 대로 믿고, 믿는 대로 본다. 클리셰 같지만 반 정도 물이 담긴 컵을 보며 물이 반이나 있다고 할지, 반밖에 없다고 할지는 믿음과 관련 있다. 직장을 전쟁터로 보면 나의 영혼을 잠식하는 지옥이 된다. 이 세상에 의미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 경험도 그렇다. 모든 경험이 나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라고 믿으면 직장은 나의 무대가 된다. 이것이 ‘일’에서 고민하던 나에게 찾아온 첫 번째 기회다.

어쩌다 서른이 되자 후회와 두려움이 밀려왔다. 화려한 이상과 초라한 현실의 괴리감을 느끼며 ‘왜 좀 더 노력하지 않았을까?’라며 과거를 한탄했다.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며 미래의 불확실성에 공포를 느꼈다. 그러나 백날 후회한들 과거를 바꾸지 못하고 두려워한들 미래를 확정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현재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집중하며 소소한 행복을 쌓아갈  때 후회와 두려움은 사라진다. 이것이 ‘현실’에서 고민하던 나에게 찾아온 두 번째 기회다.

주변의 기대와 시선이 만들어낸 거울 자아는 우리를 끝없는 욕망의 노예로 전락시킨다. 그러나 ‘나 자신이 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나는 그 자체로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된다. 부족한 나를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산사에 가면 ‘수각’이 있다. 흘러든 물이 수각을 가득 채우면 넘쳐흘러 주변의 메마른 땅을 적신다. 내가 나를 사랑으로 가득 채우면 그 사랑이 주변으로 흘러간다. 이것이 ‘관계’에서 고민하던 나에게 찾아온 세 번째 기회다.

비혼의 시대에도 여전히 많은 남녀가 결혼한다. 결혼은 행복의 관문일까, 불행의 서막일까?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체면 문화의 극치를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외적인 조건을 중시한다. 그러나 행복과 불행은 상대의 조건이 아니라 나의 인격에 좌우된다. 성숙한 내가 되고자 불편함을 감수할 때 결혼은 행복한 여정이 된다.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결혼은 불행하지만, 성숙을 추구하는 이타적인 결혼은 행복하다. 이것이 ‘결혼’에서 고민하던 나에게 찾아온 네 번째 기회다.

우리는 꿈을 좇을지, 현실과 타협할지 흔들리며 살아간다. 특히 30대에는 갈등이 깊어진다. 이때가 진짜 나를 만날 시간이다. 책에 등장한 인물 중 대표적으로 빅터 프랭클, 생텍쥐페리, 프리다 칼로, 마틴 루터 킹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들은 마음속 꿈틀거림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용기 있게 선택했다. 꿈은 북극성과 같다. 북극성은 가장 밝은 빛으로 방향을 알려준다. 막막한 현실에 좌절하여 넘어질 때도 꿈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비춰준다. 그리고 나를 다시 일으킨다. 이것이 ‘꿈’에서 고민하던 나에게 찾아온 다섯 번째 기회다.

30대는 기회다. 진짜 나를 만나 진지하게 묻고 성실하게 찾은 나만의 답을 실제 삶에서 하나씩 증명해 나갈 때다. 한편으로는 기회가 다시 고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멋진 말을 떠벌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멋진 삶을 살아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쓴 글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기에 두렵지 않다. 부족한 남편을 언제나 지지해 주는 아내가 있어 큰 힘이 된다. 아내의 헌신과 배려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다. 지희야, 진심으로 사랑해. 또한, 아빠에게 삶의 기쁜 책임감을 선물해 준 첫째 아이와 어려운 시국에 봄처럼 생명의 희망을 안겨 주며 태어난 둘째 아이에게도 참으로 고맙다. 선강아, 예안아 사랑해.

《미저리》와 《쇼생크 탈출》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 베스트셀러 소설가 스티븐 킹은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고, 편집은 신의 일이 다”라고 말했다. 원석으로만 남을 뻔했던 원고가 웨일북을 만나 보석으로 거듭났다. 특히 김효단 편집자의 ‘신의 한 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웨일북 식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숙성된 김치가 맛있듯 글에도 숙성 기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부족함이 많은 내가 숙성되어 가도록 울타리가 되어준 가족, 늘 함께 있어준 친구들, 선한 영향을 준 멘토와 직장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끝까지 읽어준 독자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바로 이어서 <매출 1등 MD는 이렇게 팝니다>의 에필로그 내용도 살펴보자.


에필로그. 우리는 모두 MD다.

스타트업 대표부터 임원과 팀장, MZ 막내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을 만나면 공통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업무 롤이 없어 이것저것 다 해야만 해요.” 과연 스타트업에만 해당하는 말일까요? 대기업에서도 매출에 직접 관여하는 부서일수록 업무의 경계는 모호하고 퇴근 시간은 시냇물에 표류하는 종이배처럼 저 멀리 떠내려갑니다. 커머스가 과학인 동시에 종합예술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어디 직장인 뿐이겠어요? 우리는 모두 내 인생에 나를 고용한 1인 기업입니다. 나의 존재 가치를 올리기 위해 갓난아이 때는 가진 게 목청뿐이라 빽빽 울어서 원하는 것을 얻어냈고, 조금 자라서는 신발 정리도 하고 심부름도 하면서 용돈이라는 수익도 창출했잖아요. 더 자라면서는 입시 경쟁을 시작으로 스펙 경쟁과 취업 경쟁 등 오늘도 수많은 1인 기업들과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퍼스널 브랜딩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 관리와 자기 계발, 인맥 관리와 재테크, 연애와 결혼 등 우리는 다양한 관계와 상호 작용하며 나라는 1인 기업을 더욱 매력적으로 가꾸려고 노력합니다. 일어나서 잠들기까지, 심지어 잘 때조차도 1인 기업은 쉼 없이 돌아갑니다. 다이어트가 필요할 땐 채소, 지식이 필요할 땐 책, 도움이 필요할 땐 인맥, 숙면이 필요할 땐 침구 등을 서칭하고 분석하여 내 입맛에 맞게 소싱하고 활용하니까요. 모두M 다D 하고 뭐든지M 다D 하는 MD의 삶이 곧 우리의 삶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 책으로 진행한 레벨업 스터디가 여러분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모두 다 하며 일해온 15년 차 MD로서 하고 싶은 말은 끝도 없지만, 최대한 심플하고 쉽게, 꼭 필요한 내용 위주로 현장감을 살려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인생에도 정답이 없듯 MD의 세계에도 정답은 없기에 제가 공유해 드린 내용을 각자의 상황과 강점에 맞게 변주하고 ‘성과’라는 측정 가능한 지표를 등대 삼아 각자의 길로 노를 저어 보면 좋겠어요.     

이 책이 혹시라도 버겁거나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것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고 잘해주는 것보다 잘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스킬이 아니라 진심이다. 커머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품을 팔다 보니 저는 어느 날 매출 1등 MD가 되어있었어요. 경주마들은 정해진 트랙을 따라 한 방향으로 달리기에 모두 1등을 할 수 없지만, 야생마들은 자기만의 길로 제각각 달리기에 모두 1등이 될 수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저는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저만의 길을 찾아 한 걸음씩 전진해 왔습니다. 여러분도 자기만의 길을 발견하고 모두가 1등이 되는 길로 나아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그동안 직장인이자 MD로서 만난 수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이 책을 쓰기까지 제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멘토와 멘티, 동료들 또한 셀 수 없지요.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하지 못해 송구스럽고 너른 마음으로 양해해 주길 바랄 뿐입니다. 올해에는 여러 가지 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있어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었어요. 남편이자 아빠로서 저는 ‘행복 부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날마다 더해가는 사랑의 가정을 선물해 준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얼마 전에 만난 지인이 첫 책을 냈는데 편집 과정에서 본인의 원고에 빨간 줄이 쫙쫙 그어진 것에 내상을 입었다고 했어요. 그러나 저는 제 원고에 빨간 줄이 있어 좋았습니다. 보석을 연마하는 빨간 레이저처럼 이 책을 빛나게 만들어준 빨간펜 선생님 허윤정 편집자와 함께 애써준 더퀘스트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수많은 책 가운데 이 책을 선택하고 바쁜 가운데 귀한 시간을 투자해 읽어준 독자분들께 더없는 감사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더 좋은 콘텐츠로 보답할 수 있도록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자, 이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어떤 식으로 쓰는지 감이 잡히는가? 참고하여 나만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완성해 보자. 오늘의 미션이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열 번째 단계,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비법'으로 만나요 :)



ⓒ 이학기 반장 / 참고 도서 <작가는 처음이라>, 김태윤, 다산북스




[이학기 반장 연재]

월 : 이학기 스쿨의 월요일 진로반
화 : 이학기 스쿨의 화요일 독서반
수 : 이학기 스쿨의 수요일 작가반
목 : 이학기 스쿨의 목요일 직장반
금 : 이학기 스쿨의 금요일 고민반
이전 10화 책 쓰기 8. 초고를 쓰는 고초를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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