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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Apr 17. 2024

책 쓰기 8. 초고를 쓰는 고초를 극복하자

※ 지난 시간 미션 점검! 내가 공개한 출간기획서 2개를 나란히 놓고 같은 내용의 출간기획서인데도 실패한 내용과 성공한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발견해 보자고 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출간기획서도 써보자고 했다. 미션은 완료했는가?


잠깐 복습을 해보겠다. 원고 투고의 3 요소가 무엇인지 기억나는가? 출간기획서, 목차, 완성된 초고이다. 7단계까지 잘 따라왔다면 출간기획서, 목차는 완성되었을 것이다. 뛸 준비는 모두 마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완성된 초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는 것이다.


많은 이가 책을 쓰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는 풀코스에 대한 전체 지도와 구간별 공략법이 없기 때문이다. 무작정 뛰기만 해서는 페이스 조절을 절대 잘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출간기획서로 타깃 독자와 콘셉트, 핵심 요약과 차별화 포인트까지 명확히 하여 전체 그림을 그렸다. 게다가 A4 2.5페이지로 이루어진 40개의 목차가 한 권의 책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목표를 잘게 잘게 쪼개어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처음 초고를 집필하던 당시로 돌아가서 현실고증을 해야 처음 책을 쓰려는 여러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2018년 여름, 나는 A4 2.5페이지로 된 목차 한 개를 쓰는데 3~8시간이 걸렸다. 왜 이렇게 격차가 컸냐고? 사전에 자료조사가 잘 되어있는 목차는 평균 3시간, 처음부터 자료조사를 하며 써야 했던 목차는 평균 8시간이 걸렸다. 자료조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 나는가?


나는 큰 마음을 먹고 육아휴직 때 책을 썼기 때문에 하루에 최대 8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물론 100일도 안 된 아이의 육아빠가 되었기에 아내가 직장에 가고 나면 나 혼자 아이를 돌보다 멘붕에 빠지기 일쑤였다. 목청껏 울어 젖히는 아이를 겨우 달래서 아기 띠를 한 채 아이와 한 몸이 되어 초고를 쓰기도 했다. 그러다 예민해져서 아내와 다투기라도 한 날에는 글이 도무지 써지지 않아 난감했다. 초고를 완성하려면 매일매일을 수도자처럼 경건한 마음을 유지하려 애써야만 했다.


초고 완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려주겠다. 책 한 권을 쓰기까지 보통 얼마나 걸린다고 생각하는가? 주변에 물어보면 최소 1~2년 이상이라는 답변이 지배적이다. 아니다. 책 쓰기는 3~4개월 안에 승부를 봐야 완성할 수 있다. (물론 다양한 케이스가 있을 수 있으나 내 경험과 거금을 주고 책 쓰기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말하는 것이다.) 목차를 완성하기까지 1~1.5개월, 초고를 완성하기까지 1.5~2개월의 기간을 데드라인으로 잡아야 한다. 더 길어지면 체력도 떨어지고 의지도 약해져서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나는 하루에 목차 한 개씩, 총 40일 동안 40개의 목차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0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을 기록했던 그 여름, 나는 육아를 병행하며 하루에 3~8시간씩(8시간씩 쓰는 날이 훨씬 더 많았다는 것은 안 비밀) 목차 하나씩을 썼고 진짜로 40일 만에 초고를 완성했다. 그러자 가을이 찾아왔다. 말도 안 된다고? 절박하니까 다 되더라. 가장인 내가 육아휴직을 하는 바람에 벌이도 없는데 거금을 들여 책 쓰기 학원까지 등록해 버린 상황이었다. 아내와 아이 앞에 떳떳하려면 한 가지 방법뿐이었다. 진짜로 책을 쓰는 것이었다.


돌아보면 책 쓰기 학원에 들인 거금만큼 확실한 동기부여도 없었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나는 기필코 목표 달성을 해내야만 했다. (무료로 알려주는 나의 책 쓰기 노하우가 사실 얼마나 동기부여가 될지는 모르겠다. 누차 강조하지만, 실제로 1,000만 원을 투자한 것처럼 생생하게 절박함을 느껴가며 책 쓰기에 임하길 권한다.) 또한 육아휴직 6개월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책 쓰기를 해야 한다는 강박도 내겐 강력한 동력이 되었다.


만일 나처럼 휴직을 하거나 통째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번째로 정식 출간된 책을 쓸 때 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그땐 또 아이가 한 명 늘었고 코로나 19까지 터진 상황이었다. 재택근무를 했는데 방문을 닫고 직장으로 출근했다가 방문을 열고 나오면 육아하러 출근하는 일상이 반복되었다. 당시 나는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살았다. 아이들이 잠든 밤 10시 이후부터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다. 매일 새벽 1~2시까지 하루에 3~4시간은 무조건 초고를 쓰는 데 집중했다. 두 번째 책의 초고는 무려 네 달이 걸려 완성할 수 있었다.


내 경험에 비추어 직장에 다니면서, 일을 하면서 책을 쓸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평일에는 최소 3시간, 주말에는 최소 6시간 이상 무조건 덩어리 시간을 확보한다.
2) 초반에는 목차별 자료수집부터 집중적으로 시작한다.
3) 일주일에 세 편의 목차를 완성한다는 목표가 있어야 3~4달 안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다.


오늘의 미션이다.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 보자.

현재 내가 책 쓰기를 위해 확보할 수 있는 시간대는 언제인가? 평일과 주말로 나누어 최대한 확보해 보자. 방해요소는 무엇인가? 방해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다음 주 수요일에는 아홉 번째 단계, '머리와 꼬리까지 달면 화룡점정'으로 만나요 :)


ⓒ 이학기 반장 / 참고 도서 <작가는 처음이라>, 김태윤, 다산북스



[이학기 반장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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