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1주기였습니다. 179명의 희생은 누군가에게 여전히 피눈물 나는 아픔인데, 아직도 '무안공항 참사'이니 '제주항공 참사'이니 다투는 이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그 슬픔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비정한 현실 앞에 가슴이 무너집니다.
어제는 인천대교에서 또 한 명의 이웃이 차가운 바다로 몸을 던졌습니다. 올해만 벌써 아홉 번째라고 합니다. 생명을 지키겠다고 세워둔 600개의 플라스틱 드럼통은 그 처절한 절망을 막아서기에 너무나 가볍고 무력했습니다.
저는 죽기 싫어서, 어떻게든 살려고 아등바등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존에 매몰되어 있을 때, 누군가는 불의의 사고로 별이 되었습니다. 또 누군가는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있었습니다. 두 번 다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진상 규명과 근원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동시에 죽음의 문턱에 선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대책이나 차가운 드럼통이 아니라, 누군가의 따뜻한 온기였음을 고백합니다.
선교가 결국 사람을 살리고 영혼을 구하는 일이라면, 먼 곳을 바라보며 가장 가까운 곳부터 걸어가길 원합니다. 원대하고 거대한 꿈을 꾸되, 곁에 있는 가족의 지친 어깨를 먼저 안아주고 싶습니다. 이웃에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 한마디,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울어주는 눈물 한 방울이 한 영혼을 붙드는 기도가 될 수 있음을 믿습니다.
약자들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세심함을 잃지 않길 원합니다. 거창한 선언보다 일상에서 건네는 격려의 말 한마디로 생명을 지키는 '일상 선교의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 우리를 살리려 이 땅에 오신 그분의 마음을 닮아, 저도 오늘 사랑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가장 쉬운 일인데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니, 삶을 고난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