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차, 2017년식 7만 km 미니 쿠퍼 출고]
“마틴님, 오랜만에 연락드려요 :-)”
그녀가 잊고 있던 닉네임을 불러주었다. 나는 순식간에 7년 전 마틴으로 돌아갔다.
“오! 로로님~ 반가워요 ^_______^”
그녀 역시 닉네임으로 불리는 게 오랜만이라며 “ㅎㅎ” 웃었다.
7년 전 나는 첫 이직을 하였고 새 직장에서 로로님을 만났다. 이직 전에 나는 이랜드에서 9년의 세월을 보냈다. 이랜드에서 만난 키 크고 잘생긴 후배가 있었는데, 그는 나를 선배로 깍듯하게 대했다. 공교롭게도 이 후배가 로로님의 남편이었다.
“동생이 이번에 차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미니 쿠퍼를 보고 있어요.”
카톡 창에 ‘미니 쿠퍼’라는 단어를 보자, 내 손가락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미니 쿠퍼라니! 중고차 딜러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차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미니 쿠퍼는 두 대를 사서 타는 차’라는 말이 있다. 한 대는 정비소에 맡겨놓고 번갈아 가며 운행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이지만, 결코 웃을 수만은 없다.
미니의 디자인에 반했다가 엔진 오일 소모, 타이밍 체인, 냉각수 누수 같은 치명적인 파워트레인 결함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는 차주가 많았다. 수입차 계의 꽃뱀이자 제비라고나 할까? 자그마한 엔진룸에 이것저것 때려 넣으니 엔진이 과열되기 쉽고, 이는 고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직장에서 함께 끝판왕 같은 상사를 겪으며 동고동락했던 로로님의 의뢰인데 꽃뱀이나 제비를 소개해 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하지만 사람도 외모에 한눈에 반하면 답이 없다. 이미 미니의 자태에 매혹된 동생분께 예산 안에서 비교적 안전한 현대차의 베뉴나 캐스퍼를 추천한들 눈에 들기나 하겠는가? 그렇다면 방법은 단 하나, 미니 중에서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매물을 고르는 것이었다.
2세대까지 말썽꾸러기였던 미니는 2014년부터 3세대로 넘어가며 미니 역사상 가장 ‘말 잘 듣는 우등생’으로 거듭났다. 2세대의 고질병을 해결한 BMW B-시리즈 엔진이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BMW의 모듈러 엔진 설계 철학으로 만들어져 구조가 깔끔해지고, 출력이 뛰어나 작은데도 잘 나가는 차로 변모했다.
다만, 3세대 출시 후 ‘미니의 문제는 미미’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미미(마운트)는 엔진과 변속기를 차체에 고정하고 진동을 흡수하는 부품이다. 엔진의 떨림과 하체 부싱(고무 쿠션) 상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출고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었다.
나는 동생분께 예산 안에서 3세대 16~17년식 10만km 미만 차량 네 대를 엄선하여 제안했다. 동생분이 영수, 영호, 영철, 광수 중 1픽과 2픽을 선택하면 ‘카히스토리 체크 - 차량 내외부 점검 – 시운전 - 정비소 하부 리프트 및 스캐너 점검 - 예방 정비 – 출고’의 순서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동생분께는 2픽을 고르지 못할 정도로 1픽이 압도적이었다. 내 눈에도 새하얀 ‘영호님’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프로세스대로 진행하는데 내외부 상태, 엔진음과 하체 소리, 주행 질감, 하부 상태 등 걸리는 게 하나도 없었다. 순백의 영호님은 역시 1등 신랑감이었다.
“첫차라 걱정이 많았는데, 덕분에 마음 편하게 잘 구매한 것 같아요. 하나하나 신경 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휴일에 추운 날씨에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차량 출고 후 동생분이 커피 쿠폰과 함께 감사 메시지를 보내왔다. 동행했던 이랜드 후배이자 로로님의 남편이자 동생분의 형부도 “현중님, 중고차에 대한 불신이 컸는데, 오늘 직접 겪어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어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중고차에 대한 불안한 의심을 안전한 확신으로 바꾸는 것이 ‘책 쓰는 중고차 딜러’로서 나의 소명이라 생각했는데, 마음 한가득 뿌듯함이 차올랐다.
생애 첫차 출고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안전하게 타시고, 미니와 함께 좋은 추억 많이 쌓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