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중고차 딜러 아재들의 시낭송회

[4050 중고차 딜러 아재들의 시낭송회]

지난주 글쓰기에서 네 명 중 무려 세 명이 시를 쓰고 나눴다. 그 여파로 이번 주 독서 토론은 시 낭송으로 정했다. 4050 아재 중고차 딜러들은 어떤 시를 들고 왔을까?

먼저 조 이사님은 이병률 시인의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집을 들고 왔다. 그는 '시인의 말'에서 "춤을 춰야겠다는 목적을 갖고 춤을 추는 사람과 자신도 모르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이라는 대목에 끌렸다고 했다.

글쓰기 모임을 시작한 후, 변화된 자기 모습이 딱 이렇다는 것이었다. 글을 써야겠다는 목적을 갖고 글을 쓰는 사람이자, 자신도 모르게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이 되었단다. 50대 아재의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을 정도로, 글이 가진 힘이라는 건 대체 뭘까?



옆 테이블에서 다른 매매 상사 딜러가 고객을 응대하는 목소리로 카페 안은 시끌시끌했다. 그 와중에 조 이사님은 시집에 수록된 <어떤 그림>, <어질어질>이라는 시를 낭송했다. 어떤 딜러는 중고차 이야기로 열을 올리고, 또 어떤 딜러는 시를 읊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졌다. 시가 그려내는 몽환적인 세상에 온 기분이었다.

김 대표님은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낭독했고, 우물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강 이사님은 시인의 20대 감성을 10대에 처음 접했을 때와, 50대에 다시 느껴보니 차이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세월의 풍파를 겪고 보니 <자화상>은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서려있어 다소 유치할 정도로 순수한 느낌이라는 것이었다.



강 이사님은 유일한 문과 출신답게 시집을 두 권 준비해 왔다. [입 속의 검은 잎]과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중에서 그는 함민복 시인의 <눈물은 왜 짠가>를 낭독했다.

산문시의 여운이 우리 테이블을 휘감더니 공기에 실려 카페 안을 가득 메웠다. 공대 출신인 조 이사님은 산문시와 에세이가 어떻게 다른지 질문을 던졌고, 또 다른 공대 출신인 김 팀장은 AI에게 얻은 답을 나누었다.

'산문시는 시적 정서와 이미지를 산문으로 표현한 것이고, 에세이는 생각과 경험을 논리적·서사적으로 풀어낸 글입니다.'

강 이사님은 <눈물이 왜 짠가>를 수도 없이 읽었는데, 처음으로 마침표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했다. 옆 테이블의 소음도 떠나가고, 카페를 독차지한 4050 아재들은 점점 시의 세계에 빠져들어 갔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정재찬 교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서 읽은 시를 한 편 소개했다. 바로 신경림 시인의 <갈대>였다.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지난해에 이 시를 읽었을 때, 말할 수 없는 위로가 나를 감싸 안는 것 같았다. 시라는 것은 언어로 그림을 그리고, 연주를 하는 고급 예술이구나 싶었다. 나는 어떤 시를 쓸 수 있을까? 우리는 또 어떤 시를 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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