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본 중국 - 우한 1편
중국 유학 시절 첫 기차 여행으로 우한을 갔었다. 중국에는 5월 첫째주에 주로 노동절 연휴(五一)가 있고, 이 기간 동안 여행을 다니거나 밀린 휴가를 보낸다. 중국 사람들은 이 기간을 빌려 자신의 고향에 방문하기도 하고, 해외 여행보다는 자국 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차 예매도 몇 달 전에 해놓지 않으면, 표를 구하기 어렵다.
우한에 가려는 목적은 단 하나였다. 혼자 여행을 떠나는 유학생의 신분으로서, 거리가 비교적 그럭저럭 멀지 않고 대도시기도 했으며, 처음 기차여행을 도전할 만한 장소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돈이 없는 학생이기 때문에
2박 3일이지만 사실은 기차에서 2밤을 자는, 즉 하루 + 반 나절 정도 안에 볼 만한 코스들은 다 격파할 수 있는 곳인지가 중요했다. 또, 친한 언니가 유학 시절 우한에서 본 지음호 크루즈 공연에 대해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기 때문에 꼭 가보고 싶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 전까지 우한은 중국의 북경, 상해와 달리 매체에서 여러 번 언급된 도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후베이 성의 성도이자, 중부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근처에 '적벽대전'에 나오는 적벽이 있고, 양쯔강이 흐른다. 상하이가 항구도시로 성장하기 전까지 우한이 국제적 상업도시로 매김했을 정도로 중국 내에서는 중국 중부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 금융의 중심지로 인식된다.
우한은 특이하게 우창과 한커우, 한양 이 세 지역이 합쳐진 도시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우창은 관광 산업이 발달되어 있고, 실제로 동호, 황학루, 쑨원박물관, 탄화린 등이 있어 볼거리가 많다. 중국 내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한다면, 우창역에서 내리는게 훨씬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우창은 일반 열차가 많고 한커우쪽이 고속 열차가 많은 편이다. 필자의 경우 돈이 없는 유학생에다가 숙소가 우창 근처였기 때문에 우창에서 베이징까지 14시간 걸리는 야간 기차를 탔고, 저녁에 기차에 타고 잠이 들어서 새벽에 도착하는 코스를 선택하였다.
한커우는 쇼핑할 곳이 많다. 관광지보단 일반 시민들이 쇼핑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享受美食)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우한 역시 과거 텐진 조약으로 영국,프랑스, 독일,러시아,일본에게 항구를 개항했기 때문에 조계지가 있다. 상하이 조계지와 느낌이 굉장히 비슷한 편인데,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 하기 좋은 코스라고 생각한다.
우창에서 한커우를 넘어갈 때는 대중 교통 중 하나인 배를 타야한다. 가격은 1위안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배 안에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모두 들어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한양은 아쉽게도 가보지 못해서 잘 모른다. 잘 언급되지도 않고 이 주변에 볼게 많이 없다고 들어서 짧게 마무리한다.
중국은 공유 경제가 발달한 만큼, 자전거나 전동자전거(电动)과 같은 수단들을 QR코드만 인식하면 빌려서 탈 수 있다. 그리고, 월마다 10위안(한화 1700원) 정도 내면 한 달 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기 때문에 자전거는 중요한 교통 수단이었다. 딱 마침 우한 여행을 가기 전,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워서 무척이나 유용하게 탈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공유 자전거 회사가 모든 중국 지역에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미리 도시마다 어떤 회사가 많은 지 알고 가면 좋다. ㅠ모르고 갔다간,, 빈 자전거를 찾으러 이리 저리 뛰어다녀야 하니까.,,
북경에서는 헬로바이크(알리바바에서 만든 자전거)보단 모바이크가 많았는데 우한에서는 헬로바이크가 많아서 급하게 결제를 했다. ofo는 거의 없어져가는 추세였고, 두 회사가 판을 치고 있었다. 아래 왼쪽에 있는 사진은 우창역에서 숙소 근처에 있는 황학루가 근처라해서 걸어가려했지만 지나치게 경사도를 만나고 있어서 멘붕이 온 김에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장강대교에서 한커우로 넘어가기 위해 배를 기다리며 찍은 한 컷이다. 하필이면, 내가 여행간 첫 날에 미세먼지가 많았다. 다음 날에는 맑게 개긴 했지만 배를 타고 가면서 엄청 실망했다.
헬로바이크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우한은 위챗페이보단 알리페이를 많이 사용하는 느낌이었다. 중국은 한국과 다르게 도시마다 교통 카드가 다르다. 수도인 북경은 아직도 실물 교통 카드를 충전해서 쓴다.우리나라로 치면 티머니라고 할 수 있다. 상하이 역시 내가 처음으로 방문했던 2018년 도에는 실물 카드를 썼고, 일부 중국 휴대폰 기종, 중국 애플 계정을 보유한 사람에 한 해서 애플 페이에 교통카드를 연동해서 쓸 수 있었다. 2019년에 다시 인턴으로 찾아갔을 때는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방식이 바뀌었긴 하지만 조금 늦다고 생각했다.
반면, 우한은 내가 방문한 2019년 당시 교통카드가 지하철과 버스에 한 해서 알리페이에서 결제하는 시스템으로 완전히 넘어온 상태였다. 간단한 일화로는 교통카드 권 발급 후 개찰구에 찍었는데 작동을 하지 않길래 보안 요원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블루투스를 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소리를 들었다. 블루투스 on을 생활화 하자.
우한은 3대 화로 도시다. 아니 너무 덥다. 여행을 간 날자가 5/1일즈음이었다. 여름이 다가온 날씨지만 출발하는 북경에서 갑자기 찬 바람이 불고, 쌀쌀해졌다. 그리고 미리 날씨를 확인해보니 이게 왠 걸 3일 내내 비가 온다 했고, 기온도 낮았다. 아래 왼쪽 사진은 북경에서 출발하기 전에 미리 찍은 착샷이었고, 오른쪽은 땀에 쩔어 어떤 옷을 살 까 고민하다가 스파오에서 가장 무난해보이는 티를 20위안 주고 건졌다. 나름 한국에 와서도 유용하게 입고 있다.
그리고 당시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던 사진이 있는데, 바로 아래 사진이다. AAAAA급 명소로 알려진 황학루에 갔을 때 휴대폰 조차 이 열기를 감당할 수 없어, 사진을 찍었을 때 이렇게 뿌옇게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