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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ine Jul 05. 2021

버블이 왜 인기가 많은데?

SM 2021 Congress번외 편(1)

소녀시대를 좋아했을 때였다. 친구들이 소녀시대와 직접 문자를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소녀시대 서현을 엄청 좋아했던 나였기에 서현과 직접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다 하고 싶었고, UFO 타운에 접속해서 매 번 언니들의 답장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다.


1세대, 2세대 아이돌들의 경우 지금처럼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UFO 타운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혁명이었다. 주로 공방(공개 방송), 팬사인회, 콘서트, 멤버의 생일 팬미팅 참석이 덕질의 전부였던 시기에 최애와 문자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UFO 타운만의 매력적인 셀링 포인트였다. 

좌: UFO 타운의 문자 메세지 / 우: 윤아와 팬의 UFO 타운 

건당 300원의 정보이용료가 붙는 문자 메시지를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보내면, 답장을 보낼 수 있고, 실제로 현재의 버블처럼 복불복으로 답장이 오는 것이 아닌 '티키타카'가 잘 이뤄지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대히트를 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예인과 팬들의 웃긴 답변은 커뮤니티나 트위터에 모음집으로 돌아다니곤 했다. 하지만 스마트 폰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MMS 문자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자 2018년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팬들과 아티스트를 이어주는 다리, 소통 

BTS의 성공 요인 중 하나를 뽑자면, 팬들과 아티스트 간의 활발한 소통이다. 방탄소년단은 매 번 시상식, 아육대, 스케줄 종료 후 브이 앱,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자신들의 팬덤 ARMY와 소통한다. 아이돌 산업에서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팬들은 무작정 아티스트들이 활동을 하거나 컴백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아티스트의 일상, 고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의 역시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대중이 원하는 음악의 콘셉트와 자신의 이미지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글로벌 팬이 많아지고, 성인지/ 문화 전유 등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혹시나 아티스트가 차별적인 발언을 했을 경우 서로 피드백을 주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은 꼭 필요한 요소다. 


2018년 UFO타운이 사라진 후, 브이 앱/트위터/인스타그램/위버스/ 틱톡 등으로 다양한 소통 플랫폼이 생겼지만, 직접적으로 아티스트와 티키타카하고,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그런 플랫폼은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가 버블이 등장하게 되었다. 


최애와 내가 주고받는 티키타카  

버블은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이자 프라이빗 메시지 플랫폼 기업인 (주)디어유에서 제작한 서비스이다. UFO 타운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애플리케이션 기반이라는 점, 구독형 서비스, 이미지 - 동영상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1인 기준 월 4500원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직접 작성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음성, 사진, 동영상을 공유해주기도 한다. 완벽하게 번역해주진 않지만 해외 팬들을 위해 번역 서비스도 제공되고, 여러 명을 구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티스트들을 안티팬, 악성 댓글러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금칙어도 설정하는 등 UFO타운보다 한층 성장한 애플리케이션이다. 


현재는 NCSoft의 유니버스, 위버스 등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프라이빗 메시지 기능을 선보이고 있지만, 당시에는 단순히 브이 앱과 같은 실시간 영상 플랫폼 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욱 센세이션 했고, 지난해 2020년 1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올 하반기에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버블의 시작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리슨 어플(공식 팬클럽 애플리케이션) 내 자사의 아티스트들과 팬을 이어 주기 위한 메시지 플랫폼이었지만 JYP, FnC, TOP media, WM, JellyFish 엔터테인먼트에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장 중이다. 


버블의 장단점 

버블의 장단점을 한눈에 정리해보면, 

먼저 장점의 경우 

1. 아티스트에게 불리고 싶은 내 별명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2. 소속사에게는 새로운 수입원이 될 수 있다. 

3. 아티스트와 소통할 수 있다.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 그 자체)

4. 번역 서비스 제공 


단점의 경우 

1. 금칙어가 가끔 이상하게 설정되어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단어인데도 입력을 못할 수가 있다. 

2. 팬들이 적을 수 있는 메시지의 양이 정해져 있다. 

3. 비싼 가격.. 1인 4500원, 2인 9000원,, 좋아하는 멤버가 많으면 부담이 크다. 하지만, 여러 명을 구독한다고 할인해주진 않는다. 

4. 티키타카가 완벽하게 되지는 않는다. 1:1로 메시지를 보내주기보단 일괄적으로 아티스트가 몇몇 팬이 보낸 문자들의 내용을 종합해서 보내주는 느낌이 크다 


장점이 단점을 커버하는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많은 소속사와 팬들이 버블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 같다. 디어유 상장 소식이 들리면서 JYP에서도 디어유의 지분을 사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아이돌들은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가 창창한 사업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점점 팬덤 사업에서 당연하게 해야 할 것들이 유료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팬덤 사업에서 주요 고객층이 1020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월 4500원 많게는 5만 원을 훌쩍 넘는 돈을 그들이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버블이 아이돌 산업을 더욱 상업화하는데 한 몫을 했다는 생각도 든다. 버블의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한 이후로부터 모든 영상 콘텐츠, 사진 콘텐츠마저 유료화되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만 있어도 덕질을 할 수 있는 시대의 막을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돈이 있어야 덕질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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