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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ine Jul 05. 2021

사업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나요?

SM 2021 Congress 번외 편(2)

SM의 원대한 2021 사업 계획을 듣고 나니 몇 가지 의문점이 생겼다. 


첫 번째, 회사의 방대한 프로젝트, 아티스트들도 잘 따라오고 있나요? 

 콘텐츠 IP 산업을 하기 전 IP의 대상이 되는 그 주체들이 세계관이나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잘 인지해야 하는데 초기 단계다 보니 멤버 별로, 그룹 별로 격차가 있는 듯하다. 과거에 엑소가 자신의 초능력 콘셉트를 방송에 나와서 견디기 힘들어하고, 에스파도 당장 그룹 멤버 수가 4인조인지 8인조인지 구분하기 힘들어하는 점들을 토대로 봤을 때 회사 내부에서도 세계관 확립을 명확하게 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고, 아티스트들 역시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철저히 이해를 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두 번째, 앞으로 SM도 IT 직군을 채용할까? 

 하이브는 엔터사업이 아닌 IT 플랫폼 사업으로 나아간다는 당찬 포부를 보여주었다, 사옥을 옮기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하이브는 실제로 2019년 말부터 개발자를 공개적으로 대거 채용했다. SM의 거창한 사업계획을 보면, 개발이나 IT 관련 사업이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는 상황인데 최근까지의 채용 공고에도 IT 개발 관련 내용이 없다. 외주를 주는 것인지 아니면 자사의 디어유에서 IT 관련 직군을 뽑을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성수동으로 사옥도 옮기는 만큼 채용에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다


세 번째, JYP는 앞으로?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4대 연예기획사는 SM, JYP, YG 그리고 하이브이다. JYP를 제외한 나머지 소속사들은 이미 엔터 사업 외에도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고, 거대 IT 기업들과 손을 잡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반면, JYP의 움직임은 미미한 편이다. 현재 JYP는 제페토에만 투자를 한 상태이고, 가장 최근의 뉴스로는 블록체인 업체 두 나무에 주식 366억 치(대략 보유지분 2.5%)를 처분했다고 한다. 두 나무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운영 사이다. 암호화폐가 급상승하면서 NFT 플랫폼도 함께 성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아티스트의 지적 자산권, 소유권 확보 등을 진행해나갈 전망이다. 플랫폼 사업으로 나아갈 기미가 보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한 발 늦은 셈이다. 


 지나치게 다변화, 상업화되는 엔터 사업에 싫증을 느껴 케이팝 리스너들 사이에서 음악성, 대중성으로 승부 보는 그룹에 대한 갈증과 향수가 많이 나타나고 있긴 하다. 최근 있었던 문명 특급의 숨듣명 콘서트가 화제가 된 것도 멜로디가 좋은 노래, 가사가 좋은 노래, 노래 다운 노래에 대한 니즈가 다시금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니즈에 맞춰 어쩌면 JYP도 디지털 사업, 플랫폼 유통 사업을 확장하는 것보단 음악 사업 그 본질에 초점을 더 두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팀, 히치하이커- DJ 레이든과 같은 DJ 들을 많이 영입하고 음악 리마스터링까지 진행하는 SM에 비하면 JYP의 음악 사업은 여전히 텔미에 머물러있다.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자사 아티스트들의 음악 색이 너무 한정적이다. 물론 박진영 프로듀서님의 경우 복고, 트로트, 댄스까지 다양하게 도전하고 계시지만, 자신이 프로듀싱하는 그룹들의 경우 박진영의 색채와 프로듀싱에 몇 년째 못 벗어나고 있다. 

 산업이 자꾸 바뀌어가면서 사업이 확장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음악 산업에서 IT  + IP 비즈니스에 전폭적으로 투자 + 자사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지 아니면 정통 음악성, 음악의 본질로만 승부를 보고 팬덤층을 늘리는 게 맞는지는 좀 숙제인 것 같다. IP 산업이 좋긴 하지만 사실상 팬들의 등골을 빼먹을 수 있을 만큼 빼먹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대부분의 IP 산업의 결과물이 유료 콘텐츠 거나 굿즈이기 때문에 상업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는 어렵다. 콘텐츠 산업의 사업이 다각화될수록 장기적으로 보면, 사실 팬덤 진입의 벽, 케이팝의 팬이 되는 장벽이 높아진다는 느낌도 있다.  예전엔 순수하게 노래만 듣고 팬이 되고 아티스트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돈이고,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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