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란 감정을 먼저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 누군가가 표현을 해주면 그때서야 그 사람을 이성으로 보고, 내가 좋아하는 표정을 그 사람한테서 보게 되면 그 때 이후로 좋아하는 감정을 느낀다. 누가 나를 헷갈리게 해야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거다.
대학교에 와서 날 헷갈리게 하는 사람들 중에서 나를 설레게 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전에 연애를 오랫동안 하면서 많이 행복하기도 그만큼 많이 힘들기도 했던 것 같다. 지금은 힘든 기억밖에 나지 않아, 이전의 오랜 연애로 너무 지쳤던 걸까. 쉽사리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사람을 만났다.
다정다감하고 나이스한 모습에 호감이 갔다. 술자리에서 호탕하게 웃고, 선배들과 대화도 잘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모습에 끌렸다. 그런데, 그 사람한텐 여자가 있었다.
아쉬웠다. 내가 먼저 호감을 가진 적이 없었기에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애인이 있다니. 이후로 기회가 되어 대화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자고 하더라. 난 설렜다 또. 헤어졌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여자친구 있는데 헷갈리게 하니까 싫었다. 나는 선배가 남자로 보이는데 그냥 후배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너무 미웠다. 그런 나의 뾰족한 마음이 티가 났을 수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헤어졌단 소식이 들렸다. 오랜 연애를 한 것 같아 많이 슬퍼보였다. 이후로 선밴 취업도 하게 됐고, 그 때부턴 바빠졌는지 내가 별로였는지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난생 처음 용기내어 여러가지 말도 걸어보고 만날 기회를 만들려고 여러가지를 포기하고 준비했다. 막상 만났는데 그 선배는 나를 여자로 안 보는 것 같았다. 그냥 후배.
나도 모르겠다. 이게 한순간의 감정인지 근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내가 그 사람을 매일 생각하고 있단 것이다. 더 알고 싶고 함께 있고 싶단 것이다. 좋았던 그 순간을 자꾸 떠올리고 있단 것이다.
주변 친구들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밖에 만날 수 없어서 많이 만나봤자 1년에 3~4번일텐데 어떻게 좋아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느냐고 묻는다. 나도 모르겠다. 그냥 좋다. 비록 추억은 많이 없고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없어도 난 그 오빠 생각을 하면 마음에서 뭔가 차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다.
처음 겪는 감정에 힘든 20대를 보내고 있다. 한 걸음 다가가기가 이렇게 힘들줄 몰랐는데.
아무에게도 털어놓고 싶지 않아 이 곳에 끄적거린 내 짝사랑 이야기.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크리스마스는 제 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