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불편한 편의점2 / 김호연

by 크랜베리

책을 읽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1권이 너무 좋았는데, 2권은 어떨까?’

그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품고 불편한 편의점 2를 펼쳤다.


오디오북과 종이책을 함께 보면서 읽었는데, 여러 역할을 맡은 성우의 목소리가 1권보다 더 많아져 조금 집중이 흐트러지는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이야기 자체의 온기만큼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2권에서는 1권의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등장하고, 염여사가 왜 초반에 많이 보이지 않는지도 뒤로 갈수록 이유를 알게 되면서 세계관이 단단히 이어진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의 이야기가 이렇게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신선했다. 평소 이런 종류의 책을 많이 읽지 않는 나로서는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읽는 내내 가장 돋보였던 건 ‘말’이었다.

평범한 인물들이 던지는 문장들이,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깊게 파고든다.




(51p)

"참이슬에 자갈치니까, 참치! 참치잖아요. 저도 그 조합 참 좋아하는데요.”


>> 1권에서도 등장하는 참참참이 있는데, 2권은 참치가 등장한다. 웃음 포인트 ㅎㅎ


(97p)

"가족은 없어요. 대책도 없고요. 그리고 걱정도 없어요. 아, 걱정 이 없어서 태평한거 같네요.

“걱정은 독이라고 하잖아요. 안 그래도 사장님 얼굴, 살이 오르셔서 약간 독두꺼비 같아 보이세요.”


>> 걱정 없이 살고 싶고 비교는 암이라는데, 긍정적인 마인드가 부러웠다.


(143p)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게 있는 세 가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더라. 먼저 내가 잘하는 일을 알아야 하고, 그다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알아야 한다더라고.”


(154p)

"옥수수수염차야. 속상할 때 아주 좋아.”


>> 편의점 이야기라서 특정 제품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읽고 있으면 계속 먹고 싶어진다.


(194p)

걱정은 독이고 비교는 암이었으며, 과거는 끝났고 미래는 없고 오직 현재만 있을 뿐이었다. 지금 죽는다 해도 후회는 없었으며 남은 인생은 언제든 반납할 용의가 있었다.


(250p)

이곳에서 나는 숨이 좀 트였고, 지친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고, 묵은 생각을 꺼내 햇살에 말릴 수 있었다. 스스로를 옥죄는 문제들을 외면하기보다 공존하는 법을 터득해 나갔다.


(261p)

자연과 자연을 닮은 사람들과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나 마음과 몸에 치유를 가져오는지를


(281p)

변화. 누가 시켜서 되는 게 아닌 스스로의 변화 말이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변화를 요구받는 게 싫은 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바뀔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기다려주며 넌지시 도와야 했다.


(297p)

이 극은 내 삶이다. 내 삶은 이 극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더라도 오늘 이 관객들의 기억 속에서 언제나 재현될 것이다.




1권에서 느꼈던 따뜻함이 2권에서는 더 깊게 스며든 느낌이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삶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흘러간다는 걸 가장 소박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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