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by 크랜베리

이 소설은 잠이 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꿈 백화점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잠이라는 일상적인 행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진입 장벽 없이 자연스럽게 판타지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된다.


호텔 델루나, 해리포터처럼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을 좋아한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달러구트라는 사장이 운영하는 이 백화점에는 다양한 꿈이 진열되어 있고, 꿈 제작자와 판매원, 꿈을 관리하는 인물들까지 각자의 역할이 촘촘히 구성되어 있다. 꿈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와 재료라는 설정 역시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꿈’이라는 누구나 경험하는 소재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잠을 자고 꿈을 꾸지만, 그 시간을 깊이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다. 이 책은 왜 사람이 꿈을 꾸는지, 잠이 왜 필요한지를 판타지의 언어로 설명하며 자연스럽게 독자를 사유로 이끈다.


“잠, 그리고 꿈은…
숨 가쁘게 이어지는 직선 같은 삶에,
신께서 공들여 그려 넣은
쉼표인 것 같아요!”



이 문장을 읽고 나면, 꿈은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 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소설의 판타지는 현실에서 멀어지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을 더 잘 살아가게 돕는다.


그리고 산타클로스 같은 익숙한 존재가 꿈 제작자로 등장하는 설정도 반갑다. 동화와 현실, 그리고 꿈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이 세계가 결코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새로운 판타지 소재의 책을 읽고 싶다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추천하고 싶다.


<책 속의 문장들>


사람은 왜 꿈을 꿀까? 왜 인생의 3분의 1씩이나 잠을 자며 보내도록 만들어졌을까? 도무지 내 머릿속에서 나온 것 같지 않은 신비롭고 이상한 장면들, 자꾸만 꿈에 나오는 그 사람, 분명히 가본 적 없는 장소들. 어젯밤 꿈속에서 그토록 생생했던 일들이 정말 내 무의식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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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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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가 말문을 열었다.

“지원서류가 아주 인상 깊었거든. 특히 ‘아무리 좋아봐야 꿈은 꿈일 뿐이다’라고 쓴 구절이 압권이더군.”


“하지만, 현실에서 겪지 못할 일들을 체험한다고 하더라도 꿈은 절대 현실이 될 수 없어요!”

“저는 아무리 좋은 꿈을 꾼들, 깨어나면 그뿐이라고 생각해요.”


“특별한 뜻은 없어요. 손님들은 꿈을 꾸고 나면 대부분을 잊어버린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말 그대로 꿈은 꿈일 뿐이고 깨어나면 그뿐이라고 말씀드린 거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방해가 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과하지 않은 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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