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달러구트 꿈 백화점2 / 이미예

by 크랜베리

<달러구트 꿈 백화점> 1권이 꿈을 만들고, 진열하고, 판매하는 세계를 보여주었다면 2권은 그 꿈을 구매하는 사람들, 즉 단골손님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 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서 멈추지 않고, 그 꿈을 꾸는 사람이 어떤 불편함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 불편함을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이야기에서 꿈은 더 이상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같은 꿈이라도 누가, 어떤 상태에서 꾸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감정으로 남는다. 그래서 꿈 제작자들은 장면뿐 아니라 감정의 결을 고민하고, 꿈을 꾼 뒤의 여운까지 고려한다.


특히 인상적인 설정은 ‘눈꺼풀 저울’이다. 손님이 언제쯤 잠에 들지, 어떤 상태인지 가늠하기 위해 고안된 이 저울은 꿈 백화점 다운 상상력이 집약된 장치다. 잠이라는 흐릿한 순간을 이렇게 구체적인 도구로 표현해 낸 감각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1권이 상상력으로 설레게 했다면, 2권은 공감으로 마음을 채운다. 꿈이 조금 더 다정해지고, 잠드는 시간이 조금 더 의미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책 속의 문장들>


“눈꺼풀 저울이라는 게 뭔지 궁금해요.”

“아유, 정말 못 말리는 손님이셔. 좋아요. 눈꺼풀 저울이 뭐냐면요. 손님이 방문하는 시간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서 고안한 특수한 저울이에요. 눈꺼풀 모양의 추를 만들고 ‘맨정신’이나 ‘졸림’, ‘렘수면’ 등을 가리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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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쌈은 방금 세탁기에서 꺼낸 물이 뚝뚝 떨어지는 수면 가운을 들더니, 추억 결정이 박혀 있는 동굴 벽과 가장 가까운 빨랫줄에 널었다. 그러자 추억들이 내뿜는 빛이 빨랫감에 빨려 들어가듯이 스며들더니,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빨랫감이 보송하게 말라버렸다. 페니는 넋을 놓고 마법 같은 광경을 지켜봤다.


“추억에 말리면 한 번도 젖은 적 없던 것처럼 바싹 말릴 수 있어. 두 번째 제자의 후손들은 젖은 빨랫감이 이 추억의 빛으로 아주 보송보송하게 잘 마른다는 걸 옛날부터 알고 있었대. 그래서 녹틸루카들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지. 녹틸루카들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 하루에도 몇백 벌씩 나오는 수면 가운을 세탁해서 말리느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거든. 그 후로 여기 세탁소는 우리에게 아주 소중한 일터가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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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기 위해 현재를 살고 아직 만나지 못한 행복을 위해 미래를 기대해야 하며,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 행복을 위해 과거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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