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만드는 작은 동화
“엄마! 이야기 이어 만들기 놀이하자!”
준비물은 없어요.
순서도 없어요.
말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말하면 돼요.
“비가 오는 날이었어.”
아이가 말했어요.
“그 비를 맞으며 강아지가 걷고 있었지.”
엄마가 말했어요.
“그 강아지는 귀가 아주아주 길었어!”
아이가 두 팔을 쭉 뻗었어요.
“그래서 걸을 때마다 귀가 첨벙첨벙!”
엄마가 귀 흉내를 냈어요.
아이가 잠깐 멈췄어요.
그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근데 그 강아지… 똥이 마려웠어.”
둘은 서로를 보고
“푸하하!” 웃었어요.
이야기는 그때부터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비는 더 세게 쏟아지다가
갑자기 뚝! 멈췄어요.
강아지는 펄쩍 뛰다가
미끄러졌다가
다시 사뿐사뿐 걸었어요.
똥은 커졌다 작아졌다
구름처럼 둥실둥실 떠다녔어요!
“강아지가 똥 구름을 타고 날아갔어!”
아이가 소리쳤어요.
“그래서 무지개를 지나쳤지!”
엄마가 손을 휘익 저었어요.
이야기는
앞으로 가다가 옆으로 새고,
갑자기 뒤로 돌아오기도 했어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어요.
이야기는
아이 것도 엄마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둘 사이에 있었어요.
“이제 끝~!”
아이가 말했어요.
비는 왜 왔는지 모르고,
강아지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다음 순서를 기다리던 순간,
배꼽 잡고 웃던 순간,
그 시간들이
진짜 이야기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