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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끝내고 성장으로 "해피엔드"

고통 속에서 성장하며 잠깐의 행복에 만족할 수 있기를

by CRANKWITHME

영화 “해피엔드”는 장래의 일본 고등학생이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인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첫 번째 생각은 푸르른 5월에 참 어울리는 영화라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빅브라더 같은 소재를 사용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려고 하는 면도 있지만, 그것은 청춘의 성장을 그려내는데 더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이는 아무래도 출신이 다른 "코우"를 통해 잘 드러나는데, 음악과 "유타"에 관심이 많던 코우는 "후미"를 만나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고, 그녀에게 동화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음악이 아닌 활자에 빠지고, 그녀가 나가는 시위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 사회와 불합리에도 시선을 돌리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결국 유타와 코우의 성장을 위한 소재다. 코우는 그렇게 성장하는 혹은 변화하는 자신에게 심취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사회에 관심을 좀 가지라고 말을 한다. 특히, 누구보다 사회에 관심이 많았을 엄마한테도 그렇게 말을 하는 모습은, 오히려 딱 그 나이대 아이 같은 풋풋함도 느끼게 한다. 이후의 장면에서도 유타와 코우는 각자 불합리를 대하는 태도와 친구를 위하는 마음을 보면서 서로 성장한다. 그래서 이런 점을 보았을 때 빅브라더와 같은 감시 시스템은 결국 청춘의 성장을 위한 트리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다양한 특성으로 사람을 분류한다. 처음에는 클럽을 통해 성년과 미성년으로 나누고 이후에는 자위대를 통해 내국인 외국인으로 나눈다. 그리고 통제와 자유, 학업과 취미 등으로 계속해서 사람을 분류하고 그룹으로 만든다. 이 영화는 이걸 통해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지진으로 갈라지는 땅처럼 여러 이유로 편이 갈리고 그룹이 나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경계를 초월하는 미래의 만남을 기대하게 되는 우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어른들의 선전 선동에 편 가르기는 필수이고, 이를 통해 서로를 감시하다 결국엔 개인으로만 존재하게 만든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감시 시스템에 나오는 프레임 안에 갇힌 개인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들은 각자만의 용기를 통해 서로가 되고 소중한 것들을 지켜나간다. 이걸 보면서도 이들은 청춘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영화의 제목처럼 이들은 아무 생각도 없고 그저 친구만 있으면 좋았던 행복한 시절을 끝냈고, 아픔과 불편함, 고난 속에서 성장하며 살아가는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걸 겪는 과정들 모두 청춘의 시작이니까 이들의 갈림길을 마냥 응원하고 싶다.

P.S. “이따 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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