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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로맨스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

현실에선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내가 이세계에선 힘없는 출판사 직원?!

by CRANKWITHME


영화 “나를 모르는 그녀의 세계에서”는 베스트셀러 작가 “리쿠”와 그런 그의 아내 “미나미”의 평행세계 로맨스로, 미나미가 리쿠를 모르는 세계에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리쿠의 노력을 그린 영화이다. 현실에서 리쿠를 돕던 미나미는 다른 세계에서는 인기 가수가 되어있었고, 리쿠는 출판사 직원이 된 상태로, 리쿠만 예전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나미는 리쿠를 스토커 혹은 파파라치로 생각한다. 리쿠는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 회사 선배와 방법을 찾는데, 그러면서 미나미와 리쿠는 점점 가까워지게 되고, 미나미의 꿈과 자신의 현실 사이에서 리쿠는 고민하게 되는 것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난 첫 감상은 딱 2.5점의 영화라는 것이다. 뭐 특별히 잘못 만든 포인트는 없고 유난히 잘 만든 구석도 없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면서 짜증 나거나 정말 카타르시스가 뿜어져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적당히 볼만하다. 근데 그렇다고 이게 그렇게 나쁜 의미는 아니다. 영화의 재미를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이고, 자신의 역량을 넘어서는 도전보단 안정적인 선택을 통해 관객에게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보기에 아주 적절한 영화이다. 내용이 난해하거나 어렵지도 않고, 소재 선정에서 호불호를 가져오지도 않는다. 10명 중 8~9명은 적당히 볼만했고, 호에 가깝다는 말을 할 만한 영화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대중성을 보유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도 잘 드러난다. 리쿠와 미나미는 로맨스 영화에 걸맞은 비주얼을 보여준다. 특히 미나미는 우리나라의 “아이린”과 “박한별”, “서지혜” 등이 연상되는 비주얼로, 극 중 인기 가수의 역할에 부족함이 없었다. 리쿠도 헤어 스타일이 과거 일본 드라마에서 많이 보던 스타일인 것을 제외하면, 비주얼에서 크게 모자라지 않고 특히 작가와 출판사 직원에 어울리는 스타일을 잘 소화했다. 거기에 조연도 특색을 잘 보여줬다. 단순히 평범한 코디나 스타일을 보여주기보단 현실에서 있을 법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스타일을 잘 연출했고, 그 스타일은 또 캐릭터의 성격에도 잘 맞았다. 미나미의 프로듀서는 겉모습을 통해서도 성공에 집착하는 깐깐한 캐릭터인 것이 잘 드러나고, 리쿠의 선배는 수염에서 왠지 모를 사람 좋은 이미지와 조력자 캐릭터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영화는 큰 장점도, 큰 단점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적당한 장점을 관객에게 확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엄청난 영감이나 재미는 아니지만 적당한 만족감을 가질 수 있다. 이게 별것 아닐 수 있고 재밌는 영화는 너무나도 많기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아까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런 소소함은 때론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여유와 안정감을 주기도 하기에, 이 영화의 2.5점은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사람에게 숫자 이상의 만족감을 전달한다.

P.S. “시간을 넘어 다시 너와 사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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