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도 없이 훌쩍 떠나 연초를 보내는 자세
여수시[麗水市]
한려수도가 시작되는 여수는 바다와 함께 성장해온 도시다. 배를 타고 가막만과 여자만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고 바지락을 캐는 등 그 바다에 나가면 각종 해산물이 풍성하다. '백도'와 함께 유인도 48개와 무인도 269개 등 총 317개 섬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바로 여수다. 그래서 관광의 도시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러한 미항 여수에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란 주제로 2012년 여수해양박람회가 열렸음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여수는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과거의 바다는 이순신장군이 왜적을 물리친, 거북선을 만들고 보관했던 장소이다.
또 조선말에 2년 동안 영국에게 무단으로 점령당했던 거문도는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국의 동양함대가 러시아의 조선진출을 미리 봉쇄하기 위해 1885년 3월 1일부터 1887년 2월 5일까지 약 2년간 이 섬을 불법으로 점령하였다. 거문도는 대한해협의 길목에 있어서 러시아는 이곳을 '동양의 지브롤터'라 불렀다고 한다. 특히 부동항(不凍港)을 찾고 있던 러시아가 이 섬을 탐냈던 것도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18세기 영국작가 다니엘 디포의 장편소설 '로빈슨 크루소'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은 소년들에게 바다에 대한 호기심과 꿈을 가지게 하여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는 일찍이 바다에 대한 이해와 발전을 바탕으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 영국 또한 '보물섬'과 같은 명작을 통하여 소년들에게 바다에 대한 꿈을 심어주었기 때문에 세계를 제패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반도 국가이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전국적으로는 3100여 개의 섬이 있고, 여수에도 317개의 보배로운 섬이 있다. 접근성이 부족하고 기초인프라가 미비하여 여행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기에 섬 관광이 잠재력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2012년 여수해양엑스포를 통하여 바람직한 섬과 바다의 관광문화를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자원 보전 및 활용방안을 도출하는 계기가 됐으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역사와 문화, 바다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여수(麗水)는 '물이 좋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따뜻한 남쪽 나라이다. 여수의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고려 왕건이 삼국을 통일한 뒤 전국을 순행할 때, "이 지역은 인심이 좋고 여인들이 아름다운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신하들이 "물이 좋아서 인심이 좋고 여인들이 아름답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명을 여수라 했다고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는 왜적을 막아 낸 군사적 요충지로 충무공과 관련된 유적지가 많다. '호국의 도시'로 떠오르는 여수는 이순신 장군과 인연이 깊다. 임진왜란 때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말이 있다. 호남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는 의미이다. 당시 장군은 여수에 부임하고 있어 여수를 중심으로 한 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수는 이미 백제시대부터 곳곳에는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여러 개의 산성을 쌓았다고 한다.
여수는 호국의 도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항이자 손꼽히는 휴양지이다.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여수에 명품 다리가 하나 더 만들어졌다. 돌산대교 입구는 출퇴근시간과 주말이면 극심한 교통정체를 겪고 있다. 84년에 만들어진 돌산대교에 이어서 두 번째로 제2의 돌산대교인 일명 거북선대교 공사가 완료되어 2012년 3월 31일 개통되었다. 이 다리는 돌산도와 자산터널을 거쳐 오동도 박람회장으로 이어지며, 여수공단으로 시원스럽게 달려 갈 수 있다. 거북선대교 밑에는 하멜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동인도회사의 선원인 하멜은 조선을 서구에 처음 알린 사람으로, 하멜의 동상은 조국인 네덜란드 사람들이 만들어 와서 세웠다.
강풍이 세차게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언덕에 붉은 동백꽃이 피어나는 오동도를 비롯하여 유 · 무인도 317개의 섬이 그려 놓은 한려해상국립공원, 검은 모래의 만성리 해수욕장, 해돋이가 황홀한 향일암도 있다. 유인도 중 면적이 가장 넓은 섬은 돌산도로 70km2에 달하고 이어 금오도(27km2) 순이며, 면적이 가장 작은 섬은 광양만의 소륵도로 겨우 0.02km2에 불과하다.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섬 역시 돌산도로 3,700여 가구에 4,275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갈치잡이로 유명한 거문도는 361가구 743명이 살고 있다. 특히 여수 적금도-낭도-둔병도-조발도와 고흥군 나로도를 연결하는 교량이 만들어져 도서 발전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이역만리 머나먼 바닷길을 헤쳐 온 화물선이 기적소리를 울려 대는 여수는 분명 멋진 항구다. 물결이 잔잔하여 갈치 · 강달어 · 멸치 · 오징어 · 고등어 · 병어 등이 많이 잡히고 미역 · 톳 등 조개류와 굴을 양식하기에도 좋다.
육지 끝자락에 걸쳐 있는 작은 산과 점점이 흩뿌려진 올망졸망한 섬 그리고 청정바다가 잘 어우러진 여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섬인 백도를 위시하여 다리로 연결된 돌산도, 방파제로 연결된 오동도, 남해 먼 바다에 홀로 떨어져 있는 거문도 등이 있다. 이 네 섬뿐만 아니라 사도 · 추도 · 금오도 · 안도 · 개도 등 보석처럼 아름다운 섬은 셀 수 없이 많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아직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여수시 [麗水市] - 섬의 중 · 장기 마스터플랜을 준비중인 도시 (한국의 섬 - 여수시·광양시, 2021. 0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