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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아니아] 호주 4(시드니 2)_ 유심 개통&관광

2일 차 - 라페루즈 관광, 쿠지 비치에서 만난 파일럿들과의 인생대화

희랑의 세계여행 에세이#106 <오세아니아> 호주_4

다음날 오전에도 어디론가 바삐 가야 하지는 않았기에, 숙면하고 느지막이 10시가 넘어서 깼다. 여유로운 호주 여행, 시드니 2일 차. 그날 꼭 해야 할 일은 오전에 숙소를 옮긴 후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자유롭게 쓸 유심을 개통하고, 아름다운 해변으로 힐링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 라페루즈를 가보는 것!

 오전에 먼저, 숙소에서 나와서 어제 예약한 방이 남은 다른 숙소로 이동(중심가에서 중심가로).

시드니 두 번째 숙소의 주간 행사들(WEEKLY ACTIVITIES)


타 여행자들과 어울릴 수 있는 숙소로 주로 서양식(주로 유럽 및 미주 관련 국가들) 은 호스텔(Hostel)로 쓰고, 동양식(주로 아시아 국가들)은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로 쓰곤 한다. 영국령인 호주는 서양식에 속하므로 호스텔의 이름을 사용했으며 두 번째 숙소인 이곳에서 위와 같은 주간 행사가 예정돼 있었고, 내가 간 월요일엔 오전엔 가이드 시티투어/ 저녁 7시엔 무료 피자 제공 및 9시엔 파티를 열 것이라는 내용을 확인할 수가 있다. 이 행사의 일정과 시간이 맞고, 다른 여행자들과 어울릴 수 있는 E 성향이 다소 높은 여행자에게는 장점이 여럿 있는 게 바로 호스텔과 게스트하우스 형식의 숙소. 그날 내가 만약 저녁 7시, 9시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면 여기서 외국인 친구를 더 만나 교류의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다.

당시 10G 데이터 사용에 환율 적용해 3.5만 이하(요샌 훨씬 저렴). 14일 정도 여정이었기에 넉넉한 용량을 구매

짐을 풀고 방에서 나와서 바로 유심을 사러 근처 대형마트인 울월스(woolworths)로 갔다. 간단히 아점을 해결하고, 유심을 일단 구매하고 다시 숙소에 돌아와서도 계속 일정을 체크했었다. 참고로 시드니에선 다음날까지 있을 예정이었기에 어젯밤부터 시드니 근교 명소인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에 갈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다녀온 미국 그랜드캐니언과 닮았다고 했고, 날씨 등 상황이 좋지 않아서도 결국에는 거길 가진 않았다. 그러나 돌이켜서 지금 생각해 보면, 4일 정도 시드니 여행하면서 특별한 기억이 없었고 블루마운틴을 다녀오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시내에서 대중교통 편도로 3시간, 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곳이지만 역시 지역의 명소는 명소이고 시간이 된다면 무조건 다녀오는 게 추억으로 남기기에 좋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때가 아쉬워서 드는 후회일까? 그러니 혹시나 이 글을 보면서 어느 여행지든 주변의 명소를 다녀올지 고민하는 분이 있으면, 가능한 한 다녀오시길 권한다.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호주의 그랜드캐니언 '블루마운틴'


그렇게 오후 3시 반 정도까지 숙소에서 편하게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호주의 과자들을 먹고 호주의 음료인 번다버그와 커피를 돌아가며 마시며 호주 여행책과 블로그들을 뒤졌다. 미리 여행 계획을 다 짜서 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진 못했고, 대신 야근을 일삼던 전달의 업무 성과가 좋았기에 호주행 티켓을 끊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시드니 현지에 도착해서 여행할 시간에 여행 계획을 짜는 그 시간마저 즐거웠고, 의미 있었고, 그 시간에 내가 시드니에 있었던 게 고맙게 느껴지곤 했다. 아직도 10일 넘게 여행할 수 있다니!!

 그렇게, 그때 다시 시드니로 돌아와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까지의 마저 남은 호주 전역 및 시드니의 남은 10일간 여행 계획을 늦게나마 마무리했다! 뿌듯해하는 기분도 잠시, 이내 홀가분하게 라페루즈까지 다녀올 채비를 빠르게 하곤 먼저 오페 한 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보이는 곳으로 달려갔다.

나머지 호주 10일 여행 준비를 다 마친 후 달려가서 본 늦은 오후의 오페라하우스 & 하버브리지의 어스러지는 일몰

아, 이 장면이면 됐다!

위 장면의 몇 컷을 찍고는 다시, 빠르게 라페루즈로 향했다.

라페루즈 옆에 있던 보타니베이 공원(Botany Bay) 산책로는 이미 어두워졌었고
곧 야경으로 물들어가는 이 라페루즈의 풍경을 1시간 가량 보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지나고 보니 특별히 좋았던 여행지는, 그리 오래 머무르지 않았어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멋진 곳으로 기억이 난다.

라 페루즈(La Perouse)
호주 대륙이 발견되기 전 이곳을 처음으로 탐험한 프랑스 모험가의 이름을 따 '라 페루즈'라고 부른다. 사람들에게는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 2'의 엔딩 장면을 촬영한 곳으로 더욱 유명하지만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지에서는 데이트 코스, 신혼 사진 촬영지로 인기 있는 곳이다.
<노컷뉴스 2018.03.07 코알라·캥거루를 만나다… 호주 여행의 특별한 매력>

그러나 숙소로 돌아가려고 보니 이미 주위는 어두컴컴해졌었고, 자차가 없이 시내로 돌아갈 버스는 한참 뒤에 출발할 듯해 보였다.

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탑승할 곳으로 걸어 이동한 후에 시내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게 버스 정류장을 찾아서 걷고 있었는데...

?!! 그 사이, 구세주를 만났다! 저 차의 탄 여성분들이 길을 걷던 나를 태워줘서
시드니 지역 주민이 사랑하는 곳이라는, 이 쿠지 비치로 데려다준 것!!
지금 다시 경로를 체크해 보니, 이 루트였다. 즉 이후 이 근처에서 콴타스항공 파일럿분들을 우연히 만나 즉흥적으로 저녁을 대접받고, 숙소로 돌아갔던 것

배가 고파서 스테이크나 먹고 숙소로 돌아가자 생각하며 들어간 레스토랑

난 그 때 유쾌한 두 파일럿 형님들을 만나 신났다. 이 형님들도, 아시아의 한국에서 혼자 자국으로 여행 온 나에게 정성껏 대접해주시며 진실하게 대화해 주셨다

그날 의미 있게 대화했던 내용을 생생히 되살리기 위해, 그때 적은 내용을 직접 들춰본다.

다시 떠올려보니, 삼촌뻘 형님들

결국, "매 순간 행복하게 보내자"는 그 형님들의 답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는 아니지만, 이날이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첫째 오페라하우스 & 하버브리지를 직접 보면서 감동을 했고, 둘째 라페루즈의 멋진 야경을 보면서 행복했던 것, 셋째 호주 파일럿 형님들과 인생의 행복에 대해서 논할 때의 재미 의미 그리고 그곳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내가 시간과 체력을 내어 갈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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