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언행을 선사하면 얻는 것들

ft.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겉은 허름해 보여도 알차고 찐맛집인 곳도 있는 법. 그런 한식당을 우연히 찾아 들어가 혼밥을 했다. 식당 이름이 호남이 들어간 거 보니, 맛은 보장하겠구나 싶어서.


메뉴판을 보고 김찌를 시키니, "아저씨가 김치찌개 시켰죠?" 혼자 일하시는 어머님 벌 사장님이 조금은 투박한 말씀으로 곧 찬들과 공깃밥, 찌개를 버너에 올려 알차게 내오셨다. 그러다가 "천 원 더 줘야 하는데" 라시며, 메뉴판에 금액을 수정하지 못하셨다고. 이미 조리 중인 찌개를 뒤로 한 채 말씀하셨다. "네, 그냥 그대로 주세요".


여느 반찬들 같았지만 먹어보니 역시! 찐 맛이다. 바삭하고 짜지 않은 김, 파김치, 배추, 볶음에 쓰인 멸치와 당면, 찌개에 들어간 익은 김치 및 돼지고기 등의 신선한 식재료들로 각 음식에 맞춰 맛있게 조리해 주셨다.


"아 맛있네요!" 하니 하하 웃으시길래, 전라도 어디시냐니 해남에서 오셨단다. "땅끝마을 가보고 싶네요." 하니, 또 웃으신다.


결국 난 많아 보였던 저 밥 한 공기 반을 다 해치웠다. "식재료 많이 올랐죠.. 이 가격도 고맙습니다." 하며 카드 대신 송금해 드리니 또 함박웃음을 지으셨다.


주문 후 메뉴판의 인상 가격 고지를 통해 별 거 아니지만, 기분이 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 3고 사회와 이 가게가 어떻게 운영될까 하는 생각 등을 식사하며 판단한 후 차분히 좋게 말씀드리니, 식사하고 나갈 때 사장님께선 "잘 가요 총각 청년~" 하신다. 이게 불과 30여 분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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