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기회는 세 번 온다고 한다.
보통은 기회를 놓치거나
기회를 인지했는데 실패하거나
혹은 기회인지도 모른 채 끝난다고 한다.
기회를 놓치지 말고 순간에 집중하라는 말이겠지만,
글쎄... 한번도 무엇인가 기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행운이 찾아왔으면 찾아왔다고 생각한 적은 있었지, 그것이 기회라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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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이야기
우리 부부는 올 해 초 결혼했다.
직장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우리 부부,
나는 좋은 회사에 대한 욕심이 많아 이직도 잦았고, 중고신입으로 입사한 경력까지 있었다.
내 꿈은 좋은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오래 다니는 것.
그렇지만 아내는 달랐다.
언젠간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말을 꽤나 자주 하던 아내.
직장 생활에 성실하자는 말에는 동의하면서도, 사업은 언젠가 꼭 해야 한다고 말하는 아내였다.
아내의 말에 적당히 공감하면서도, 그게 언제가 될지. 아니 그게 우리가 될지라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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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창업할 수 있을까?
아내는 독서모임에 다녔다. 거기서 본 친구들의 이야기를 가끔 했었는데.
직장인인 부부가 평일 저녁에 시간을 내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얘기를 했었다.
1년 전 가볍게 던진 말에, "그렇게까지 살아야 해?" 라는 반문을 제기했었는데.
그 부부가 1년동안 독서모임에 나오지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나오게 됐다고 했다.
1년간 식당을 운영했고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하게 되어 모임에 나오게 됐다는 것.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 식당을 운영한다는 그들을 보며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아내는 눈이 똥그래져서 들었던 이야기를 쏟아내었다.
그 안에서 눈망울이 반짝거렸기에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래, 당신이 창업하는 것은 응원할게. 그런데 우리도 할 수 있을까?
마음 속 의문을 덮어두고
그날 만큼은 다르게 말했다
"우리도 더 열심히 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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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더 나아질 방향을 찾기가 힘들어
회사 생활에 있어서 자신이 없는 편은 아니었다.
꾸준히 공부하는 스타일이고, 관계에서 조금 서툰 면은 있었어도 노력하는 모습을 좋게 봐준 선배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조금 피곤한 일이더라도 예스맨처럼 하는 게
내 성장에도 영향을, 성과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연봉이 동결됐다.
경영 악화라는 사유만으로 정리하기에는 부족한 이유들
내 직무가 성과 창출 능력이 부족한것인지. 아니면 회사가 능력이 모자란 것인지.
아니면... 내 자신이 능력이 모자란 것인지.
고민했고 더 집중해서 반년을 일했다. 하지만
매일 짜증이 가득한 채로 집에 돌아왔고, 야근수당 없이 매달린 시간들은 평가 지표라는 이름 하에 무너져내렸다.
회사 이야기를 할 때마다 혼자 울음을 삭히는 일이 많아졌고, 밤이 되면 아내에게 안겨 애써 괜찮은 척 하는 일들이 대다수였다.
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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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가 해볼까?
아내와 처가는 사업 DNA가 흐르는 집안이다.
자수성가로 비즈니스를 일궈내신 부모님 밑에서 아내는 사업의 힘과 중요성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여느 주말처럼 별 다른 일 없이 커피를 마시러 돌아다니던 길
인수자를 찾는 카페를 발견했다.
자주 돌아다니던 상권이기에,
상권의 힘은 있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제한적인 유동인구와 다소 마음에 안드는 인테리어
인수한다면 생기게 될 요소들이 머리에 그려졌다.
그치만 놀라운 것은..
'인수한다면' 이라는 선택지를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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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과정은 생략한다.
며칠이 지난 밤
침대에서 그 카페 이야기를 하던 우리는
꼬박 새벽까지 이야기를 불태웠다.
어떻게 꾸며 나가야 할지.
아니 어떤 것들을 팔아야 할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야 할지.
손님은 어떻게 불러모을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이미 사장처럼 우리는 대화하고 있었다.
그 순간의 피곤함과 걱정을 뚫고 나오는 짜릿함이
무언가 결정됐음을 알리는 신호같았다.
너나할것 없이 우리는 인수를 결정했다.
두려운 내용이 많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가 어두울 수도 있지만
지금이 아니면 해볼 수 없다는 마음으로.
우리는 카페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