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인가 북바인가

by 최광래


북바와 북카페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북바라는 개념은 흔치 않습니다.


검색량으로 보나, 경쟁 업체 수로 보나


북바는 흔치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만큼 수요가 약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북카페는 상대적으로 흔합니다.


수요도 있구요.


다만 북카페가 갖춰야 할 여러 조건들 중


고요한 분위기, 1인에 맞춰진 인테리어 등은


우리 공간이 지향하는 분위기와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적당히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즐거움을 탐닉할 수 있는 곳


백색소음에 예민하지 않다면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기를 바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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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레제 샐러드입니다. 많이 드려요.





주변에 올덴브라운이라는 유명한 카페가 있다 보니


이 거리는 커피를 원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지나가는 커피 손님들의 발길이 아쉬워서


볼멘 소리로, 우리도 커피가 맛있는데 라고 속으로만 외쳐 봅니다.




주말이면 가족 손님이 꽤 많습니다.


'아이들이 마실만한 게 없네요.'


'카페인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


나가는 뒷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우리 손님이 아니었다~ 하고 넘겨보려 하지만


어쩌다 한 팀도 받지 못한 날엔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며 고민에 빠지기도 합니다.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괜찮다며 말을 해 보지만


어쩔수 없는 자영업자의 고민은 제게도 남일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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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이 챙겨주신 월남쌈, 장인어른이 손수 가져다 주신 것에 감사





저녁을 못챙겨 먹는 일이 많아 보통은 굶었습니다.


너무 식습관이 망가지는 것 같아, 몇 번 주먹밥을 포장해서 왔지만


알콜과 커피 향 가득한 곳에서 양념 냄새가 이질적이여서 몰래 밖에서 먹곤 했습니다.


저녁이 없는 삶을 두려워 한 것은 아니지만,


저녁 식사가 없는 삶은 꽤나 팍팍한 것 같아 걱정입니다.




사실 요즘 고민은 가게의 활성도입니다.


이런 고민을 가게 주인이 내비쳐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날은 정신없이 바빠, 아르바이트 직원이라도 모셔야 하나 고민하지만


다른 날은 어김없이 한 팀도 없어 파리라도 날리길 바라곤 합니다.




대중을 모르겠습니다.


목요일이 잘된다 싶었는데,


지난 목요일은 정말 아무도 없었거든요.


날이 추운 탓이라기엔


또 화요일과 금요일은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구요.


친절한 포스 기기의 리포트를 받아 보아도,


어느 요일이 제일 활성화 된 것인지


어느 요일이 가장 부진한지


통계를 내기 어렵습니다.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고


좋은 마음으로 오래 운영하고 싶다가도


하루하루 공치는 날에는 이게 맞나 고민하는


초보 사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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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 사진전을 다녀와서 책자를 구비해 두었습니다.





잠깐 텀이 생겨, 평일에 아내와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눈 앞에 펼쳐진 공간 앞에서


조금은 화났다가 이내 감사해지다가 이내 슬펐습니다.


나는 저러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가졌다가도


이것이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두렵고 작아지기도 했습니다.




아내와 작게 가게를 꾸려 키워나가고 싶었고


사랑스런 가족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을 뿐이었는데,


그또한 얼마나 큰 소망인지.


제게 그것을 해낼 힘이 있기를 바라는 하루였습니다.




이제부터 가게는 아내가 더 많은 시간을 운영하게 됩니다.


회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내가 많은 배려를 해준 덕분인데요.


아내가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심리적 물질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야 북술북술도 오래 할 수 있을테니까요.


오늘 주절주절 적어낸 장사에 대한 고민들이


그땐 그랬지 하며 웃어넘길 수 있는 추억으로 승화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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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귀여운 우리 고양이





고양이도 집에서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운이 잘 따라주길 바라봅니다.


그럼에도 넘치게 바라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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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입고 도서입니다.


이 안에 부디 여러분의 발길을 이끄는 도서가 있기를


조금 더 부담없이 찾을 수 있고


충분한 만족을 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2025년 2월 15일


다시 추워질까 두려운 초보 사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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