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를 열기 전까지는 그렇게도 많은 글을 쓰더니,
가게를 열자 마자 하나도 쓰지 못한 것은
온전히 제 게으름입니다.
아내가 몇 번 말했었습니다.
블로그 글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왜 요새 쓰지 않느냐고
사실은 조금 도망치고 있던 것 같습니다.
아내를 도와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와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몸과 마음이 지칠까 두려워, 도파민에 스스로를 맡기고
좋아하는 글을 멀리 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취미는 그렇습니다.
너무 좋아하게 되면 멀어질까 두려워 조금 거리를 두는 것
가장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았던 것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너무 자주 먹지는 않는 것
너무 좋아하는 것들에게는 쉽게 다가서지 않는 것
그런 버릇을 깨주었던 아내로 인해 다시 배웁니다.
좋아하는 글을 마음껏 쓰고 읽기 위해
우리가 북술북술을 열었다는 것을
북술북술에는 고양이가 한마리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를 위해 친구 부부가 보내온 개업 선물입니다.
그들의 이름을 따 노영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연치 않게 마트를 들렸다가, 이 녀석의 가격을 알게 되었는데요.
깜짝 놀랄만큼 비쌌습니다.
여행을 다녀올때도, 생일을 보내면서도
안주고 안받자 라는 마음으로 살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겐 돌려주는 것이 부담이 될까 하는 걱정에
저 또한 그런 부담을 느껴봤기에, 안주고 안받는 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결혼 전 아내와의 여행 귀국길, 친구들에게 나눠 줄 선물을 사는 데 시간을 쓰는 아내에게
속 좁은 마음을 그대로 보여 다툼을 한 적이 있었을 정도니까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는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무한도전에서나 웃으며 보던 문장이,
불현듯 생각나 마냥 웃지만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여행에는 조금 시간을 내볼까 생각합니다.
겨울이 지나고, 공간은 더욱 무르익어가고 있습니다.
작지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 아내가 힘쓰고 있습니다.
요즘은 들르는 공간마다 유심히 보는 습관이 생겼는데요.
그때그때 생긴 작은 변화들을 마주쳤을 때 알 수 없는 감동을 받기도 합니다.
평소라면 몰랐을 것들을 이렇게나마 배워갈 수 있다는 것이
사업을 하면서 얻은 또 하나의 수확입니다.
아내는 요즘 독서 삼매경입니다.
부끄러운 주인이 되기 싫다며,
자기도 저처럼 책을 잘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말하는데,
사실 부끄러울 정도로 요새 책을 안 읽었습니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에 부끄럼이 생기고 싶지 않았는데,
여러모로 부끄럼이 많은 겨울이었습니다.
겨울은 생명이 태어나기 어려운 시기라고 합니다.
추위와 혹독한 환경으로 먹이까지 부족한데
어미의 건강도 위협받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생물은 봄에 싹을 틔우고, 새끼를 낳는데
겨울에 생명을 틔워내는 별종들이 있습니다.
별종들은 겨울의 어려움을 겪는 대신에,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적응력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생명이 부재한 겨울에 가장 생명력이 강한 것들이 태어납니다.
부족할수록 충만해진다는 말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겨울에 태어난 북술북술은 겨울을 잘 보내며,
작지만 소중한 생명력을 확인했습니다.
찾아주신 손님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며,
한겨울에 태어난 부부가, 잘 지켜나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