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크게 와닿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연차가 없다는 점이었다.
솔직히 회사를 다니면서는
조금만 몸이 안좋아도
"오늘 급연차 쓸까?"라는 생각을 했었고
실제로 몇 번 실행으로 옮긴 적도 있었다.
게다가 회사 입장에서도
아프다는 건 어찌할 수 있는 도리가 아닌지라
아프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울지언정,
연차 사유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사장이 되고 보니
아프면 그냥 아픈거다.
몇 번인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도저히 이동이 어려울 때
가게 긴급 휴무를 내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 번도 속이 편한 적이 없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가 많고, 당장 내일 중요한 보고가 있더라도
그런 식으로라도 출근이 어그러지면,
내심 기뻤던 게 사실인데
사장이 되고서부터는 못가는 날이면 마음이 착잡하다.
아내와 나는 서로의 유일한 스페어라서
한 명이 아프면,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밖에 없다.
만약 사람을 썼어도 이야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낸 빈자리를 채우는 것
그게 사장의 몫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몇 십년째 사업을 운영하시는 장인 장모님도
직원의 이탈에 마음 쓰시는 것을 보면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사장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오늘 아내가 아파서
급히 내가 대타를 뛰게 되었다.
솔직히 나도 아파서 컨디션이 좋지는 않지만
사장이 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내가
만약 아내의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면 어떡하지?
아픈 등을 만지작거리며
괜한 걱정이 드는 밤이다.
손님은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