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비 Sep 26. 2024

몸과 마음이 튼튼한 사회를 꿈꾸며

내가 어린 시절에는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몸 튼튼, 마음 튼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그 영향인지 "몸과 마음 이 다 건강해야 한다"는 생각이 뿌리 깊게 박여있다. 인스타그램에 피드를 올릴 때 적는 해시태그에는 꼭 사용하는 두 단어가 있는데, '#인생은 아름다워'와 '#forhealthylife'를 적고 있다. 여기서 for healthy life의 개념에는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야 한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었던 이야기들이 몸과 마음에 새겨졌나 보다.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게 강조를 하고 있는 가치이긴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와는 체감이 다름을 느낀다. 아마도 산업화 시대에 체적 건강과 정신적 힘이 모두 생산적이고 회복력 있는 사람을 만드는 데 핵심이라는 사회적 믿음을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 중앙일보에 이정민 기자가 쓴 '공부만 가르치는 학교에서 ‘마음 건강’도 배우는 학교로'라는 칼럼을 읽으며 예전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너무 오래전에 초/중/고를 다니고, 학교를 보내는 아이가 없다 보니 요즘 학교가 얼마나 변화했는지 직접 알 수는 없으나 간접 경험을 통해 예전의 학교와는 많이 달라짐을 잘 알고 있다. 내가 다닐 때도 학력고사 시절이라 시험 성적이 무척 중요했었다. 그럼에도 학교 수업에는 도덕과 체육이 함께 커리큘럼으로 짜여 정신과 신체를 단련하는 환경이었다. 나에게는 다소 지루한 도덕 수업 시간이고 움직이기 싫은 체육 수업이기도 했지만, 당연히 배워야 하는 학교 과정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1948년 건강은 단순히 질병이나 허약함이 없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의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20세기 후반 들어서는 '영적 안녕'의 상태도 강조가 되고 있다. 영적 차원은 종교의 의미 보다 삶의 목적의식, 삶의 의미, 개인 가치 및 신념과의 일치에 중점을 두는 개념이다. 그러니 건강이 어떤 한 영역에만 치우친다고 건강한 삶은 아니라는 의미다. 


요즘은 수명이 길다 보니 신체 건강에 유독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외모로 평가받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 보니 헬스나 러닝, 걷기, 요가, 필라테스 등등 나의 신체적 활동에 좀 더 집중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몸이 먼저냐, 마음이 먼저냐 할 때 나 역시도 몸을 일단 움직이면 마음이 따라온다는 생각도 있지만, 둘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마음이 안 내키는데 몸이 따라가기 힘들다. 그래서 4가지 차원의 건강을 골고루 편식하지 말고 챙겨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로 오늘 자 칼럼에서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사회 정서 역량(social and emotional competencies)'을 함께 배울 수 있도록 하자는 말이 반가웠다. 영국에서는 2003년부터 정부 주도 하에 학교에서 사회 정서 관련 교육을 시행하며 감정 조절, 동기부여, 공감의 기술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등장하는 험악한 사회 범죄들과 청소년 자살 등등에 마음이 흉흉해지고, 서로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도 조성된다. 우리 학교에서도 이런 인식에 동참하는 정책을 교육부에서 사회정서성장과를 올 1월부터 신설해 교육프로그램등을 개발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시행 중에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긍정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긍정심리학 기반 성격 강점(VIA 성격강점)에 빠져있는 나는 이 성격강점이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전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VIA 성격 강점은 모든 인간에게 스며들어 있는 아름다운 심리적 특성, 덕목에 대한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아름다운 심리적 특성인 덕목들이 있다. 그것을 스스로 알기도 하고,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았기도 하다. 자신에게 있는 빛나는 덕목들을 어린 시절부터 찾아 갈고닦으면서 살아간다면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고, 그런 사회는 사회적 건강과 영적 건강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칼럼에 따르면, 현재 34개 초·중·고의 1차 파일럿 학습 결과에 대한 효용성 검증을 거쳐 내년부터는 전국 1만 1000개 학교에서 사회정서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궁금하고,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와서 우리 학생들이 학창 시절부터 몸과 마음을 다 함께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파리'의 마음으로 수행 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