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기로 했습니다. 책출간은 저의 숙원사업 중 하나입니다. 마음속으로 나도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새 10년 정도가 된 것 같아요. 처음 내 이름의 책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던 것은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 대표이사가 되었을 때입니다. 지금은 100세 시대가 익숙해져 있지만, 2014년, 2015년 즈음만 해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낯설게 들렸습니다. 이애란 가수의 '백세시대'라는 노래가 자주 들리기 시작했던 때이긴 했지만요. 백세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만들어진 회사가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였습니다. 동작구청에서 어르신들의 복지를 위해 상법상 주식회사의 형태로 만든 구기업입니다. 저는 이 회사의 초대 대표이사가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주식회사 장성군'이라는 책이 공무원들 사이에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장성군을 하나의 주식회사 개념으로 보고 장성군을 경영한 사례를 정리한 책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의 시기에 참으로 신박한 개념이었습니다. 대표이사가 되고 그 책이 많이 떠올랐어요. 저희 회사도 전국의 226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형태의 혁신적인 개념이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정리해 두면 다른 지자체 공무원 조직이나 공공 기관, 노인과 복지를 연구하는 연구소, 대학원 그리고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체 등 필요한 곳에서 저희 회사 사례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회사의 초대 대표이지만 공공 기관의 기관장의 역할이란 것이 임기가 있기 마련이라, 임기를 마치면서 성과를 기록하는 책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죠. 그렇게 책 출간에 대한 꿈을 조금씩 꾸었습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는 것을, 쓰겠다는 마음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내면에서 '세상에 책들도 많은데, 더 잘나고 똑똑한 사람들도 많은데, 뭐 너까지 책을 쓰니?"라며 내면의 검열관이 출동하였습니다. 점점 바쁜 일상과 자신감은 사라지니 책을 쓸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3년의 임기를 마치고 그동안 잘 해내었다며 3년의 임기를 더 연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구청장의 임기까지 맡아달라는 이야기에 총 6년 8개월의 임기를 마무리할 시점까지, 책 한 권으로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했던 거창했던 저의 목표는 없어지고 퇴임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책을 쓰겠다는 마음은 사라져 갔지요.
그리고 지금 저는 '전문코치'라는 새로운 업으로 살고 있습니다. 코치라는 직업도 많은 코치님들께서 책을 내고 있는 분야입니다. 코칭에 관련된 전문적인 책도 내시고, 자기 계발서, 에세이 등으로 자기표현을 꾸준하게 하고 계십니다. 첫 번째 책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코치가 되어서도 책을 내고 싶다는 마음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애써 무시했는지도 모릅니다. 작년 1년을 온전하게 프리랜서, 1인 기업가로 삶을 살아보니 '내 책'이라는 존재가 점점 커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은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이 좀 막연했다면, 이제는 왜 내가 책을 쓰고 싶은지가 명확해졌다고 할까요? 제가 책을 쓰고 싶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할 텐데요, 코칭이나 교육을 마치고 나면 마무리 선물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고객을 생각하면서 어울리는 선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내 책이 있다면 책 한 권 선물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서로에게 부담이 없을 수 있고, 지금까지 함께 했던 사람이 어떤 삶의 철학과 태도를 갖고 살아온 사람인지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지요. 또 다른 이유는 사실 그렇게 큰 이유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코치라는 직업, 또 타인에게 나를 알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중요한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코치 프로필에 코치 자격 여부, 이력, 학력 등을 간단하게 적는데요, 저서가 있으면 저서를 함께 기록하면서 고객에게 신뢰도를 높이는데 손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 저서를 갖고 있는 많은 코치님들 그렇게 프로필에 활용하고 계시거든요.
2024년 새해 목표로 딱 두 가지를 잡았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중 한 가지가 '책 출간'입니다. 책을 쓴다는 표현을 넘어 '책 출간'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도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권의 도서로 출판이 되어 서점에서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는 책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올 해는 꼭 책을 낼 계획입니다. 숙원사업이니 만큼 늘 마음속에 하지는 않고 그냥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있다 보니 제가 자기 일을 안 하고, 자기 약속도 못 지키는 무책임한 사람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오래 갖고 있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3월에 초안을 마무리하기로 했는데, 어느새 3월도 중순이 지나 하순으로 들어섰습니다. 4월 말까지 무조건 초안을 쓴다는 배수진을 치고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 의지가 꼭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제가 해야 할 일은 그저 쓰는 것이겠지요! 오늘도 그래서 저는 씁니다. 계속 써보겠습니다. 잘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