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은 어디 있나요?
내 팔과 어깨는 어디에 있죠?
내 허리는, 허리는 어디에 있나요? 내 목소리 들리나요?
배수아 작가님과 정영문 작가님을 몰래 좋아했었다.
그분들의 긴 목이 부러웠었다.
기린 같은 목, 가늘게 찢어진 눈,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그렇다. 아빠네!!
공백을 계속 기다렸다. 무익한 공백, 유익한 공백..
공백에서 기다렸다. 뭐가 나올지, 그런데 쓰고 싶었다.
아무도 모를 말들을 혼자서 읊조리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 무해한 글들을, 싸지르고 싶었다.
제 목은 어디에 갔죠? 제 손가락은요?
제 목소리는 나오지 않네요.
슬프네요.
제 목소리는 어디로 간 걸까요?
안녕, 또다시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