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을 바꾸는 질문 500가지
사람은 어떨 때 자유를 느끼는가? 햇살 좋은 날 들판에 누워 있는 것, 바깥에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책 읽는 것, 한여름 바닷가에 뛰어드는 것. 내가 자유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마치 이미지 카드의 한 장면 같이, 누가 봐도 아름다워 보이는 풍경과 그 안에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양 여자의 모습.. 왜 내 자유를 떠올리는데 다른 인종의 여자가 이미지화되는 거지!? 그만큼 내 머릿속에는 자유라는 개념이 문화의 영향을 받아 고착화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나를 찾아가자 제발.) 사실 나라는 사람은 들판에 누워 있을 땐 진드기를 걱정하는 편이고,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책을 읽는 건 내 경험상 십 분 정도 읽다 보면 춥거나 해가 눈부시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금방 멈추게 된다. 그리고 한여름 바닷가에 뛰어드는 건 수심이 어느 정도인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파도의 높이인지, 한여름인데도 물은 왜 이렇게 차가운지 등등의 이유로 별로 달갑지 않은 액티비티다. 나에게 자유란 오히려 지금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 아무 계획된 일과도 없고, 해야 할 것들이 떠오르지 않는 상태가 자유에 더 가깝다. 여행을 가서 멋진 풍경 앞에 있으면 멋진 사진도 건져야 하고, 좀 더 분위기를 즐겨야 한다는 욕심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조급해질 때가 많았다. 초조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것보다는 딱히 해야 할 것도 없고 날 찾는 이도 없고 내가 찾을 사람도 없으며, 내 몸의 온도와 바깥의 기온이 맞아떨어져서 딱히 기온이 느껴지지도 않는. 어찌 보면 멍한 상태 같아 보이는 그런 상태에 놓여 있는 내 모습이 가장 자유스럽다. 배경이 집이든, 길거리든, 멋진 풍경이든 그것은 별로 중요치 않다. 현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에 따라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상황적으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현대인은 많지 않다. 특히나 기혼 여성의 삶에서는 계속해서 미션 깨듯이 해결해야 할 일들이 넘쳐나기에 더더욱. 때문에 생각을 전환시켜 보자면,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마치 남이 갖다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면서 가만히 있기보다는 의도적으로 일상 속에서 만들어서라도 자유로움을 느끼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아무 걱정 없는 편안한 상태를 일부러라도 만들려면 밀실 속에 갇혀 뇌를 정지시켜야 가능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지만, 사실은 일과 생활의 단절만 제대로 실천해도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한 자유는 아니지만 자유 비슷한 것을 얻기 위해서 올 해는 단기, 중기, 장기 플랜에서 오는 걱정거리나 고민거리를 잠깐 덮어두고 오롯이 나만의 휴식 시간을 하루에 1-2시간만이라도 가져보는 생활을 실천해 봐야겠다.
여러분들은 자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