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나는 이혼숙려캠프를 가끔 본다.
부부의 관계성과 언행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내가 가진 과거의 상처를 재조명하기 위해서 본다.
재밌어서 보는 게 결코 아니다.
※ 시간 때우기용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멘탈이 피폐해진다.
아무튼 향 간에 의하면 회당 참여하게 되면 받는 출연료가 적지 않다한다.
아무도 모를 수 있었던 개인사를 세상사람들이 떠들어대는 대가로는 턱없이 적다 생각이 들면서도 해당프로에 나오는 출연진들의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어쩌면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상담프로그램의 역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많은 프로그램들, 당장 생각나는건 가벼운 연참시나 전문의가 등장하는 오은영의 금쪽상담소가 있겠다, 이런 프로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문제가 우리만의 것은 아니었음을 또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음에 희망을 얻는다.
이번회차에서는 나르가 가진 필살기, 가스라이팅을 다룰 것이다.
가스라이팅의 개념은 모두 다 알고 있으니 넘어가겠다.
본론부터 얘기하자면 내 주위 반경이 넓어졌을 때 비로소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세상이 넓게 보이고 시야가 안에서 바깥쪽으로 확장되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그것만이 정답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벗어날 수 있다.
나르는 끝없고 은밀한 가스라이팅을 통해 상대의 시야를 흐리게 만든다.
나의 두 눈으로 관찰했던 세상이 180도였다면 나르는 '180도 라니, 내가 볼 땐 90도밖에 안되는데?' 라며 상대가 느낀 것을 부정한다.
이혼숙려캠프에서 대다수의 부부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내가 남편에게 주로 가스라이팅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어떤 남편은 근본 없는 맹비난에 스스로를 지켜보려 했지만(폭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가스라이팅당하고 아내가 제시하는 어떠한 요구에도 군말 없이 순응한다.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가스라이팅의 일정 부분은 스스로의 의지도 반영되어 있다.
당하는 사람의 좋고 나쁨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한 경우에는 본인의 의견보다 나르의 의견을 따르는 상황들이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벗어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져도 연어마냥 가스라이팅당하는 상황으로 돌아간다.
그 이유는 가스라이팅 당한 사람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정말 원해서가 아니라
내가내린 결정은 옳지 않다고 나르에게 학습되었기 때문이다.
나르의 생각은 옳고 우리의 생각은 틀렸을까?
애당초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부터 오류다. 세상만사 모든 일이 정도에 따라 다를 뿐이지 옳고 그름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없다. '그럴 수도 있겠다' 보다 '그건 틀렸다'라고 얘기하는 나르들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나르에게 가스라이팅당한 사람들은 본인을 믿어야한다. 어렵겠지만 우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개인이 타고난 기질이나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고 우리의 머리로 생각한 바를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오해는 말자. 나르들은 스스로에게 강한 확신이 있어 남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것이 아니다. 착각해서는 안될게 나르들은 본인에게 확신이 없다. 확신이 없으면 여러 성공과 실패를 거치며 자기 효능감과 자신감을 키워야 하지만 가장 쉽고 빠른 방법으로 본인 옆에 있는 측근을(가족이나 연인) 건든다. 처음에는 반항하다가 곧 길이 들여진 걸 보며 '내 말이 역시 맞았네'하며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진다.
가스라이팅은 나르가 확신을 갖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벗어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다.
남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나에게 믿음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