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다시 돌아온다는 말[종현,따뜻한 겨울]

다시 돌아온다는 말 정말 예쁜 말이지-

by 마인드가드너
esq201705_duo_interview_000.jpg

겨울을 '따뜻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그런데 올해 겨울은 내게 유난히 추웠다. 나도 어느새 마음이 차가워져 버린걸까. 무한정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 마음에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던 2017년, 그 해를 뒤로 두고 새해를 맞이했다. 그동안 정말 예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에 도달했다. 주변에 해왔던, '다시 그때로 돌아갈게'라는 말은 사실 말을 뱉는 순간 거짓말이 되어버린 셈이다. 작년은 정말 꽤나 마음 고생을 많이해서 그게 거짓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하지만 미련은 없다. 그리고 나는 예전처럼 상처를 받지 않는다.

작년에는 '차가워졌다', 라는 말을 많이 들은 것 같다. 하지만 남에게 보이지 않는 나의 시간 속에서 나는 내 소중한 사람들을 더욱 챙겼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보다 내가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힘든 작년의 시기, 나는 내 사람들이 더욱 소중해졌다. 그런 과정 자체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때론 냉정해보일 수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사람들은 내 마음을 더욱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솔직해져 볼까 내게 실망한 적 있지? 맞아 나도 너에게 상처받았던 적 있지
-종현[따뜻한 겨울]-

가사처럼, 겨울에 눈 녹아 사라지듯이 모든 것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다. 저편으로 사라질 때, 기억들은 몇 개의 문장으로 남겨지기도 한다. '정말 힘들었지', '뿌듯했지', '즐거웠지' 등으로 남겨진 문장들의 이면들을 전부 세세하게 기억하며 사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물론 세세하게 기억하는 정도에 따라 사람의 예민한 감수성이 다를 수는 있겠다. 어쩌면 나는 조금 예민한 감수성으로 인해서 나도 모르게 기억이 상처 위를 돌고 돌았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즐거운 기억들과 함께 때론 정말 날 힘들게 했던 기억들을 모두 '고마워'라는 말 주머니 속에 묶어두고 싶다.
참 고마워. 그리고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나도 너에게 상처받았던 적' 말고 남들이 '내게 실망한 적'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참 미안해.


다시 돌아온다는 말 참 예쁜 말이지 다시 또 만날 그 날이 약속된 안녕인 거니까
-종현 [따뜻한 겨울]

그리고 이런 따뜻한 가사들은 누구보다 따뜻하게 전달했던 사람을 잔잔하게 기억할 것. 몇년이 지나도 틈틈이 꺼내보고 들어보는 나의 습관대로 그를 기억해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89. 나의 라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