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2-5. 대학 생활과 지옥 같은 취준생

시골아이 임정은의 일대기

by 마인드가드너

대학에서 소울메이트 이슬기를 만났다. 반수를 꿈꾸던 내게 베프가 생겨버렸다. 커피를 마시면서 엄청 친해졌고 삶의 가치관과 여러 방면에서 잘 통했기 때문에 잘 지낼 수 있었고 나에게 재수를 하지 말라는 조언을 따라 4년간 슬기와 행복한 대학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2년 정도는 룸메이트를 하면서 즐겁게 행복하게 살았다. 한때 남자친구도 없이 둘만 놀아서 레즈비언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레즈비언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냥 남자를 너무 좋아한다.


대학 생활에서 경험주의자. 대학 때는 진로를 정하지 못하기에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창업동아리, 보도사진 연구회, 신문방송학과 학생회, 방송국 인턴, 언론사 인턴, 교환학생, 영업마케팅 전문가 과정 대외활동, 언론고시까지 여러 활동들을 쉬지 않고 달리면서 나의 삶의 성취감을 만족시켰다. 그래서 연애보다는 내 성장이 우선이었고 남들에게는 스펙에 미친 대학생이라고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우울증이 왔다. 나는 그냥 주변에서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토익 915점을 만들고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정작 원하는 게 없는 삶에 의욕을 잃었다. 목적지 없이 떠도는 생활은 나에게 비극적이었다. 우울증에 ‘우’자도 내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은 밝은 아이였지만 취업 준비에 대한 압박과 한국의 분위기는 심장을 조여왔다. 대학교 4학년을 수료하고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시작한 2018년 3월 평일에는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영어 강사와 나머지 시간에는 영업마케팅 전문가 과정이라는 대외활동을 병행하며 어떻게는 무언가를 하며 취업준비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후회 없이 살자는 것이었고 중학교 때부터 꿈꿨던 언론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언론고시를 시작했다.


언론고시를 시작한 첫 3달은 내가 좋아하는 신문도 읽고 글도 읽고 토론도 하고 KBS 한국어 능력 시험을 준비하며 즐겁게 보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논술과 작문을 준비하면서 나의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고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내 사람들의 연락을 전부 끊어버렸다. 그렇게 고립되어서 공부를 한 지 6개월이 지나 몸에서는 병이 났다. 가뜩이나 스트레스에 취약했던 위는 혹이 생겨버렸고 이것이 혹은 악성종양이지 않을까 검사를 받으며 가족 모두가 노심초사했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부모님과 의논 끝에 고시를 그만두기로 했다. 오래 간직했던 꿈이었지만 직업은 내 행복을 위한 수단이지 전부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부를 그만두고 2개월은 앞으로 어떤 직무를 준비할지 회사를 알아보면서 잠도 많이 자고 건강한 음식도 먹으면서 회복 기간을 가졌다. 2019년 9월 최근에 사람들과 다시 연락을 시작했다. 슬기가 광주에 내려와 한 번만 만나 달라고 했다. 고민 끝에 결국 만나러 나갔고 오랜만에 서로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지냈다. 그리고 슬기가 같이 살아보자는 제안을 했다. 공채 준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자소서도 쓰고 인적성 강의도 쓰고 면접 준비도 같이 해보자 나도 힘들다. 이런 제안을 받고 많이 고민했다.


그래, 같이 살다 보면 뭐라도 하겠지라는 마음에 추석 때 수원에 올라간다고 집에 선언하고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수원에 올라왔다. 그때부터 스파르타의 일정이 시작된다. 승리스쿨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든 대기업은 지원을 같이하면서 서류를 작성하고 새벽까지 열심히 쓰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인·적성과 서류를 병행했다. 그 결과 삼성, CJ, 동원 서류합격을 하며 인적성을 준비할 수 있었다. 비록 인적성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첫 시즌치고 나쁘지 않다. 친구와 선배들이 판교에도 좋은 회사가 많다며 아이티 회사를 추천했다. 그래서 아이티회사에도 지원해보고 채용박람회도 다녀오며 활기차게 살고 있다. 슬기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성공적인 취업 준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떨어진다는 것이 슬프지만 함께 이겨내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다시 힘을 내며 열심히 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취업은 진행 중이지만 이렇게 인생의 동반자 같은 친구를 대학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소울메이트라고 해도 아깝지 않은 슬기의 제안으로 이렇게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교육과정을 거치고 대학 생활을 하고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이야기해본다. 아직도 우울증을 완전하게 이겨냈다고 자신할 수 없다. 하지만 무기력증을 슬기와 함께 마주하고 이겨낸다면 이 세상 남들의 편견에 싸워가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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