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가 자면 하는 하루의 마무리
평범한 취준생의 나의 하루의 시작과 끝은 다음과 같다.
하루의 시작은 뭐니 뭐니 해도 침대에서 뒹굴며 밀린 연락과 콘텐츠 확인하기. 자연스레 포털 메인 뉴스와 유튜브 첫 화면 추천 콘텐츠를 살펴보고, 10~15분간 탐색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잠이 깨기 시작한다. 내게 ‘세수로 잠을 깨우는 법’은 없다. 콘텐츠가 깨우면, 세수를 하러 가는 것일 뿐.
하루의 마무리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 그 자체다. 주로 먼저 캔들 워머, 무드등을 켜 두고 일기를 쓴다. 매번 다른 취향을 반영해서 산 일기장에, 그날의 날짜를 소중하게 기입하고, 그날 있었던 일을 기록한다. 사소한 것도 좋다. 그날 먹은 것, 들은 것, 인상 깊게 봤던 구절, 많은 생각을 들게 했던 사람들 등등. 사소한 것으로 시작해 소중하고 감사한 일들로 마무리를 한다. 정해진 틀없이 자유롭게 쓰는 게 일기의 매력이지만, 몇 년 쓰다 보면 나만의 룰과 규칙이 생기고, 매일 똑같은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습관이 생긴다. 음악을 들으며 쓸 때도 있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영상을 보면서 쓰는 재미도 느낀다. 어떤 사람들에겐 생소하겠지만, 유튜브의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브이로그’를 보면서 함께 쓰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서 다이어리 계정을 보며 이렇게 틀을 잡고 써봐야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
나머지 시간에는 유튜브, 넷플릭스를 보거나, 인스타그램에 그날 있었던 일을 올린다. 침대에 누워 영상을 편집하기도 한다. 취향이 많아 인스타그램 계정도 무려 3개다. 일상, 운동 및 식단, 그리고 반려하는 다람쥐. 그날 기억하고 싶었던 일들이 있으면 기록으로 남긴다.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가지는 것, 즉 다양한 취향과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던데, 딱 나의 모습이 그렇다.
나의 하루의 시작은 콘텐츠 등 다른 세상의 것들을 내 침대로 끌어오는 것이고, 나의 하루의 마무리는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의미를 담아 정리해, 아쉬운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룸메이트가 잔 뒤, 하루의 끝을 마무리한다. 요즘에는 친구의 숨소리가 일기 쓰기의 배경이 된다. 이상하게도, 일기를 함께 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일기에 기록되는 일상과 일기를 쓰고 있는 일상까지 함께하기 때문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