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전문가를 찾는 방법
디자인 기획이 끝나면 공정별로 전문가를 섭외해야 한다. 이것이 셀프인테리어와 일반적인 턴키 인테리어(공사 전체를 맡기는 것)의 가장 큰 차이다.
전문가를 찾기 시작하면 인테리어 전 과정이 촘촘하게 나눠져 있다는 사실과 내가 알지 못한 직업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랄 것이다. 그렇다면 집을 고치는데 전문가 몇 명이 필요할까. 쉽게 말하자면 고치려는 항목별로 전문가가 필요하다. 전기, 도배, 타일, 보일러, 창호, 시트지, 철거, 페인트, 대리석, 목공, 금속, 설비, 유리와 거울, 미장, 마루, 냉난방 시스템, 도어락 등등. 만약 인테리어가 집이 아닌 상업시설이었다면 간판, 조경, 보안시스템 등이 추가될 수 있다.
전문가를 찾다 보면 셀프인테리어 첫 번째 위기가 온다(두 번째 위기는 벽지를 벗길 때다). 어떻게 적합한 전문가를 찾고 얼마를 지불해야 하는가? 이 단계에서는 모든 것이 낯설고 많은 정보로 혼란스러운 마음이 든다. 만약 여기서 셀프인테리어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공정의 첫 단계만 일단 부딪혀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공정 한 두 단계를 직접 한다고 해서 인테리어 전체가 망하지 않는다.
한 단계를 밝으면 다음 단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이기 시작한다. 계획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답은 항상 현장에 있다.
포털 사이트와 앱을 통해 전문가 찾기
예를 들어 '철거'를 해야 한다면 네이버에 들어가 ‘철거업체’를 입력한다. 포털 사이트 화면 상단 파워링크에 업체리스트가 뜰 것이다. 또는 지도앱에서 ‘철거’를 검색하면 집 가까운 곳에 철거 업체 항목이 보인다. 이 중에 마음이 드는 곳을 골라 전화를 걸고 가견적을 받는다. 만약 공사 현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이라면 사장님이 방문해서 정확한 견적을 말해줄 것이다.
공사 전문가를 찾는 방법으로 ‘당근앱’도 유용하다. 당근은 중고물품 거래뿐만 아니라 지역 전문가를 소개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당근에 들어가 ‘전체 서비스’ 항목을 누르고 인테리어 시공 카테고리를 클릭한다. 특히 당근에서는 업체 사용자 리뷰와 평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여러 군데 견적을 받을 시간이 없다면 인테리어 전문 플랫폼 ‘숨고’를 활용해도 좋다. 숨고에서는 간편하게 비교 견적을 받을 수 있다.
받은 견적서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비용을 확정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각 공정별 전문가를 섭외하고 공사 일정이 겹치기 않게 스케줄을 짜면 된다.
*비교견적을 받으면 좋은 점*
견적은 두세 군데에서 받는 것을 추천한다. 이유는 가격 차이도 있지만, 미묘하게 공사 범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철거’라고 할 경우 타일 철거, 석면 철거 등의 포함 여부, 추가 비용이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교견적을 받는 이유는 상담을 통해 돈을 아낄 수 있는 팁, 효율적인 공사 방법,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여러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나에게 맞는 적합한 방법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제일 먼저 설비 반장님을 찾자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극복하기 위해서 모르는 것을 마음껏 물어볼 수 있고, 친절하게 답해줄 수 있는 설비 반장님을 찾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설비는 여러 공정 중에서 가장 기본이며 공사의 넓은 영역과 연관되어 있다. 설비 전문가를 만나면 설비뿐만 아니라 공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함께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보통 설비 반장님은 함께 손발을 맞춰온 전기, 타일, 도장, 미장 등의 전문가를 알고 있다. 추천받은 분들과 함께 하면 스케줄을 조정하기도 쉽고 현장을 보고 문제가 될 것 같은 부분, 필요한 공정도 미리 짚어주신다.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을 시작으로 공사는 점점 구체화되고 걱정은 조금씩 사라지게 된다.
디자인을 공감해 주는 전문가에게 의뢰하기
보통 친절하거나 리뷰가 좋은 분이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에게는 한 가지 조건이 더 있다. 나의 ‘디자인’ 기획을 덤덤하게 받아줄 수 있는 사람. 특히 주거 인테리어는 전형적인 디자인 패턴과 대중적인 시공방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벽면은 하얀색, 천장은 간접조명, 화장실 타일은 큰 사이즈로 시공하는 것이다. 전문가마다 익숙한 작업방식과 스타일이 있다. 그래서 실험적인 디자인을 하거나 기존 방식과 다른 시공 방식을 요구하면 의아하다는 반응이 돌아온다.
예를 들어 나의 인테리어 요소에서 중요한 것은 ‘노출 벽면과 천장’이었다. 여러 업체에 노출 벽면을 이야기했을 때 99%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집은 깨끗해야 한다. 보기 안 좋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일부 조언은 참고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반대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컨셉이 흔들린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다 보면 자칫 밋밋하고 평이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 기획한 것을 끝까지 끌고 가려면 생각보다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의 기획을 공감해 줄 수 있는 담백하고 담담한 전문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설비 전문가를 찾기 위해 4군데 정도 연락을 했다. 대부분 내가 기획한 디자인 컨셉에 우려 섞인 조언을 했다. 그러나 딱 한 군데 설비 반장님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군요, 그러면 구멍 뚫린 부분만 매우면 되겠네요’. (업체선정완료)
인테리어는 여러 사람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공동작업이다. 이왕이면 나의 디자인을 지지해 주고 '기획대로 구현될 수 있게' 같이 고민해 주는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사현장과도 싸워야 하고 나의 컨셉과도 싸워야 한다. 싸울 대상이 많아지면 갈길이 멀어진다. 공사를 앞두고 있다면 빨리 전화를 돌리고 업체를 찾아다니며 나를 구원해 줄 단 한명의 단짝, 인테리어 파트너를 찾자. 사람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