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수선집

적은 옷으로도 충분해요. 홈부띠크

by monowhite

혼자 살게 되면 옷장을 늘리는 것에 한계가 금방 온다. 오피스텔 붙박이 옷장은 보통 60~80cm 폭이다. 의류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적다면 옷장을 홈부띠크로 만들어보자. 소량의 옷으로도 충분히 멋지게 입을 수 있다.


S, M, L , 90, 95, 100.


얼굴 생김새가 모두 다르듯 누구나 자신만의 신체적 특징과 고유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시중에 파는 옷, 기성복은 대략 3가지 사이즈로 구분된다. 우리는 이 세 가지 사이즈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 의류 사이즈가 표준화되면서 대량생산과 저렴한 옷이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다.


몸에 맞는 옷을 입으면 가장 먼저 옷 자체가 예뻐 보인다. 옷은 입기 전에는 평면이지만 입으면 삼차원이 된다. 옷은 원래 삼차원을 고려하여 디자인하는데, 입는 사람마다 몸이 다르므로 누가 입느냐에 따라 옷이 달라 보인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인터넷 쇼핑에서 구매한 옷을 입고 실망한 경험은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보는 것과 입는 것은 완전히 다르고, 구입한 옷은 자신의 신체에 꼭 맞아야 원래 디자이너가 의도한 대로 디자인이 표현된다.


자신의 허리에 꼭 맞는 바지는 허리띠가 필요 없으며 하체가 길어 보인다. 평범한 셔츠도 허리가 정확하게 맞는 바지에 대충 찔러 넣으면 허리를 중심으로 상의와 하의가 자연스럽게 볼륨감이 생기며 맵시 있어 보인다. 미디스커트는 160cm 이하 키를 가진 여성이 입으면 어정쩡한 롱 스커트가 된다. 이럴 때는 발목과 무릎 사이 볼륨이 가장 잘 퍼지는 지점에서 밑단을 자르면 원래 의도한 대로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청바지와 정장 바지 길이는 반드시 본인이 자주 신는 신발 굽 높이를 고려하여 수선해야 한다. 발목보다 위로 올라오거나 바닥과 아슬아슬하게 닿는 바지는 마무리가 되지 않은 그림처럼 전체적인 옷매무새가 미완성처럼 보이게 만든다.

작년에 입은 옷을 다시 꺼내 입으면 미묘하게 옷이 맞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역시 과감하게 수선을 맡겨보자. 옷을 버리지 않고도 새 옷을 산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새 옷을 '개시'하기 전, 수선집으로 먼저 가져가는 습관이 있다. 옷 가격보다 수선비가 더 나올 때도 있다. 때로는 사이즈에 맞는 스파 브랜드 옷 한 벌이 사이즈가 맞지 않는 명품 옷보다 더 명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선한 옷은 왠지 모르게 손이 자주 가고 입으면 편하고 옷 태가 멋스럽다.


토요일 3시, 자주 가는 단골 수선집에 다녀왔다. 스커트와 바지 두 벌을 맡겼다. 회색 바지 기장을 늘리고 꽃 패턴 미디스커트 허리를 줄이기로 했다. 작년에 꼭 맞았던 갈색 정장 바지 역시 1년 만에 입으니 약간 헐렁하게 느껴져 허리 2cm를 잘라내기로 했다.


곧 있으면 가을이다. 작년에 사둔 옷을 꺼낼 때 뭔가 손이 잘 가지 않는 옷이 있다면 수선 해보길 추천한다. 처음에는 몇만 원을 들여 굳이 1~2cm를 조정해야하나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작은 차이가 당신을 더 반듯하게,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동네 수선집에 자주 방문하여 홈부띠끄를 만들어보자. 작은 집일수록, 옷장이 작을수록 당신만을 위한 옷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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