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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몬 디자인스토리 Aug 31. 2017

소소한담 #6

크리에이터와 나누는 소소한 담소 - 소소한담(小小閑談)

매거진 목요일에서는 센터 내 한 명의 크리에이터와 나눈 소소한 담소가 연재됩니다.

진짜 크리에이터의 일상을 솔직 담백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 소소한담(小小閑談) 여섯 번째 이야기는 BX랩의 김혜림 랩장님입니다.





처음엔 그녀의 강한 포스에 놀리지만 알고 보면 세젤약 랩장님. 잘 웃고 잘 우는 크리에이티브센터의 대표 워킹맘. 음주가무 자리가 있을 때 그녀를 빼면 서운했지만, 이젠 음주는 당분간 못하시니 가무가 있을 때만 불러주세요. 




랩장님, 안녕하세요. 안솔님의 추천으로 소소한담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랩장님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네요. (솔님은 정말 눈치를 보지 않는 삶을 실천하고 있네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소식을 듣자마자. 한마디 “ 미쳤네…”였습니다. 안 솔 ……. (미쳤네 안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도 솔님과 사이가 좋아보이시니 다행이네요. 



랩장님이 맡으신 BX랩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BX랩은 티몬의 브랜드 경험을 만드는 모든 디자인 결과물 제작하는 곳입니다.  
BX랩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도 예상치 못하고 추측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BX랩 디자이너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끝없이 고민하고 괴로워하면서도 재밌어하고 있죠. (음... 음?)



디자인을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뻔한 어릴 적 인생 스토리가 나와야 하긴 하는데... 어렸을 적 의상디자인이 하고 싶었던 마냥 멋 부리기만 좋아하던 어린 여자아이가 집안의 경제적 난관으로 언니에게 예체능을 양보하고 대학에 갔는데 당시 웹 디자인이 유행이었어요 그러면서 어릴적 꿈을 잊지 못하고 디자인을 처음 접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럽게 사회생활은 당시 굉장히 성행하던 웹에이전시를 통해 시작했구요 초반에 몇몇 에이젼시를 옮겨 다니다가 최종적으로 한 곳에 머물렀었죠. 그때 수많은 프로젝트의 제안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매체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직접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랩장님과 티몬,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티몬 입사하신 이유가 있다면요? 

▶물 흐르듯이 넘어오게 되었는데요. 아쉽게도 자금난으로 오래 몸 담던 디자인 에이젼시가 어려워질 때쯤.

그곳에서 알던 디자이너 동료이자 지금도 함께 하고 있는 박영미님의 소개로 오게 되었어요. 그땐 회사가 잠실이었는데. 티몬도 당시 한참 성장기를 달리고 있는 핫한 소셜커머스 업체였어요. 잠실 본사 분위기며, 그 건물 주위의 분위기 자체가 그냥 맘에 들었습니다. 젊고 톡톡 튀는 느낌이 많이 매력적이더라고요.



티몬 입사 전, 어떤 경험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디자인 시작의 계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주로 디자인 에이젼시에서의 경험이 많았구요 그때는 클라이언트 일정에 맞추어 제안 작업 하느라 밤도 자주 새우고, 엄청난  열정으로 야근하고 새벽에 끝나면 다 같이 술 한잔 먹고 또 다음날 일찍 출근하는 게 일상이었어요. 몇 달씩 파견을 나가야 하는 큰 프로젝트에서부터 감각적인 광고 화면 제작 등,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웹이나 모바일등 매체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디자인에 대해서 많이 배웠던 거 같아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업무 분야가 세분화 되어있지 않을 때라 웹제작을 위한 코딩과 퍼블리싱까지 디자인 제작물의 총체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랩장님과는 VX랩에서 한 번, BX랩에서 두번째 인연을 이어서 같이 일고 있는 중인데요. (조직이 변해도 인연은 계속되네요). 티몬은 정말 정체되지 않고 변화하는 조직인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조직 속 랩장님은 누구보다 잘 적응하고 계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그 노하우를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그냥 물 흐르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맘먹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자리에 녹여져 있답니다. 



▷랩장님에게 현재 맡고 계신 BX랩과 이전 맡으셨던 VX랩은 어떤 차이가 있으세요?

VX랩은 저에게는 특별한 존재예요. 티몬에 있었던 만 6년의 시간 동안 VX랩은 소속 디자이너들이나 부서 명칭은 바뀌었지만,  저한테는 쭉 이어진 제 역사 같은 곳이에요. VX랩은 친정 같은 느낌? BX는 한지붕 아래 대가족이 모여사는 집에 맏며느리로 시집간 느낌?


누구보다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 랩장님, 가장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으세요? 

아무래도 가장 힘든 일이 가장 기억에  남나 봐요. 가장 최근이기도 한데 얼마 전에 마무리된  날자티투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고 몇 년후에 같은 질문을 받는대도 답은 같을 거 같아요 ㅎㅎㅎㅎ 말도 안 되는 일정 안에 말도 안 되는 분량과 퀄리티를 낼 수 있었는데요. 그 원동력은 프로젝트 참여한 모두의 열정과 팀워크가 최고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랩장님의 업무 특성상 랩원들에게 피드백할 일이 정말 많으신데요. 그 피드백을 곁에서 지켜보면 날카롭고 조금은 냉정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랩장님이 피드백하실 때 가장 중점적으로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그래요? 저는 너무 부드럽고 두리뭉실하게 피드백할 때가 많은 것 같아 고민이었는데 아녔군요. 피드백할 때 가장 중점적인 부분은 디자인 결과물이기 때문에 보자마자 한눈에 첫 느낌이 중요한데요. 그냥 내가 고객/사용자가 되어 바라보는 것입니다. 고객(사용자)의 관점으로 바라보다 보면 보완해야 할 점, 부족한 점들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객관적이고 날카로운 피드백들은 기분이 상할 만도 한데, 랩원들이나 주위의 동료들과 사이가 너무너무 좋습니다. 공과 사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랩장님만의 피드백을 풀어주는 비결은요?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날카로운 줄은 꿈에도……(제가 잘해야겠군요) 일할 때든 평소에든 솔직하려고 노력합니다. 가끔 말이라는 게 전달하다 보면 오해가 될 수 도 있고 의도치  않게 다른 의미로 전달이 될 때가 있는데요 팀원들과 같이 프로젝트에 깊이 참여하고 같은 온도로 흠뻑 취해서 일하다 보면 서로의 진심이 전해지는 거 같습니다.



랩장님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철학이라기엔 너무 거창한데요.(부끄 부끄) 저의 디자인은 '내가 좋은 게 남에게도 좋은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취향과 눈높이는 다들 다를 테지만. 어떠한 디자인 작업물이든 내가 백 프로 만족하지 못하면 상대방에겐 20프로도 전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무언의 에너지처럼.


센터 내 워킹맘의 아이콘 김혜림 랩장님. 일과 가정 모두 최선을 다하고 계신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가정과 일, 두 가지를 어떻게 병행하고 계신가요? 

▶회사 디자이너 분들 중 제가 선두로 아이를 낳고 오니  워킹맘의 아이콘이 되었군요. 요즘은 정말 두 가지만 열심히 하고  있네요. 내가 이런 일도  할 수 있구나 싶은 일들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전엔 쳐다도 볼 수 없었던 커다란 벌레를 아들이 무섭다고 하면 맨손으로 잡아 죽인다던지...



워킹맘으로서는 힘들 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워킹맘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집에서 살림하며 아이를 보는 전업주부 엄마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상을 온전히 육아에 쏟는 일은 정말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워킹맘으로서 가장 힘들 때는 아침입니다. 출근 준비와 어린이집 등원 준비를 같이 하며, 아침밥은 꼭 먹여 보내려는 저와, 아침에는 무지 예민한 아들놈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맞추고 맞추다. 심기가 틀어지고 생떼가 폭발하는데. 출근시간이 다가오는 시곗바늘 보고 있을 때 땀이 줄줄 흐르지요.



힘들었을 때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육퇴후 맥주가 진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주말에 사랑스러운 아이와 뒹글 뒹글 구르며 육아를 하는것도 즐겁지만, 솔직히 월요일이 되어 출근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알 수 없는 홀가분함의 미소를 입가에 느끼며 콧노래를 부르며 운전하고 있더라고요. 양쪽을 오가는것이 힘든 일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삶의 균형을 가져다 줍니다. 성격상 일 또는 육아 어느 하나에만 집중하고 있었다면 균형을 못 잡고 내 몸 어딘가가 고장 났을 거 같아요.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요?

재미있는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Fun 이 아니라. 나 자신이 재밌다고 느끼는 것, 그게 결과물이든 과정이든 내가 재밌어야 디자인이 풍부해지는 것 같아요. 본인이 즐기지 않고 하는 디자인은 진짜 뻔하게 나오거든요. 어느 개그맨의 구호처럼. 하고 싶은 거 하세요!


랩장님이 생각하는 랩장님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회복이 빠른 것. 건망증이 심해서 그런지 회복이 빨라요. 잘 잊고, 두고두고 생각 안 해요. (장점이 맞나?)



앞으로 랩장님의 고민은요?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거리들을  찾는 거요. 제 인생의 2막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 당장이 아니지만. 디자이너로서의 내가, 아이의 엄마로서 내가 몇 년 후에 어떤 모습일까를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현실과 나 사이에서 꿈꾸는 것들을 그리고 있는 중인데. 구체적이 되려면 조금 더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주말에는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주말은 온전히 가족과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주로 주말마다 아이와 놀아줄 방법을 궁리하는데. 요즘은 무더위와 폭우로 거의 집안에서 콕 박혀 셋이 뛰놀았는데. 이제 날씨가 좋아질 계절이니깐 여기저기 많이 다녀봐야 할 것 같아요.


센터 내 스타일 좋으신 분들이 많이 있지만 랩장님은 스타일의 스펙트럼이 정말 무한한 것 같습니다. 본인만의 스타일링 기술이 있다면요? 

그것은 특별히 어울리는 게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편안하고 내가 좋은 것이 최고라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디테일하게 좋아하는 것들을 나열하자면 너무 많고요. 제멋대로라;;



책, 노래, 공연 등 요즘 가장 관심 가지고 있는 것들은요? 

아이를 낳고 나선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아이와 관련된 것 같아요. 옷/ 먹거리 / 놀거리 다 아이 위주로만 생각을 하다 보니… 요즘은 키즈 브랜드들이 너무도 다양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많아요. 성인 브랜드 못지않게 감성적이고 멋진 쇼룸들도 점차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키즈 브랜드 중에서도 aout/ 탐베레 / 굿마더신드롬 / Flakiki / Jellymellow / merciu 등 국내 로컬 편집샵 및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맘에 들어요. 




티몬의 디자인에 관심 있는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자이너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되기도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 공감하고 함께 경험을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새 좋은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티몬은 서로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좋은 디자이너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소한담의 인터뷰 소감과 다음 인터뷰로 추천하고 싶은 분을 알려주세요. 

그럼 저는...(조금 많이 고민한 후) 그동안 저에게 지칠 틈이 없이 새로운 미션들을 던져주시는.. 요즘 내가 좀 루즈하다 싶으면 어떻게 알고 저에게 새로운 미션을 딱! 내려주시는 티몬 크리에이티브센터의 멘토이시자 아빠이신, 김형수 센터장님을 추천합니다.


- 재미있는 인터뷰로 귀와 마음을 즐겁게 해주신 김혜림 랩장님께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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