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N잡을 할 수 있나요? - N잡러 12년차 국어교사의 N잡 이야기
저는 N잡러입니다.
그럼 프리랜서일까요? 아시다시피 전 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현직 국어교사입니다. 과거에 했던, 지금 하고 있는 것까지 치면 몇 개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N잡에 진심인 교사입니다. 그렇다고 학교생활에 소홀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하고 있는 N잡은 모두 학교생활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교사가 N잡을 할 수 있다고?’
그렇습니다. 공식적으로 N잡러가 될 수 있습니다. 교사는 원래 영리 업무를 할 수 없지만, 학교장의 허락 하에 즉 겸직 허가를 받고 할 수 있는 일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겸직의 개념이 그렇게 보편적이지 않아서 겸직 허가 없이 그냥 막 이것저것 했던 분들도 계시지만, 지금은 겸직 허가가 필수입니다. 저 역시 겸직 허가를 받고 여러 N잡을 수행 중입니다. 겸직 업무는 원칙적으로 학교 일과 시간에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 후, 주말, 방학 등에 N잡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남들 놀 때 일을 하는 것이죠. 돈은 남들보다 더 벌겠지만,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든 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저는 왜 이 힘든 N잡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단순히 ‘돈’ 때문에?
그 기저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꽤 많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직업을 평생 가지고 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데,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어머니의 일생이었고, 그 일생을 대학시절 ‘평생학습교육론’의 발표 주제로 삼아 레포트까지 썼었습니다. (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심지어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까지 만들었었다.)
위의 책 사진은 어머니가 독서지도사를 하실 때 우리집에 있던 책들의 일부입니다. 독서지도사를 10년 가까이 하신 어머니는 지금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 전에는 미용사로 수년간 일하셨었죠.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자격증을 취득해야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들을 평생 3가지나 해오신 어머니의 영향이 지금의 N잡러인 저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자란 저 역시 자격증 취득을 좋아하고(한자, 엑셀, 한글, 논술, 한국사, 스포츠마사지 자격증이 있다. 아! 당연히 교사자격증도!), 시간이 나면 노는 것보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고, 도전하고, 시도하려고 고민합니다. 이러한 자격증과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기질이 지금의 N잡러인 저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요즘 제가 가장 공들여서 하고 있는 N잡은 블로그 운영입니다. 위의 이미지는 블로그 메인 화면 이미지입니다. 2023년에 공식적으로 겸직 허가를 받고 블로그 운영을 하고 있는데, 수익이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로 월 수십 만원, 수백 만원을 버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블로그 월 수익이 5만원이 넘어야 정산되도록 설정을 해놨는데, 처음에는 5만원을 채우는 데 두 달 많게는 세 달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평균 두 달, 최근에는 한 달에 5만원을 넘긴 적도 있습니다. 블로그라는 것이 꾸준히 운영하면 무조건 우상향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매달 5만원 이상 고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N잡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운영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다뤄보려고 합니다.
12년차 정도 되니깐 주변에 후배교사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저 역시 처음 N잡에 발을 들인 것이 N잡을 하고 있는 선배교사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N잡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몰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도 모르던 시절, 선배들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찾아서 N잡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었습니다. 그게 이제는 제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의 후배들에게도 간간히 알려주었지만, 이렇게 ‘책’을 통해 더 많은 동료 선생님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N잡이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분명히 있지만, 동료교사들에게 돈을 벌 기회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돈만이 목적이 되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자기 계발과 성취가 함께 따라와야 오랫동안 N잡을 할 수 있습니다.
저와 함께 그 길을 함께 걸어가 보실까요? 한 계단 한 계단 걸어 올라가다보면, N잡러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연재될 이야기들에서 또 뵙겠습니다. (구독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