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말괄량이 태권소녀의 일곱살 인생
김밥을 먹다 앞니로 단무지를 씹어
앞니가 세게 흔들렸다.
눈물이 찔끔 나왔고
남은 김밥을 다 먹으라는 아빠의 말에
울음이 터졌다.
(순간 아빠가 미웠다.)
어디론가 전화를 걸던 엄마가
데리고 간 이모네 집에는
핑크색 손잡이의 가위를 들고 있는 이모가
기다리고 있었다.
치과에서 일한다는 이모가
다정한 목소리로 앉아보라고 하더니
순식간에 손으로 이를 뽑아버렸다.
울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참았다.
순간 엄마 아빠 이모 삼촌이 소리지르며
축하를 해줬고
드디어 이가 빠져 언니가 되었다는 생각에
슬며시 웃음이 났다.
빠진 이를 보여주고 자랑을 할 사람들이
순간 스쳐지나갔다.
아빠가 먹고 싶은 게 있냐고 물어보았다.
피자를 먹고 싶다고 했다.
아빠는 축하한다며 피자를 먹자고 하셨다.
(아까 아빠 미워한 거 취소!)
빠진 이는 작고 귀여웠다.
소중한 내 이.
처음 빠진 내 이.
2024.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