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함'이란 이름의 폭력에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
우리는 모두 '솔직하다'는 이유로 상처 주는 사람을 한 명쯤은 알고 있습니다. 직장 동료일 수도, 오랜 친구일 수도, 때로는 가족일 수도 있죠. 그들의 "난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거야"라는 말 뒤에는 종종 무례함과 배려 없는 언행이 숨어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솔직함의 폭력'이 당연시 되어가고 있는 것인 현실입니다. SNS에서는 "팩트 폭력"이라는 말이 일상화되었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직설적인 발언이 웃음을 자아내는 포인트가 되곤 합니다.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무례함이 하나의 문화처럼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통이 증가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화면 너머로 이뤄지는 소통에서는 상대방의 즉각적인 감정 반응을 보기 어렵다 보니, 더욱 날카롭고 직설적인 표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으로 시작해서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댓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78%가 '솔직함을 가장한 인격 모독'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90% 이상이 자신의 행동이 폭력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자신을 '정직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타인의 부정적 반응을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약함'으로 치부합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솔직함의 폭력'이 주로 힘의 불균형이 있는 관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선배가 후배에게, 고객이 서비스 직원에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친구관계에서도 이런 관계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솔직함'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또 다른 형태의 갑질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행동의 피해는 단순한 감정의 상처를 넘어섭니다. 지속적인 '솔직함의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존감 하락, 업무 효율성 감소, 대인관계 기피 등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창의성과 생산성도 크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1. "경계선 설정의 기술"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명확한 경계선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건 좋지만, 그것이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차분하고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회의 중에 "너는 항상 이런 식이야"라는 식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나왔다면, "특정 행동이나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개인에 대한 평가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네요"라고 즉시 대응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이니 용기를 갖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계 설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계속해서 선을 넘으려 할 때마다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일관된 태도로 자신의 경계선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정원에 울타리를 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힘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경계는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2. "감정의 객관화 전략"
'솔직한' 말들로 인한 상처를 다룰 때는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방의 말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되, 이를 감정적이 아닌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그런 식의 표현은 제가 더 이상 의견을 내기 어렵게 만듭니다"라고 말하거나, "그런 방식의 피드백은 오히려 제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 같습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객관화된 표현은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합니다. 단순히 "기분 나빠요"라고 하는 것보다, 그들의 언행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의사가 증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듯이, 감정적 상처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3. "질문을 통한 역전의 기술"
상대방이 부적절한 '솔직함'을 보일 때, 그들의 의도를 되묻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말씀을 하시는 의도가 무엇인가요?", "그런 표현이 어떤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너는 항상 이렇게 실수하지"라는 말을 들었다면, "제가 실수를 줄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러한 질문은 상대방의 '솔직함'이 실제로는 얼마나 건설적인지, 또는 그저 감정적 분출에 불과한지를 드러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이는 대화의 주도권을 되찾는 방법이 되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답변하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언행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4. "대화 방식의 전환 유도"
상대방의 '솔직한' 표현방식이 문제라면,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어요?", "제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명확하게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건설적인 대화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표현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단순한 비난이나 인신공격성 발언이라면, 그것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부적절함을 깨닫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흐린 사진의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불분명한 비판을 더 선명하고 유용한 피드백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입니다.
5. "전략적 거리 두기"
때로는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인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업무적으로 꼭 필요한 소통 외에는 최소화하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자제하는 등의 방법을 취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업무에 집중하고 있어서..."와 같은 정중한 방식으로 거리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거리 두기는 결코 도망가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상처 주는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보호하면서도 필요한 관계는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마치 적절한 거리를 두어야 전체 그림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러한 대처 방법들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합하여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응이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이러한 노력이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의 정신 건강과 관계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비즈니스 및 인플루언서의 이미지메이킹과 리스크매니지먼트 교육, 강연 문의는 댓글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