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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won Jun 01. 2016

우리가 꿈을 꾸는 이유

영화 추천 - 꿈을 꾸는 고양이 실험과 영화 '수면의 과학' 

꿈을 매일같이 꾸는 나는 악몽을 많이 꾼다. 개를 무서워 하던 시절에는 개한테 쫓기는 꿈을 참 많이 꿨다. 나는 꿈 속에서 개한테 물리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달렸는데 그렇게 달리다보면 꿈 일지라도 너무나 숨이 찼다. 그래서 결국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달리는 것을 멈췄고, 나를 향해 맹렬하게 짖으면서 달려오던 개는 내 얼굴로 돌진하면서 꿈은 끝이 났다. 


그런 꿈을 하도 반복하다보니 나는 어느샌가 꿈 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영화 인셉션에서처럼 내 마음대로 꿈 속의 세상을 컨트롤 하기 시작했다. 하늘을 날기도 하고, 순간 이동을 했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흘러나가다보면 4차원인간이 되어버리고 말지만... 꿈의 세계란게 결국 그런거 아니겠는가?


꿈은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다음의 실험에 주목해보자.


꿈은 그 상상력이 크게 발휘된 것 중의 하나이다. 동물에게 있어서나 사람에게 있어서나 삶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는 데 그 얼마나 필수 불가결한 것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주베(Jouver)교수의 실험을 소개해 보기로 하자.

그는 매우 정확한 실험을 통해 고양이에게서 꿈을 빼앗아 버리면 그 고양이는 노이로제에 걸리고 불면증에 빠지며 환각에 사로잡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양이에게 어떻게 그런 실험이 가능할까 하고 아마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가능하다. 우선, 꿈꾸는 자의 행동과 단순히 잠들어 있는 자의 행동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상기하기도 하자. 즉,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는 몸 자세의 통제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어 근육이 긴장된 채 균형자세를 취하게 되는 데 반해, 꿈을 꾸는 상태에서는 온갖 근육 조직이 이완된다. 따라서, 물을 가득 채운 양동이에 미끄러운 반구 모양의 섬 같은 것을 띄워 놓은 후 잠들어 있는 고양이를 그 위에 살짝 올려놓는 것으로 실험을 충분하다. 깊이 잠들어 있을 때면 고양이는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꿈을 꾸자마자, 고양이는 물 속으로 떨어져 잠에서 깨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꿈을 꿀 수 없게 된 고양이는 금방 무서운 환각에 시달리고 갑자기 아드레날린을 방출하여, 신경질과 공격성, 이어서 노이로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얼마 안 걸려서 사람에게도 비슷한 실험을 한 결과 같은 종류의 교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임상 의사의 이러한 실험은 고등 동물과 인간에게는 꿈이 필수불가결한 것임을 보여준다. 최종적으로 가스통 바슐라르가 썼듯이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근본적으로 “꿈꿀 권리”가 있으며 그것이 정상적인 생명력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http://www.intropsych.com/ch03_states/rem_sleep_in_cats.html


이 실험에서 '꿈'은 인간은 물론이고 동물에게까지도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악몽이든, 좋은꿈이든간에 말이다. 어쩌면 공포스러운 꿈을 꾸는것도 내재된 공포감, 그로인한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기 위한 작용일지도 모른다. 



미셸공드리의 판타지 영화 '수면의 과학' 의 주인공 스테판의 꿈을 봐도 알 수 있다. 원치 않는 직장에 들어온 스테판이 초기에 꾼 꿈은 직장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동료들을 때려서 영웅이 되는, 한마디로 단순하고 만화적이다.



스테판의 꿈은 초창기에는 굉장히 몽환적이고 환타지가 강조되는데 이것은 주인공의 무료한 삶에서 일종의 탈출구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테파니를 알고 좋아하게 되면서 꿈은 한층 현실적이 된다. 아니, 마치 현실의 연장선처럼 보여진다. 스테파니와의 사랑이 더욱 강해질수록 말이다. 그만큼 그에게 스테파니와의 관계는 꼭 현실로 이루고 싶은, 간절한 소원이었다.



사실 이 영화, 굉장히 난해하고 혼란스럽다.

스테판 본인도 자신의 꿈과 현실을 구분 못하고 있는데, 관객이 영화를 통해 처음 보는 스테판의 꿈을 현실과 구분해 준다는 것은 힘든일일테다. 영화 자체가 한편의 긴 꿈같다.  


스토리의 부조화, 익숙함 속에서 쌩뚱맞음, 내면의 욕구 발현, 혹은 현실에 가까운 생동감, 과장과 왜곡.

이러한 모든 꿈의 요소와 영화는 닮아있으며 감독은 기가막히게 우리의 꿈속 광경을 잘 연출해낸다. 영화를 보는 동안 꿈과 무의식을 주제로 한 초현실주의의 작품을 볼 때처럼 낯섬과 동시에 미묘한 동감을 느낄것이다.


어쩌면 당신은 이 영화를, 한편의 판타지 소설같이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수면의 과학'이란 제목은 참 안어울릴지도. ('수면'에다가 '과학'까지 있대, 아아악 얼마나 지루할까!!!...이게 내가 이영화를 추천받았을 때 첫 반응이었다.) 반면에, 미셸공드리는 수면의 세계를 열심히 분석했다는걸 강조하고 싶어서 그런 제목을 붙였을지도 모른다. 스테판이 자신의 꿈을 실험처럼 여겼던 것처럼, 이 영화 한편 자체가 하나의 실험 결과물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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