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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won Jun 11. 2021

[여행] 여행은 실망마저도 매력적이에요.


여행할때 무심코 적었던 여행에 관한 저의 생각들 몇가지입니다. 공감하시나요? 

독자님들만 알고 계시는 여행의 지혜 혹은 통찰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 


 1

좋은 음식에 와인 페어링을 하듯, 여행에 어울리는 책을 고르는 것을 좋아한다. 아주 오랜만에 여행을 재개하면서 '여행의 이유'를 읽었다. 독서는 자아 탐색의 과정이라고 했던 어느 학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영혼이 노래를 불렀다. 김영하 작가의 담백한 박식함과, 자의식 과잉이 없는 자아 탐구와, 그로부터 마음에 스며드는 공감이 좋았다. 그 공감 속에서 내가 좋아하고 원했던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2

한편 여행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도전 정신과 가장 편안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는 회복 본능 사이의 끊임없는 갈등이다. 각자 그 스펙트럼 어딘가에 자리를 잡으며, 그래서 같은 공간, 같은 구성으로 공유하는 여행일지라도 각각의 여행자들이 펼치는 내면적 서사는 다를 수 있다. 이로서 우리는 여행 동지를 재발견하게 된다. 그들이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무엇인지, 그들을 붙잡고 있는 습관은 무엇인지, 내려놓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인지, 새로운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을 하는지 등 말이다. 비난할 것도 흉볼것도 없다. 익숙한 이의 낯선광경에서 오는 불편한 마음은 잠시일 뿐, 우리 모두가 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떠나 그저 연약한 사람이구나, 하고 깨닫는 것이다.



 3

여행동지로서 나의 치명적 결함은 여행에서 무언가를 근사한 것을 얻어와야한다는 생각에 대한 집착이다. FOMO라고 할수도 있겠다. 끊임없이 셔터를 누르는가 하면 몸의 피로를 무시하고 끊임없이 떠다니기도 한다. 혹은 더 나은 것을 할 수 있는데 자신이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따위의 불안함이 내내 마음을 누르기도 한다.


 4

여행자는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실망을 거칠 수 밖에 없다. 여행은 일종의 판타지를 실현시키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가 오랫동안 품어왔던 심상과 현실의 모습은 반드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 간극이 너무 심할 때 마음이 다치거나 허무주의로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행의 궁극적 목적을 분명히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5

'실망'을 포함하여, 여행은 숙명적으로 반드시 뜻밖의 경험을 선사한다. 그 의외성이 결국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다. 때로 그 의외의 무언가는 자신도 미처 잘 몰랐던 내면적 목표일 수 있다. 여행이라는 구체적인 욕망을 실현함으로서 마음 속에 숨었던 혹은 잊고 있었던 그것을 발견하는 과정을 겪는 것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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