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하지 않는 연습
밤에 잠들기 전에 이런 걱정을 해본 적 있는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망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 등은 우리의 일상과 늘 함께하는 감정이다. 그것으로 인해 피로가 뒤섞여 마음이 무거워지고, 심하면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 같은 걱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오랫동안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걱정과 불안이 많은 사람이다. 불안장애를 겪으며 밤잠을 설치기도 했고, 아무리 노력해도 마음속의 두려움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 최악의 가능성, 심지어 아무 근거 없는 상상 속 두려움까지 나를 옭아맸다. 그래서 심리학, 뇌과학, 철학, 명상 등 불안을 다룬 거의 모든 분야의 책을 찾아 읽었다.
그 과정에서 마침내, 불안과 걱정을 줄이는 데 있어 가장 강력한 하나의 핵심을 발견했다.
우리는 흔히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에 대해선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불안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판단하지 않기’는 이러한 불필요한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된다.
여기서 말하는 ‘판단하지 않기’란 실패해도 괜찮고, 망해도 괜찮다는 유연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포기도, 자포자기도 아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는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거나 휘둘리지 않는 태도를 갖는 것이다. 이러면 놀랍게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오히려 더 생산적이게 된다.
이런 시각은 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이 실천한 ‘부정적 시각화(negative visualization)’와 맥을 같이 한다. 이는 오늘날 인지치료(CBT)의 기초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사소한 일들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냉정하게 돌아보면, 우리가 두려워하던 상황은 생각만큼 끔찍하지 않다.
직장을 잃는다고 해서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니고,
연인이 떠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두려움은 비논리적인 판단에서 비롯된다.
이런 비논리적인 판단을 끊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어떤 일이 두려울 때, 그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그 상황을 적극적으로 상상하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 우리는 두려움의 실체를 보다 똑바로 바라볼 수 있고,
종종 그 두려움이 근거 없거나 과장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종종 어떤 일이 생기면 ‘불행하다’고 단정 짓는다.
하지만 행복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바라보는 방향의 문제다.
마치 공기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행복은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