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명의 장애인들이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이야기
75 명의 장애인들이 함께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이야기
스물 여섯 나이, 스타트업 하는 청년으로써 요즘 열정 있는 친구들을 모아 영감을 주는 스타트업에 방문, 다양한 가르침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요즘 주목받고 있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BearBetter에 다녀왔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는 물론 각종 언론을 따뜻하게 데펴주고 있는 기업 베어베터는
'네이버 초기맴버(부사장)가 네이버에서 나와 세운 성공한 사회적 기업'
'100명의 직원 중 75명이 발달장애인인 회사'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장애인 회사'
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영감을 주는 인물에게 집요하게 연락하는 친구' 덕에 네이버 초기 멤버셨던 김정호 대표님과 베어베터를 공동창업하신 이진희 대표님을 만나뵙고 올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사내 분위기. 차분하고 행복해보이는 장애인들.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제품 공정 라인과 선한 인상의 열정적인 비장애인 직원분들.
모든 부분에서 구석구석 인상깊은 베어베터였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진희 대표님께 베어베터의 비전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단순해요.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는것 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가들에게 비전에 대해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변은 '어떠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개발해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겠다."또는 "끝내주는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겠다."과 같은 종류이다. 대게 고용창출은 회사의 발전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것 이기 때문에 고용창출 자체를 목표로 삼는 기업은 없다. 고용창출 자체가 베어베터의 목표라는 데서 놀랐지만, 베어베터가 비전을 얼마나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 번 더 놀랐다.
"베어베터에서 모든 발달장애인들을 고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실 힘들어요. 집이 멀거나,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베어베터에서 당장 일 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싶지만, 이와 관련 된 제도들을 몰라서, 장애인들과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 하고 계신 기업들에게 여태까지 배운 노하우들을 전해주고 있어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했죠? 전체적인 장애인 고용이 는다면 베어베터는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스티브잡스, 빌게이츠, 워렌버핏, 손정의 등. 위대한 결과를 창조한 거의 모든 이들은 가치를 좇으면 돈은 따라온다고 했다. 베어베터야말로 이 말에 부합하는 실제 사례가 아닐까 싶다. 물론 베어베터는 BEP(손익분기점)을 넘기고 20억 매출 규모의 회사가 되기까지는 가치와 경쟁력 두 가지를 잡기 위한 치열한 노력들을 해왔다.
베어베터는 인쇄업으로 시작했다고한다. 네이버 출신의 두 공동창업자가 인쇄업이라니! 그 이후 진출한 사업들도 화훼, 쿠키, 커피 등 지극히 아날로그적이다. 베어베터는 왜 전혀 배경없는 분야에 사업을 진출, 확장해왔을까?
이진희 대표님으로 부터 직접 들은 베어베터의 사업 진출, 확장 원리는 단순했습니다.
1. 기업고객(B2B) 이 평상 시 구입하는 분야
: 기업고객은 사회적기업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액수에 비례해서 장애인을 연계고용(기업마다 일정 비율로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에 매출을 올려주는 것은,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은 장애인들을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일반 기업이 사회적기업에 매출을 올려줌으로써 장애인을 고용했음을 인정받을 수 있고, 다양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2.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
: 장애의 유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발달장애인들은 끈기있게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분업화된 일에 재능이 많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반인들 보다 집중력이 높은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베어베터는 이런 종류의 일들 중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분야 만을 지향합니다.
3. 제품 경쟁우위가 가능한 분야
: 인쇄업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사양산업입니다. 쿠키와 빵의 경우 일정 수준의 품질이 꾸준히 유지되어야 하는데 베어베터의 장애인들은 정량화에 능하고, 베어베터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화훼의 경우 장례식이나 결혼식 등이 있을 때 꽃을 목적지 까지 훼손하지 않고 배달하는 것이 중요한데, 장애인들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분야이며, 장애인들은 지하철, 버스이용료가 무료라 운송비도 들지 않습니다.
이렇 듯 베어베터는 전략적으로 1.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2.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열심히 3.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분야에 진출하며 더 많은 장애인 고용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베어베터 장애인-비장애인 직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떠오른 단어입니다. '목적에 충실한 삶, 목적에 충실한 기업'. 위대한 기업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업자는 목적이 뚜렷해야 뒤 돌아보지 않고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라도 도전할 수 있으며, 기업은 목적에 충실해야 사람들이 사명감, 안정감을 갖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청년 기업가로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과 방향을 얻을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